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원한다면 훈련 중단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21.02.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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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 한국 시민사회단체는 23일 오전 주한 미국대사관 앞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이러한 입장을 한·미 정부에 전달했다.

▲ 23일 오전 11시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한미 정부가 예정대로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에 우려를 표하며, 남북, 북미 간 대화가 사실상 중단된 지금, 한미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불씨를 되살릴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신뢰 회복과 대화 재개를 위한 실질적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상호 간에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단계적 군축을 실현하기로 한 남북 합의에 반하는 일이며, 나아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등을 포함한 공격적인 한미 작전이 변경되었는지 확인된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유사시 북한 지도부 제거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임무여단 능력보강’ 사업 예산은 매년 증가해왔으며, 대대급 이하 소규모 훈련은 문재인 정부 들어 2배 이상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참가자들은 “그동안 한국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해 연합군사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정작 미국 정부는 이번 훈련에서 전작권 환수를 위한 2단계 검증인 미래연합사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가 주권 국가로서 당연한 권리인 전작권 행사를 ‘조건’ 충족의 문제로 전락시켰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문재인 정부가 조건과 검증을 이유로 전작권 환수를 한미연합군사훈련과 연계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지금 필요한 것은 현상 타파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라고 강조하고 “남, 북, 미 모두 서로를 위협하는 군사행동과 군비 증강을 멈추고 어렵게 맺은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2018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결정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동했던 사실을 상기하며, 한미 정부가 다시 한번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결정하고 이를 통해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의 전기를 마련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23일 오전 11시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기자회견문]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으로 평화의 봄을 열자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미 양국 정부는 오는 3월 둘째 주부터 약 9일간 연합군사훈련을 지휘소연습(CPX) 방식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구체적인 일정과 훈련 수준, 규모 등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과 북미간 대화가 사실상 중단된 지금, 과연 한미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불씨를 되살릴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군사훈련이 아니라 신뢰 회복과 대화 재개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다. 한미 정부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상호 간에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단계적 군축을 실현해나가기로 한 남북 합의에 반한다. 정부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등을 포함한 공격적인 한미 작전 계획이 변경되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일례로 유사시 북한 지도부 제거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임무여단 능력보강’ 사업 예산은 매년 증가해왔다. 대대급 이하 소규모 훈련은 문재인 정부 들어 2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해 연합군사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미국 정부는 이번 훈련에서 전작권 환수를 위한 2단계 검증인 미래연합사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권 국가로서 당연한 권리인 전작권 행사를 ‘조건’ 충족의 문제로 전락시켜버린 정부의 자승자박이 아닐 수 없다.

세계 10위의 군사비 지출국이 정작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전작권은 언제든지 환수되어야 하며, 그 어떤 조건도 환수 연기의 이유가 될 수 없다. 한미가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오히려 전작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하는 구실로 작동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조건과 검증을 이유로 전작권 환수를 한미연합군사훈련과 연계하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현상을 타파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이다. 남, 북, 미 모두 서로를 위협하는 군사행동과 군비 증강을 멈추고, 어렵게 맺은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2018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결정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동했던 사실을 기억한다.

30년 전 팀 스피리트 연합군사훈련 중단 결정도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과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합의를 이끌어냈다. 한미 정부는 다시 한 번 연합군사훈련 중단 결정을 통해 신뢰 구축과 대화 재개의 전기를 마련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그 어느 해보다도 간절하게 ‘한반도 평화의 봄’을 기대한다.

2021년 2월 23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강정평화네트워크, 개척자들, 금정굴인권평화재단, 녹색당,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독도사랑협의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사단법인 녹색교통운동, 사단법인 평화삼천, (사)평화통일시민연대, 시민평화포럼,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우리다함께시민연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팍스크리스티 코리아, 평택평화센터, 평화네트워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어머니회, 평화바람, 평화통일시민연대, 피스모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총 27개 시민사회단체)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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