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자영업자도 국민이다”

코로나19 손실추계자료 공개·홍남기 경제부총리 면담 요청 양병철 기자l승인2021.06.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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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세수에도 헌법상 책무인 손실보상 소급적용 불가 고수 규탄

손실보상 위한 확실한 근거와 분명한 정부 입장 및 정당한 보상 촉구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지난 8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2021년 6월호(4월말 기준)에 따르면 4월까지 걷힌 국세수입이 지난해보다 32.7조원 증가했다. 30조원 이상의 초과 세수로 2차 추경 예상 규모 역시 2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번 추경 검토는 백신공급·접종 등 재난대책, 하반기 내수대책 및 고용대책, 소상공인 등 코로나 위기에 따른 취약 및 피해계층 지원대책 등이 중심이 될 것이며, 채무상환도 일부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 16일 코로나19 손실추계자료 공개·홍남기 경제부총리 면담 요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기재부는 역대급 초과 세수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헌법상 책무라고 할 수 있는 손실보상 소급적용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고수 중이다. 지난 8일 손실보상법안을 논의한 국회 중소벤처기업소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도 정부여당은 법안에 소급적용을 명시하지 않는 대신 피해업종 범위를 넓게 적용해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소급 보상’이 아닌 ‘소급적용에 준하는 소급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코로나19 손실추계자료나 소급 보상이나 소급 지원의 규모를 밝히지 않아, 방역조치로 인한 중소상인, 자영업자의 경제적 손실 규모가 어떻고 이를 어느 정도 보전하겠다는 것인지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는 정부가 손실보상TF를 구성하여 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추계자료를 공개하지 않아서 발생한 혼란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정부의 추가 재정지출은 GDP의 3.4%에 불과하다. 2020년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120조원 증가하고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최근 10년새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하며 200%를 넘겼다. 정부가 경제선진국은 물론 신흥국에 비해서도 턱없이 적은 재정을 쓰며 재정건전성에 집착하는 동안 국민들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코로나19 방역조치에 적극 협조한 자영업자, 중소상인을 위해 손실보상 규정을 마련하고 정당하게 보상하라는 것은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닐 뿐더러, 이를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다. 오히려 정부와 국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해 중소상인, 자영업자 등의 경제적 손실과 고통을 키우고 있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에 손실보상은 정부의 헌법상 책무라는 점을 강조하고, 16일 오후 2시로 예정된 국회 중소벤처기업소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정부가 코로나19 손실추계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과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한 중소상인·자영업자 등의 경제적 손실보상 방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근거 및 확인은 물론 당사자인 자영업자·중소상인 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면담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16일 오전 10시 광화문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개최했다.

▲ (사진=참여연대)

[기자회견문]

손실보상 위한 정부 입장과 근거를 밝혀라

정부와 국회의 책임방기가 중소상인, 자영업자의 고통을 배가시키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래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위축, 사회적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중소상인은 급격한 매출감소와 폐업 등의 위험에 직면했다. 여기에 더해 집합금지 및 영업제한 등 정부의 방역조치로 재산권 등 기본권을 침해당했다. 물론 방역조치는 불가피한 조치이다. 그러나 공동체 모두를 위한 행정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자영업자·중소상인의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게다가 정부는 코로나19 손실추계자료 등 정확한 피해와 보상 규모도 밝히지 않은 채, 손실보상 소급적용 시 환수를 해야 할 수도 있다며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엄포를 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정부를 믿었던 자영업자·중소상인들은 박탈감과 배신감에 더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손실보상 역시 국가의 채무이다

최근 30조원 이상의 역대급 초과 세수가 예상되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사업들을 꼼꼼히 검토하면서 채무상환도 일부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정건전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재정지출을 최소화해 온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이다. 다만, 손실보상 역시 국가의 채무이다. 헌법 제23조 3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시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초과세수가 발생했다면 마땅한 정부의 책임, 즉 자영업자와 중소상인의 손실보상에 먼저 나서야 한다. 게다가 지금의 초과세수는 산업 간, 계층 간 소득 및 자산 격차가 심화되는 이른바 ‘K자 회복’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도 높은 소득을 올리는 개인과 기업들의 부를, 방역조치에 협조하느라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재분배하는 것이 불평등을 최소화하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코로나19로 매출과 직원은 감소하고, 부채와 임대료는 증가하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월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의 ‘코로나 1년 자영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545명의 95.6%(1477명)는 매출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으며 44.6%(689명)는 폐업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이는 고용감소로 이어져 평균 고용인원 역시 4명에서 2.1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 규모는 2019년 154만명에서 2020년 137만명으로 17만명(11%) 줄었는데, 5인 이상 자영업자의 경우 최대 22%까지 감소했다. 실내체육시설비상대책위원회의 최근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988명의 응답자 중 99%가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이 감소했는데, 약 1/3은 최소 40%에서 60%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52.1%는 집합금지기간 동안 4천만원 이상의 부채가 발생했는데 1억원 이상의 부채 발생 비율도 15%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1명은 건물주의 요구로 임대료를 인상해줘야 했으며, 4명 중 1명(26.8%)은 3개월 이상 임대료를 연체하여 건물주가 언제 쫓아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으로 나타났다. 말 그대로 벼랑 끝에 몰려있는 이러한 현실이 자영업자 단체들의 자체적인 조사로 드러났다는 점은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 등의 실태 파악과 개선을 위한 정부 역할이 부재함을 보여준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에 매몰되는 동안, 국민은 빚으로 버티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정부의 추가 재정지출은 GDP의 3.4%로 미국 16.7%, 영국 16.3%, 일본 15.6%, 독일 11.03% 등 경제선진국은 물론 브라질 8.3%, 중국 4.7% 등 신흥국에 비해도 초라한 수준이다. 반면, 2020년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20조 원이 증가했고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를 돌파했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에 집착하는 동안, 국민들은 빚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과연 정부는 코로나19 위기에서 국민을 지켜내기 위한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코로나19 손실추계자료 공개와 당사자 현실 반영한 손실보상 방안을 촉구한다

이제 정부는 확실한 근거를 토대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우리사회의 피해가 얼마인지, 집합금지 및 영업제한으로 인한 자영업자, 중소상인의 손실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드러내고,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또한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중소상인 등 당사자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에 자영업자·중소상인·시민사회단체는 코로나19로 인한 고통과 책임을 공정하게 분담하기 위한 정부의 입장과 그 근거의 공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와의 면담을 촉구한다.

2021년 6월 16일

실내체육시설 비상대책위원회, 코로나19 대응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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