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참위 방해하는 환경부 규탄

피해단체 “정부와 국회는 해결하라” 양병철 기자l승인2021.03.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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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3. 19. 기준  접수 피해자  연 7,372 명ㆍ이 중 사망자 1,647 명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신청ㆍ접수 현황, 가습기살균제 피해지원 종합포털 기준)

가습기살균제 가해기업들에 대한 형사처벌과 옥시RB코리아 비롯한 가해기업들의 책임 촉구, 환경부 규탄 및 정부·국회의 해결 촉구 7개 피해자단체 기자회견

“가습기살균제 살인기업들 형사처벌하라”

환경부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를 무력화시키려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 개정에 앞장서더니 개정된 법을 핑계로 사참위의 팔까지 꺾으려 들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국회의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 개악 과정에 사참위 활동 연장에 반대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환경부가 사참위의 존재 이유이자 핵심 업무인 가습기살균제 참사 원인 규명 업무를 중단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 환경부 규탄 및 정부·국회의 해결 촉구 7개 피해자단체 기자회견 (사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사참위가 지난달 25일까지 입법예고했던 이 법 시행령안에 대해 환경부가 '사참위가 원인 규명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으므로 피해자 구제 및 제도 개선에 대한 진상규명조사도 수행할 수 없다', '피해자 구제 및 제도개선과 관련해 필요한 자료는 협조 차원에서만 제공한다'는 의견을 제출했고, 심사를 맡은 법제처도 이를 받아들이고 말았다.

피해자들의 요구로 구성된 독립적 조사기구인 사참위의 업무를 놓고 환경부 등 정부 부처들 사이에서 '조사'니 '부처간 협조'니 마치 흥정하듯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환경부가 감히 피해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규정한다. 이들은 "환경부는 사참위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참위의 업무와 위원들의 지위는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에 따라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들과 국민의 대표인 국회 외에는 사참위 업무와 활동에 관여할 법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사참위가 환경부의 산하 기관인가? 환경부는 역대 정부들의 책임 등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 대상이자 사참위 업무를 지원해야 할 주무 부처다.

또한 환경부는 피해자 지원대책과 재해재난의 예방과 대응방안 마련 등 안전한 사회 건설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 마련에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할 참사의 해결 주체 중 하나다.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 제정 및 사참위 구성 취지를 왜곡하며 월권을 행사하고 있는 건 환경부다.

피해자들은 한정애 환경부 장관에 면담을 공식 요구했다. 환경부 장관은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 임직원들에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보고도 참사 원인이 모두 밝혀졌다고 자신하는가?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구제와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져 다 끝났는가? 환경부 장관이 국회에 제출한 입장과 같이 사참위가 해야 할 일이 더는 없다고 자신한다면, 피해자들 앞에서 직접 설명하라는 것이다.

참사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대통령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들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경제 부처들은 경제단체들을 앞세운 가해기업들의 규제 무력화 시도에 소비자들과 노동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데 꼭 필요한 화학물질 안전 규제들을 유예하는 등 관련 법제들을 후퇴시켜 왔다.

이를 견제해야 할 21대 국회도 견제는커녕 참사 해결을 위한 적극적 활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인 21대 국회는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모두 해결됐다고 여기는가? 피해자들은 "피해자들에 대해 정부와 국회는 무한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참사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 환경부 규탄 및 정부·국회의 해결 촉구 7개 피해자단체 기자회견 (사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지난 1월 12일 사법부는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애경산업, 이마트 등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들 임직원 13명의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에 대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내 몸이 증거' 라고 울부짖어 온 피해자들 앞에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는 상식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은 최악의 판결을 내놓은 것이다.

가해기업 임직원들에 대한 형사 처벌은 진상 규명의 핵심 사항이자 실질적 피해 구제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반드시 달라야 한다. 가해기업 임직원들에 대한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 우리 피해자들은 특단의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옥시싹싹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해 본인과 가족들이 피해를 입은 박수진씨는 이곳 여의도 옥시(RB코리아) 한국 본사 앞에서 1년이 넘도록 매주 1인 시위를 펼치며 책임지고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옥시(RB코리아)는 묵묵부답이다. 소비자인 우리 시민들의 관심이 조금이라도 식으면, 가해기업들은 피해자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대참사 10년째다. 그러나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는 이 나라에서 우리 피해자들은 '내가 만약 이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 국민이었다면…' 이라 절규하고 있다.

우리 피해자들은 정부와 국회, 사법부에 거듭 촉구한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를 증명하라.

참여단체 :

가습기살균제4차판정정보공유모임, 가습기살균제피해자통합모임, 가습기살균제참사장애인연합, 전북가습기피해자연합, 천·인·모, 한국가습기살균제참사협의회, SK케미칼·애경가습기살균제단독사용피해자모임,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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