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의사인력 대폭 확대해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서울경기인천 합동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21.06.0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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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 전면 폐기하라”

권역별 공공의대 신설 촉구

오늘(6월 2일) 정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를 열어 제2차 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안(이하 기본계획안)을 심의한다.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그 어느때 보다도 공공의료 확충의 목소리가 큰데도 불구하고, 지난 4월 26일 정부가 공개한 제2차 ‘기본계획안’은 향후 5년간 공공병원을 겨우 3곳 확충하는데 그치는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는 제2차 공공의료 기본계획을 철회하고 공급자·산업계에 편향되어 있는 보정심에서의 심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시민의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는 내용의 새로운 공공의료 확충계획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 주최로 2일 서울광장 남단(더플라자 호텔 건너편)에서 “공공병원 확충 의지 없는 ‘제2차 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 전면 폐기를 촉구하는 서울경기인천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

지난해 시민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공공병원이 부족한 나머지 병상부족 사태로 입원을 할 수도 없고 특히 의료공백으로 환자들이 심지어 치료도 받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는 상황을 목도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공병원 비중을 1%(공공병원 3개 확충) 늘리는 수준의 2차 기본계획을 내놓았다. 이렇게 해서는 ‘10%도 안 되는 공공병원이 80%의 코로나 환자를 치료했던’ 열악한 한국의 공공의료 현실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 지난해 열악한 공공의료 현실을 마주해야 했던 국민 누구도 이렇게 생색내기 수준의 공공의료 확충 계획에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2차 기본계획에 담긴 의료인력 정책이 문제의 원인은 도외시한 채 이익단체의 이해를 반영하는데 급급하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열악한 간호사 노동조건은 방치한 채 의무복무제도만 도입한다고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우며, 의사인력 확충에 대해서는 의사협회와 상의할 것이 아니라 권역별 공공의대 신설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인력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효과는 입증되지도 않은 의료영리화 정책을 산업계의 이해를 반영해 공공의료계획에 끼워 넣는 행태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2차 기본계획을 심의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에 2차 기본계획안을 심의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민간의료기관 공급자·산업계 중심으로 위원이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취약자와 공익적 목적을 우선으로 하는 공공의료 계획을 논의하기에 적절한 회의체가 아니다.

‘보정심’ 구성 자체가 수요자인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에 한계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정부는 2차 기본계획안을 ‘보정심’에서 논의하는 것을 멈추고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공공병원을 대폭 확충하는 내용의 기본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한편 기자회견 직후에 참가자들은 ‘보정심’이 열리는 회의장에서 심의 중단, 2차 기본계획 폐기 등의 시민사회 요구를 전달하는 피켓팅을 진행했다.

나백주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 정책위원장은 “공공병원은 민간병원이 대신하지 못하는 고유한 기능을 갖고 있다. 정부 행정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위기시에 긴급한 의료대응이 가능한 병원이다. 공공병원이 있는 지자체에서 코로나19 초기 대응과 긴급 확산 등 위기 대응에 차이가 있었던 이유이다. 또 의료취약지에서도, 큰 도시지역에서도 공공병원은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왜 2차 기본계획에도 중앙정부의 공공병원 확충 의지를 담지 않았냐는 질문에 지자체가 공공병원 설립주체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제3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간 연대책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원 당시 보였던 복지부의 무력한 태도 때문에 지자체가 지방의료원 폐원 시 반드시 보건복지부와 협의하도록 법률도 개정한 바 있다. 그러나 지방의료원 설립 및 운영법에 지방의료원이 적자를 내면 안 된다는 독소조항이 살아있는 것이 문제이다. 운영적자를 지자체가 보전하도록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의료 인력도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2차 기본계획 상의 공공의료인력 양성과 처우 개선 내용이 현실화 되려면 국립대병원을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옮겨 통합관리 해야 한다. 국립대병원 공공의료 기능 강화에 대한 정부차원의 규모 있는 연구가 필요하고 지방의료원 및 취약지 공공병원 지원 등을 포함하여 진료 지원과 자문이 가능토록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를 가능하게 하는 중장기 예산을 ‘공공의료기금 형태’로 만들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전문가 및 시민단체가 함께 협력하고 논의해 지역 공공병원을 충실히 확대해 가야 한다. 올해 9월이면 공공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 이 위원회를 제대로 구성해 제2차 기본계획을 체계적으로 검토·심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영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정부의 2차 공공의료 기본계획안은 그간 노동시민단체가 요구했던 내용을 반영하지 못했으며,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대응하기 어려운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노총은 제2차 공공의료 기본계획안의 전면 폐기 및 수정을 요구한다. 코로나19 대응을 통해 공공병원의 설립 요구가 커졌음에도 정부는 진주, 서부산, 대전으로 이미 예타면제가 이뤄진 고작 3곳만 하겠다고 명시해 놨다.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부재하다‘고 말했다.

