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기한 표시제’ 도입 촉구

시민·환경단체, 2050년 탄소중립 실현 필수 과제 양병철 기자l승인2021.06.1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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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또 계류된다면 과거 회귀 결과 초래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은 2050년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필수과제로 조속한 제도 개선을 촉구합니다.” 시민·환경단체가 16일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2050년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만큼 가시적이고, 확실한 대안을 찾기는 어렵다. 그만큼 소비기한 표시제는 지구온난화 대응에 있어 중요한 제도이다.

한국보건산업 진흥원에서 발표한 유통기한에 따른 식품 폐기 손실 비용을 보면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폐기비용이 5천900억원, 가정 내 폐기 비용이 9천500억원으로 한 해 평균 1조54백억원에 달한다.

과거와 달리 냉장 유통시스템이 발달하면서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낮아졌고, 무엇보다 충분히 섭취가 가능한 제품을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폐기, 반품해서 발생하는 1조5천억에 달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다음은 기자회견에서 이들이 강하게 요구한 사항이다.

▲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은 이제 필수과제

전 세계 어디를 봐도 소비기한 표시제를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 CODEX(국가식품규격위원회)와 유럽, 미국, 호주, 일본, 중국, 필리핀, 케냐 등 사실상 대부분의 나라가 소비기한을 표시한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소비기한이 유통기한보다 식품 안전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뿐더러 음식 낭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학술지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체 온실가스의 1/4은 식품 생산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다. 또한 22개국 70명의 연구진들이 꼽은 기후위기 해결 방안 대책 중 1순위 역시 ‘음식물 쓰레기 감소’이다. 음식 폐기물을 줄이는 실천은 식품의 과잉 생산, 자연의 훼손까지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기한 표시제는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기후대응 방안이기에 머뭇거려서는 안 될 일이다.

▲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 시기는 바로 지금

지난 5월 30일 ‘2021년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이후 소비기한 표시제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뜨거웠다. 코로나와 2020년 유래 없는 재해를 경험한 시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환경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 또한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의 부응하고자 ESG 실천을 기업의 핵심 과제로 고민하고 있다. 소비자는 요구한다. 주권자인 시민의 요구를 받아 국회는 조속히 소비기한 표시제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입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2011년 이후 10년의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냉장 유통 환경, 소비자 식품 안전 인식 수준은 발전해 왔다. 모든 것이 다 갖춰진 완벽한 환경에서 제도가 도입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비기한 표시제는 식품 안전의 한계 시점을 더욱 명확히 알리는 제도이기 때문에 오히려 식품 소비 시점을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유통업계 또한 안전을 위해 더욱 철저한 관리방안을 강구하게 될 것이다.

소비기한 표시제의 단계적 도입을 명분으로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병행 표기하자는 식으로 소비기한 표시제의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 소비자에게 식품 안전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기준을 제시하고 식품 낭비를 줄이기 위해 제시된 소비기한 표시제가 기존 유통기한과 병행표기 될 경우, 소비자의 혼란은 가중되고 식품 폐기를 줄이는데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은 연구 자료와 논문 등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 소비기한 표시제는 만인이 요구하는 제도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을 위한 서명운동에 참여한 소비자의 수는 이미 1700명을 넘었고, 동시에 진행하는 소비기한 표시제 캠페인에 국회의원, 지자체장과 의원, 시민단체장, 유명인 등 400여명이 참여해 소비기한 표시제에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의지를 모으고 있다. 이는 소비기한 표시제의 도입을 촉구하는 시민의 요구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이다.

또한 전국 30여만명의 소비자가 함께하는 아이쿱생협을 비롯해 산업단체, 외식단체, 식품생산자단체, 해외 국가기관 등도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일부 특정 이해관계자의 의견에 동요하기보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소비기한 표시제가 국회에서 또다시 계류된다면 과거로 회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향후 10년 동안 지구와 미래 세대에게 큰 환경 부담을 안기고, 2050년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과제를 실현하는 것도 요원해진다.

(사)소비자기후행동 등 시민·환경단체는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우리의 길은 결코 순탄치 않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과제부터 해결해 나아가야 한다. 더 이상 좌고우면 하지 말고, 본질을 흐리는 협상안에 기대지 말고, 소비기한 표시제 제도 도입을 힘 있게, 조속히 추진하자”고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공감만세,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 자원순환사회연대, 환경운동연합, (사)소비자기후행동 등 환경·시민단체가 참여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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