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비 상한제를 찬성하며

[시민운동 2.0] 김문재l승인2008.09.0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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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행정안전부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방의회 의원들의 의정비 기준액(의정비 상한제)을 제시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였다. 지방자치법을 개정하여 전국 모든 자치 시군구 의회에 대한 기준액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서울시 의회를 비롯한 지방의회에서는 강력 반발 하며 성명 발표 및 행안부에 대한 항의서한 전달 등의 방법을 동원해 법 개정을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

참으로 후안무치하다. 작년 10월말, 전국 대부분의 지방의회에서는 전년도에 비해 큰 폭의 의정비를 인상하여 국민들로부터 수많은 질타를 받았다. 심지어 150%가 넘게 인상을 한 지방의회도 있었다. 의정비를 인상시키기 위한 불법, 편법도 동원되었다.

당시 행자부의 지침은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의회 5인 추천, 집행부 5인 추천) 심의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할 것을 권고사항으로 지시하였으나 별무소용이었다. 지방자치단체 부단체장급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그들의 억지 논리 앞에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반발 역시 별무소용이 되었다. 의정비를 책정할 때 지역주민의 소득수준, 물가인상률, 공무원임금 인상률을 반영하라는 행자부의 지침은 의정비를 올리고야 말겠다는 지방의원들의 의지 앞에서는 아무런 기준이 되지 못하였었다.

행정자치부의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우습게 본 것은 물론이고 권고조치 또한 편법내지 불법으로 무력화 시켰다. 여론조사의 결과를 조작하거나, 명의 도용 등은 다수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자행되었고, 의정비 심의위원회는 거수기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심지어 전직 지방의원이 심의위원으로 들어가 활동을 하였던 것이다. 어제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듯이 양천구의회의 경우 의정비심의위원회를 편법으로 구성하여 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하였다.

100%를 넘나드는 의정비 인상률에 반대하여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해당 지방의회에 항의시위와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지만 그 결과를 뒤집지는 못하였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서울시에 주민감사를 청구하였고 다수의 구의회에서 심의 과정에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 받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에서 법 개정을 통한 의정비 기준액을 입법예고 한 것이다.

지방의회가 부활한 1991년도에는 의원들이 무보수 명예직이었다. 그러던 것이 의원들의 요구로 2006년도에 유급화되었다. 물론 유능한 지방자치 인력을 수급한다는 취지와 의원들의 최소한의 활동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구의원들의 의정비를 그들이 스스로 결정하다시피하는 현재의 제도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한 지방의회 의원들의 의정 활동을 평가해 보면 유급제를 통해 전문성을 높여 양질의 의정활동 보장이라는 유급화의 취지와는 동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경우 작년 한 해 동안 한건의 조례도 발의하지 않은 의원이 있었다는 사실이 서울시에만 국한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자치구의 경우 주민생활과 관련된 조례 제정건수를 의원별로 환산하면 연간 1건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천여만원 넘는 의정비를 책정한 것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은 무시한 채 행정안전부에서 의정비 상한제를 도입한다고 반발하는 것은 후안무치의 극치이다.

또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는 벌어진 돈봉투사건과 성접대 사건은 지방의회가 ‘더 이상 자정능력을 상실한 집단으로 타락했다’는 세간의 평가가 결코 냉혹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방자치제도가 30여년의 단절을 딛고 부활한지 18년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지방자치 제도가 안착화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지방의회에 많은 책임이 있다.

무보수명예직에서 유급제로 전환되었다면 그에 걸맞는 자기 역할을 수행해야 하나, 온갖 이권과 권력을 향한 암투만 있고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없어보인다.

지방의원들은 주민의 공복이 되겠다는 선거시기의 마음으로 돌아가 더 이상 잿밥에 관심을 두지 말고 주민의 충실히 떠받드는 존재로 다시금 거듭나야 한다. 그렇게 되었을 때 그에 걸맞는 의정비 책정을 주민들의 자발적 논의에 기초해서 논할 수 있을 것이다.


김문재 용산연대 용문효창원효지부장

김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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