또한 “노동시민단체가 의료영리화를 부추기는 사업이라며 꾸준히 비판해온 마이헬스웨이 플랫폼을 활용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지난해 7월 28일 경사노위에서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공공병원을 늘리고, 의사 인력확대와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합의했다. 이후 의협의 이기적인 집단 진료 거부 행동으로 이러한 합의들이 좌초되면서 노동시민단체는 함께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운동을 전개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또다시 노동시민단체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더불어 의료영리화 내용을 포함하며 공공의료 역행하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을 규탄한다. 지금 공공병원을 확충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다시 202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의료공공성 확보를 기약없이 미뤄서는 안 된다.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공공병원 확대는 지금 당장 필요하다. 정부에 제2차 공공의료 기본계획안을 공공의료 확충을 충분히 담아내도록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보정심’이 아닌 추후 열릴 공공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기를 요청한다. 한국노총은 이번 ‘보정심’을 통해 제2차 공공의료 기본계획안을 규탄할 예정이다. 논의가 진전되지 않을 경우, 퇴장을 포함한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오늘 복지부가 제출하는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에는 1차 기본계획이 민간의료의 보완 수준이고, 공공병상이 너무 적어 지역간 불균형과 건강격차가 심화되고 있으며, 의료서비스의 공공성 확대(67.4% 찬성), 국가 책임 강화(79.3% 찬성)에 국민 다수가 지지한다는 조사 결과 등 1차 계획에 대한 한계와 평가가 잘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5년 동안 공공병원 3개소 신축 계획을 내놨다. 부족한 의사인력에 대한 충원계획 역시 공공의료 강화와 국민의 여론보다는 관련단체, 즉 국민건강보다 기득권 지키기를 앞세우는 의협과의 협의를 우선해서 추진하겠다고 한다. 보건복지부와 이 정부가 시대의 요구와 국민의 여망을 거스르는 것은 공공의료 영역만이 아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끊임없이 들먹이면서도 의료와 돌봄, 주거와 일자리의 공공성 강화에 역행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정책은 갈팡질팡하면서 집값은 끝없이 올라가고 완전한 투기판으로 전락했으며, 돌봄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서비스원은 누더기가 되었다. 경기회복국면에서 많은 나라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일자리 질 개선에 나서는데 집권여당은 최저임금인상불가를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가 더 강력하게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의료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드시 실현하여 한국사회가 코로나이후 새로운 사회, 국가가 국민의 기본 삶을 책임지는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윤이 아니라 생명과 안전을 열망하는 시민을 믿고 안팎에서 열심히 싸워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공공의료를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모아진 상황에서 정부가 생색내는 수준의 공공의료 기본계획을 내놓은 것도 문제이지만, 이 계획안에 대해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한계가 분명한 위원회에서 심의하고 밀어 부치려는 태도는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이 계획안 심의를 맡기려고 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면면을 살펴보면, 공공의료와는 관련성이 크지 않은 민간병원 이해대변 단체들, 산업계 단체들, 의료 상업화를 전문으로 하는 인사 등이 다수 참여하고 있는 반면, 정작 수요자인 시민 의견을 대변할 위원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에 공공보건의료 관련 주요 시책을 심의하기 위해 전담 위원회 설치법을 만들어 놓고도 굳이 민간 의료기관 공급자와 산업계에 치우친 위원회에서 공공의료 기본계획을 급하게 논의해서 처리하려는 저의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끝으로 “정부가 민주적인 의사수렴 절차를 외면하고 독단, 일방 행정을 할 요량이 아니라면 정부는 ‘보정심’ 심의 계획을 폐기하고, 공공보건의료 정책심의위원회를 제대로 꾸려서 공공의료 계획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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