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뉴라이트전국연합 회원 2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대선 당시 지원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시하고 앞으로도 계속 도와달라는 뜻을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은 경제살리기와 국민화합을 강조하면서 우리가 나아갈 길이 멀고, 고쳐야 할 것과 할 일이 많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우리 민족은 위대하기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면 반드시 선진일류국가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태산같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절망스럽지만 과거에는 20년 걸려서 고치던 것을 1~2년만에 고치는 시대에 살고 있는 만큼 지혜를 모으면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왈가불가 하고 싶지 않다. 문제는 그 만남의 성격과 어떤 지향점을 지니고 만나냐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뉴리이트전국연합 회원들과의 만남은 심각히 우려된다. 이 대통령이 이젠 시민사회까지 편가르기에 나섰다는 목소리에는 과연 국민통합을 말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한나라당 사람들도 아닌 단체 회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서까지 저녁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참으로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더욱이 뉴라이트 실체에 접근해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는 도를 넘어선 것이 분명하다. 뉴라이트는 세력은 일단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부정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뉴라이트세력들이 펴낸 ‘근현대사 대안 교과서’는 현행헌법의 정신을 부정하는 매우 반민족적 반민주적 역사관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이 ‘대안교과서’는 일제의 과거사를 왜곡함으로써 전국민의 극렬한 항의운동을 불러일으켰던 일본 극우신문인 산케이신문 계열의 후소샤의 일본역사교과서와 비슷한 역사관을 담고 있다. 특히 한국이 오늘날 잘 살게 된 것은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로 근대화가 이룩되었기 때문이라는 식의 반민족적 ‘식민지근대화론’을 담고 있다.

그래서 이들에 대한 이 대통령이 시각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위헌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준법을 외치고 국민통합을 노래하는 이 대통령이 선택하는 소통의 방법이 이것밖에 없는가하는 아쉬움이다. 게다가 단체라면 단체라고 할 수 있는 뉴라이트 조직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내식구 감싸기’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종교편향 정책과 촛불 달래기에 나서지는 않고 공안정국만 조성하면서 시민사회마저 양분하려는 후진 정치의 다름 아니다. 이 대통령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대안을 내놓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시민사회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몰입정치’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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