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1일 내놓은 이른바 ‘8·21 부동산대책’은 한마디로 ‘졸속 대책’이라는 시각이다. 재건축을 풀어 공급만 확대하고 신도시 건설도 원칙없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침체된 건설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공급부터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분양권 전매제한을 푼다면서 신도시를 추가로 지정하는 등 무원칙 대책일 뿐이다. 집값이 점차 안정되고 있는 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 이명박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정책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여타 다를 나라와 달리 부동산 값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집값안정에서 부동산경기부양정책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와 이것으로 투기 심리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다시 고질적인 부동산투기가 벌어지고 나아가 집값상승으로 이어지면 서민들의 고통은 물론 내집마련의 꿈은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전국 시민사회단체는 이를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전매제한을 풀고, 대출규제를 푸는 것은 은행에서 대출받은 투기자금으로 현재의 거품투성이 분양가, 부동산가격을 떠받치겠다는 투기조장 정책이라는 게 큰 걱정이다. 분양받은 주택을 자신이 살지도 않으면서 바로 프리미엄을 얹어 전매하는 행위는 전형적인 투기행위로 집값상승의 주범이었기에 역대정부에서 지켜온 가장 기본적인 투기억제정책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거품투성이 고분양가, 고부동산가격을 하향안정화해 부동산거래를 바로 잡겠다는 것이 아니라 투기자금 동원과 투기적 거래를 방치해서 현재의 거품가격을 그대로 떠받치는 정책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다.

이와함께 무분별한 재건축·재개발규제 완화, 신도시개발 등 각종 개발촉진정책은 투기와 집값의 기폭제가 되고 국토의 난개발을 부추기는 정책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 이날 오산 세교지구와 검단 2신도시를 추가로 지정했다. 검단지구에서 새로 지정된 곳은 인천시 서구 690만㎡로 2006년 11월에 지정된 1120만㎡와 통합해 개발한다는 것이다. 또오산 세교신도시는 현재 주택공사 사업지구인 세교2지구와 합쳐 건설된다. 새로 지정된 지역은 오산시 금암동, 서동 일대 520만㎡로 세교 2지구(280만㎡)와 합치면 800만㎡로 주택은 3만7천 가구, 인구는 10만4천명이 된다.

이러한 신도시개발은 집값안정의 미봉책일 뿐이다. 분양권 전매제한을 없애 미분양을 해소하고 매매거래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분양실적이 저조한 수도권에 추가로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일관성이 없다. 신도시 개발을 갑자기 발표하면서 과거 정부의 전철을 또 다시 밟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계획과 도시개발은 신도시개발이 아닌 다음세대를 위해 거시적 맥락에서 관리되어야 한다.

아울러 무분별한 부동산세제 완화는 자산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 뻔하고 복지재정을 위축시키는 부자들을 위한 감세정책일 뿐이다. 정부는 부동산규제 완화보다는 서민들의 내집마련과 주거복지에 부동산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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