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대표제 개선하라"

시민단체, 탄력근로 등 유연근무제 악용 방지 위해 개선 촉구 노상엽 기자l승인2021.04.05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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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6일부터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 등 유연근무제가 확대 시행된다. 정부는 유연근무제를 확대하는 대신 노동자의 과로와 임금저하를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하면 해당 방안은 쉽게 무력화된다.

▲ 5일 국회 앞, 탄력근로제 등 유연근무제 악용 방지를 위한 근로자대표제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현행 근로자대표제도는 근로자대표 선출 방법이나 임기 등의 규정이 없어 문제가 많은 제도이다. 사용자가 입맛에 맞는 사람을 근로자대표를 선정해서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다. 근로자대표 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과반수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서 유연근무제가 쉽게 도입되고, 노동자의 노동조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유연근무제가 무분별하게 도입되는 상황을 마주하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근로자대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이에 국회가 근로자대표제도 개선을 위한 보완입법을 즉각 추진하고, 정부가 유연근무제 악용을 방지하기 위한 추가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기자회견문>

탄력근로 등 유연근무제 악용 방지 위해 근로자대표제도 개선하라!

내일(4월 6일)부터 유연근무제가 확대 시행된다. 주 64시간 장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은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되고, 정산기간의 평균 연장근로시간이 1주 12시간을 넘지 않으면 무제한 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은 현행 1개월에서 3개월까지로 확대된다. 그동안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주 52시간 상한제를 무력화하여 노동자의 과로와 임금하락을 야기하는 유연근무제 확대를 강하게 반대해왔다.

유연근무제를 확대하는 것 자체도 문제이지만, 정부가 노동자의 과로와 임금저하를 막기 위해 마련한 방안도 문제가 있다. 정부는 유연근무제를 확대하는 대신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휴식시간을 의무화하고, △사용자가 임금보전 방안을 마련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며, 미신고 시 사용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하지만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를 통해 해당 조항을 무력화할 수 있는 독소조항도 포함되었다.

현행 법에는 근로자대표의 선출 방법, 지위와 권한, 임기 등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과반수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입맛에 맞는 사람을 근로자대표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는 근로자대표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과반수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서 탄력근로제 등 유연근무제가 쉽게 도입될 수 있고, 노동자의 과로와 임금저하 방지 조항도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근로자대표는 유연근무제뿐만 아니라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서 해고·노동시간·휴게시간 등 노동관계법 7개 법률의 36개 조항에 대해 사용자와 합의하는 권한을 가진다. 이렇듯 근로자대표제도는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그동안 현장에서는 사용자가 주먹구구식으로 근로자대표를 선정하여 악용해왔고, 노동조합 활동을 제약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문제들을 방지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는 근로자 대표제도 기능 강화를 국정과제로 정하였고,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근로자대표 선출 절차와 방법·임기를 정하는 ‘근로자대표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문’을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의 근로자대표제 개선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현재 국회 환노위 소위원회에 근로자대표제 개선 법안이 회부되어 있지만, 해당 법안은 노사정 합의문과는 달리 근로자대표 선출 과정과 근로자대표의 활동에 대한 사용자의 개입·방해를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다. 유연근무제 확대 시행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3월 임시국회에서 여야는 법안 심의 일정조차 잡지 않았다.

근로자대표제도 개선 논의를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 우리 노동시민사회단체는 국회와 정부에 요구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근로자대표 선출 절차와 방법·임기 등을 구체화하고, 사용자의 지배개입을 금지하는 등 근로자대표제도의 민주적 정당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개정 논의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근로자대표제도가 개선되기 전까지 발생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 악용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과반수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서 유연근무제가 무분별하게 도입되는 상황을 마주하기 전에, 하루빨리 근로자대표 제도를 개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1년 4월 5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알바노조, 전국여성노동조합, 참여연대, 청년유니온,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

노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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