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은↓ 지출은↑ “투명한 예산편성 감시를”

전국 사립대들이 수입은 축소편성하고 지출은 부풀리는 식으로 지난 2006년 한 해에만 1조2천156억원의 차익을 남겼다는 분석자료가 나왔다.

전국 550여개 시민사회, 학생, 학부모단체들이 참여하는 ‘등록금대책을위한시민사회단체전국네트워크’(등록금넷)는 지난 4일 이같은 내용의 전국 사립대 예결산자료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은 차익은 2006년 등록금 수입 증가액 7427억원의 1.5배가 넘는 금액으로, 이를 바탕으로 한다면 등록금 수입은 21.8%까지 감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등록금넷은 또 사립대 예산편성의 문제점으로 △예산이 결산보다 약 1천600여억원 이상 부풀려져 있고 △결산도 물가인상률의 3배 이상 지출하며 △법인전입금을 약 2천400억원을 미이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등록금넷은 “이같은 분석에 의하면 기존에 대학들이 예산이 없다며 등록금에만 의존하고 물가인상률의 3~5배 이상을 올려온 주장이 거짓이었고, 등록금은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따라서 사립대학은 기존의 수준에서 등록금을 최소 15%이상 줄이는 한편 대학 적립금의 한도와 용도를 투명하게 밝히고 법적으로 이것을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등록금넷의 이같은 조사결과는 차익 규모나 축적 과정 등에서 충격적인 내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생 우선 해결과제 1, 2순위를 다투는 대학등록금과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등록금넷은 “사립대학의 등록금이 부풀려져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등록금넷은 그동안 △등록금액 상한제와 소득연계형 후불제 도입 △사립대학의 적립금 적립을 제한할 수 있고 사용용도를 제한 △ 학자금 대출이자 대폭인하 등을 위한 구체적인 입법과 제도마련을 지목해 왔다.

향후 활동 계획으로 등록금넷은 추석 이후 ‘등록금의 실체’를 알리기 위한 전국 대학순회 기자회견을 벌일 예정이다. 또 이달 말에는 각 정당 의원 초청 등록금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부풀려도 너무 부풀렸다”
누적적립금 4조8천억원… “엄살도 너무 심했다”
‘대학 등록금 뻥튀기’ 얼마나·어떻게 이뤄졌나

전국 55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체인 ‘등록금넷’이 한국대학교육연구소와 함께 분석, 발표한 지난 4일의 전국 사립대 예결산자료는 ‘등록금 뻥튀기’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등록금넷이 지난 4일 전국 사립대학의 예결산 자료를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등록금 뻥튀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예산 부풀리기·수입 축소=지난 2006년 사립대들의 예결산을 분석한 결과, 1조2천156억원의 차액이 발생했다고 등록금넷은 주장했다. 수입 축소 편성 금액 5천10억원, 지출 뻥튀기 편성 금액이 7천146억원으로 분석됐다는 설명이다.

등록금넷은 “이같은 차익규모는 2006년 등록금수입 증가액 7천427억 원의 1.5배가 넘는 금액으로 등록금 인상이 없이도 대학운영은 물론 인하도 가능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 “결국 사립대학 예산이 얼마나 비합리적, 비과학적으로 편성되고 있는지 반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예산편성 결과는 대학 적립금의 확대로 이어졌다. 2006년 현재 사립 4년제 대학 누적 적립금은 4조8천782억원으로 등록금넷은 분석했다. 거의 매년 4천억원씩 증가한 몫이다. 이는 2006년 예산 등록금수입 기준으로 약 70% 학생이 등록금을 면제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다.

◇지출 뻥튀기가 더 심해=대체적으로 수입 축소보다 ‘지출 뻥튀기’가 더 심했다는 것이 등록금넷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항목이 관리운영비와 자산적 지출로 전체 기준 2006년 관리 운영비는 예산이 결산보다 1천614억원, 자산적지출은 1천169억원 부풀려졌다.

등록금넷은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 제4조 제3항은 ‘이사장 및 학교의 장은 전년도 추정결산 등의 합리적 자료를 기초로 하여 예산을 편성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며 “사립대가 합리적 자료를 바탕으로 예산을 편성하기보다 관행적으로 주먹구구식 예산 편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물가인상률의 3~4배 이상인 과도한 지출편성도 문제로 지목됐다. 대학들은 매년 등록금 인상의 주요 요인으로 건설비 등을 제시했다. 등록금넷은 “국내 사립대학이 등록금 의존도가 높아 지출증가는 바로 등록금 인상으로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과도한 지출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등록금넷의 추산에 따르면, 2005년 결산 기준 물가인상률 2.2%를 적용할 경우 관리운영비는 591억원, 자산적지출은 897억원, 총 1천487억원의 감축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관리운영비와 자산적지출 이외의 항목 역시 물가인상률보다 높게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지출 예산 부풀리기만 지양해도 등록금 인상을 억제, 인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원확보 책임 미이행=수입예산은 대체로 축소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법인전입금과 특정기금인출수입은 예산보다 결산이 적었다. 다시 말해 예산을 책정한 대로 수입처리 않았다는 게 등록금넷의 분석이다.

법인전입금은 학교법인이 학교운영에 대한 재정적 책임을 지기 위해 대학으로 전입하는 금액으로 대학들은 모두 6천223억 원을 전입하기로 했으나 5천215억 원만 전입했다. 적립금을 인출해 사용하기로 한 특정기금인출예산 역시 1천389억원을 인출하지 않았다.

등록금넷은 “법인전입금 확충은 학교운영자인 학교법인의 기본 의무”이라며 “쌓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학발전을 위해 쓰고, 최소한 편성된 예산만큼은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환 기자

이재환  @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