불신 폭발, 정부가 만들었다

고위직 실언·지도 누락·총무원장 홀대… 심재훈l승인2008.08.1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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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조계종 종교편향센터가 파악한 25건의 사례에 따르면, 현 정권의 ‘종교 편들기’가 어느 정도 심각한 수준인지 한눈에 들어온다.

정부출범 이전 인수위 시절부터 불교계는 우려를 나타냈다. 고위직 인사에서 불교계 비율은 장관(7.7%), 수석(12.5%), 비서관(4.8%)으로 역대 정권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반면 기독교인 가운데서도 ‘배타적인’ 이들을 줄줄이 기용했다. 한 언론의 기고에서 ‘양극화는 신앙심 부족 탓’이라고 설파한 김성이 씨의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내정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달 4일 불교계는 700여명의 스님이 모인 촛불법회를 진행했다. 박병윤 기자 bypark@ingopress.com

출범 이후 종교편향은 더 심각하다는 게 불교계의 지적이다. 지난 3월 포항시 예산 1%를 ‘성시화 운동’에 사용하려다 교계에 반발을 야기했던 정장식 전 포항시장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에 임명했고, ‘뉴라이트’의 대부 김진홍 목사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예배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4월에는 청와대가 전에 없었던 정무직 공무원에 대한 종교조사를 실시해 물의를 일으켰다. 또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학교자율화 추진계획에는 종교사학의 학내선교가 사실상 용인돼 종교자유 침해 우려가 커졌다.

5월에는 주대준 청와대 경호처 차장이 ‘모든 정부부처의 복음화가 나의 꿈’이라는 종교근본주의적 발언을 했고, 조찬기도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 대통령이 부처님오신날엔 주요사찰인 봉은사에 대리 시주를 해서 반발이 있었다. 청와대가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을 보내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정부의 편애가 도를 넘었다는 불교계의 비판을 받은 것은 6월 이후다. 지난 6월 국토해양부가 ‘알고가’ 교통정보에 교회, 성당만 표시한 채 사찰은 전부 누락하면서 그동안 불교계가 느낀 불안감은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지리정보서비스 학교현황 서비스에서도 조계사는 물론 봉은사 등 주요 사찰들의 정보가 누락됐지만 일반 교회의 위치 등은 상세히 표시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여기다 지난달 29일 경찰이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의 차량을 검문검색 한 사건은 불교계의 정부에 대한 불신이 직접행동으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됐다.

불교계는 ‘수장의 의전수칙을 무시한 망동’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상징적인 종교편향 사건으로 받아들였다. 이 사건 이후 정부에 대한 불교계의 불신은 돌아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부는 불교계가 요구한 최고책임자 어청수 경찰청장 해임 요구를 무시했다.
심재훈 기자

심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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