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최근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서초 원베일리 아파트와 둔촌 주공아파트의 분양가 분석 결과, "택지비와 건축비 거품을 빼면 집값을 최대 3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21일 주장했다.

▲ 참여연대에서 서초 원베일리, 둔촌 주공아파트 분양가 분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참여연대는 "분양가상한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택지비는 재건축 사업이 시작되는 시행인가 고시일 기준으로 산정하고, 실제 공사비에 비해 과도하게 부풀려진 기본형건축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분양가가 낮아질 경우 일부 수분양자들에게 '로또 주택'이 될 수 있는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전매 제한 기간 확대 등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분양가상한제 택지비·건축비 거품빼면 집값 최대 30% 낮아져

참여연대 실행위원인 박현근 변호사는 분양가상한제 사례 분석의 취지에 대해 "고분양가가 주변 집값을 견인하여 주택 시장 전반에 미치는 가격 상승의 영향을 차단하고 낮은 분양가로 주택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었는데 서초 원베일리의 고분양가 책정으로 분양가상한제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면서 "1만2천여 가구가 입주하는 대규모 재건축 단지인 둔촌 주공아파트를 비롯한 인근 재건축 단지의 주택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이번 분석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고분양가의 가장 큰 원인은 택지비 산정 시점에 있다고 설명하며, 재건축 사업이 확정되고 입주자 모집까지 최소 2~3년이 소요되는데, 분양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택지비 감정평가는 상당히 나중에 이루어지면서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격상승분이 택지비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특히 "재건축 사업 인가를 통해 발생하는 토지 가격 상승분은 개발이익으로 보고 공공이 환수하는 것이 정당하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사회적 환수 대상인 개발이익이 사업시행자에게 독점적으로 귀속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 1월,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도 분양가상한제가 토지감정가로 이뤄지다보니 땅값 급등으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어 가격을 낮추려는 당초 취지가 훼손되었음을 시인했다"고 덧붙였다. 또 "기본형건축비가 모두 최신, 최고급 자재들을 사용할 것을 전제로 한 가상의 건축비를 기준으로 하다보니 실제 공사비와 차이가 있어 건축비에 상당한 거품이 포함되어있다"고 지적했다.

서초 원베일리 최대 5억3,823만원, 둔촌주공 최대 1억1,220만원 감소

임재만 교수는 서초 래미안 원베일리의 택지비를 사업시행인가 고시일로 정하고 건축비는 SH공사 실건축비를 적용할 경우, 가구당 분양가격이 최대 5억3,823만원 낮아지며, 일반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24평형은 가구당 최대 4억3,058만원 더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임 교수는 "둔촌주공 아파트의 경우 최근 공시지가 상승으로 작년 6월 HUG에서 제시한 평당 2,970만원을 훨씬 넘는 평당 3,700만원 선에서 분양가가 산정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 택지비를 사업시행인가 고시일(‘19. 5. 15.) 기준으로 하고, 건축비는 SH공사 실건축비를 적용하면 분양가는 평당 2,640만원으로 추정되며, HUG 분양가인 평당 2,970만원과 언론이 예상한 3,700만원보다 더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재만 교수는 "둔촌 주공, 세대당 공급 면적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HUG 분양가 대비 최대 1억1,220만원, 언론 예측 분양가 대비 최대 3억6,040만원까지 분양가격이 낮아지며, 일반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25평형은 가구당 최대 2억6,500만원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표1> 서초 원베일리 가구별 24평형 분양심의와 거품제거 분양가 추정액 비교

▲ (자료=참여연대)

<도표 2> 둔촌주공 가구별 25평형 HUG분양가와 거품제거 분양가 추정액 비교

▲ (자료=참여연대)

택지비는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일로, 건축비는 실건축비로 조정 필요

주변 집값안정, 실수요자 내집마련, 분양가상한제 취지 되살려야

참여연대 정책위원인 김남근 변호사는 "서초 원베일리와 둔촌 주공 사례 분석 결과를 통해 택지비와 건축비 산정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면서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택지비 산정의 기준 시점은 재건축 사업이 확정되는 사업시행인가 시점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재건축 사업으로 발생하는 개발 이익의 사회적 환수의 정당성, 분양가 상한제의 도입 취지 등을 감안해 택지비 산정 규정을 조속히 개선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둘째, "실제 공사비에 비해 과도하게 부풀려진 건축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최신, 최고급 자재들을 모두 사용한 것을 전제한 기본형건축비가 실건축비와 괴리가 있어 현재 기본형건축비 방식을 폐지하고 실건축비에 가산비를 더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 "'로또분양'으로 인한 청약과열 현상과 투기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전매 제한 기간을 최대 20년까지 늘리고, 전매 제한 기간에 매도할 경우 공공에 환매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김 변호사는 "분양가상한제 도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택지비 산정 기준을 정책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며, 택지비 산정을 사업시행인가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