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와 양도소득세 깎는다고 집값 잡히나"

시민사회, 서민 삶 외면하고 부자감세 추진 집권여당 비판 양병철 기자l승인2021.06.22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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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8일 더불어민주당은 표결을 통해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는 상위 2%를 대상으로 부과하고,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12억원으로 완화하는 정책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 21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후퇴시키는 더불어민주당 규탄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우리나라 자산 격차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조세형평성을 위해 도입된 종합부동산세 대상을 축소하고, 불로소득을 환수하기 위한 양도소득세의 비과세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현재 1주택자의 경우, 실거주 목적 등을 이유로 각종 공제되고 있어 실제 과세되는 세금은 미미한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결정은 불평등 해결은 커녕 투기를 부추기고, 조세 부담의 형평성에 어긋나는 시대착오적이다.

시민사회가 서민의 삶을 외면하고 부자감세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이한솔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는 “코로나 시국까지 겹치며, 불안정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인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날로 심화됐다. 하지만 이들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정책은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특히 20대는 기초법상 주거급여 대상자에서도 제외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지만, 정부와 여당 누구도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노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서민과 주거약자의 주거비 부담 완화에는 눈길도 주지 않던 정치인들이, 종부세 대상자가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의 세금, 즉 주거비 부담만 먼저 챙기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개탄스럽다. 집값은 오를 수 있다. 다만 오른 만큼 책임을 지는 것이 ‘진짜 공정’한 사회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결정은 민주당이 서울, 수도권의 고가아파트 소유자들과 이들을 대변하는 목소리에만 귀 기울인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종합부동산세는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 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상위2%에게만 부과하겠다는 이번 결정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야당 시절에는 줄곧 보유세 강화를 외치다가, 집권 여당이 된 후에는 보유세 강화 추진에 머뭇거리더니,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세금폭탄이라는 거짓 마타도어 굴복하고 종부세에 저항하면 결국 물러선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의 이번 결정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도, 정책의 일관성도 내던져버리고, 조세 부담의 형평성을 훼손하는 퇴행적인 것임.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깎아준다고 집값을 잡을 수도 없고 40%가 넘는 무주택자의 주거권도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말로는 집값 안정시키겠다, 부동산 투기 근절하겠다 하면서 종부세 등을 풀어주는 민주당이 과연 내놓은 투기근절방안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20년 보유세 강화를 추진하면서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과 했던 약속을 이리 쉽게 내팽개치는 민주당을 국민이 신뢰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그것은 대단한 오산”이라고 밝혔다.

이원호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난주 더불어민주당이 종부세와 양도세에 대한 부자감세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개선안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지만, ‘주택시장 안정’도 ‘조세 정의’도 안중에 없음. 엉터리 세금폭탄론에 대한 굴복이고, ‘버티면 이긴다’는 집부자들의 조세저항에 대한 백기 투항”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의 부자감세 결정은 오판에 근거한 중상층 표심 공략이라는 선거 공학으로만 접근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4.7 재보선으로 ‘죽비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 만한 심판을 받았다’고 하더니, 폭등한 집값은 그대로 두고, 고가주택 소유자의 세금을 깎아주겠다고 결정했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집값 폭등으로 고통받는 무주택자들의 절망의 죽비는 외면하고 집부자들에게 반성문을 제출했다. 이제 민주당은 부자감세 정책으로 국민의힘과 일심동체가 되었다. 무주택자들, 집 때문에 시달리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국민의힘과 다를바 없는 민주당에게 표를 줄 이유조차 없다. 민주당이 집부자들의 버티기 조세저항에 굴복한 것은, 무주택자들의 더 큰 저항과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근 민변 민생경제위원장·변호사는 “자산 양극화, 지역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상위 4%의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와 양도소득세의 부과 기준을 완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이번 민주당의 종부세의 부과 기준 완화로 인해 혜택을 입는 금액은 최소 자산 상위 4%에 있는 최소 10만 세대의 종부세 약 600억원, 1세대 평균 60만원 정도”라고 예측했다.

게다가 “종부세는 누진세여서 개정된 내용에 따라서는 실제 혜택은 더욱 넓어지고, 더욱 커질 수 있음. 뭔가 개운하지 않은 결정이다. 자산양극화, 지역양극화가 심각해 못 살겠다는 아우성에 대해 자산 상위 4%에 해당하는 1주택자에 대해서만 종부세와 양도소득세의 세금 혜택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자산양극화와 지역양극화가 극심하면, 자산이 없는 분들에게 낙후된 지역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주는 것이 상식적이고 공정한 일이 아닌가.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자산불평등과 지역불평등이 보이지 않는가”라며 질책했다.

[기자회견문]

더불어민주당의 부자감세 당론 결정 규탄한다

더불어민주당에게 묻는다

고가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가 높아서 지난 보궐선거에서 패배했다고 생각하는가? 진정 훌쩍 올라버린 집값이 세금을 낮춘다고, 그것도 고가의 자산을 소유한 사람들의 세금을 줄인다고 잡힐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어느 누구도 이번 조치가 높아져 버린 집값을 예전으로 돌릴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이러한 조치가 민주당에 대한 들끓는 민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고 착각이다.

종합부동산세는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세금이다. 종합부동산세를 이야기 하면서 1~2%를 운운하는 것은 종합부동산세가 만들어질 때 제시되었던 보유세 실효세율 1%라는 목표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다. 종부세가 만들어졌던 참여정부 시절 당시 정부는 0.11%라는 지독히도 낮은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장기적으로 1%까지 올리겠다고 이야기했었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조차 실효세율 목표를 0.5%로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0.16%에 불과하다. 부동산 보유세는 모두에게 필요하지만 공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형평에 맞게 활용하기 위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그러한 보유세가 지나치게 낮은 상황에서 부동산 투기가 만연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을 더불어민주당이 종부세 대상을 줄여 상위 2%에게만 과세하겠다는 것은 망국의 근원인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혹자는 이런 지적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할지 모른다. 실거주를 위한 1주택자의 종부세는 과다하니 줄여야 하지 않느냐고 말이다. 그런데 현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가 정말 과다할까? 공시가격이 9억 원을 넘어서 처음 종부세를 납부하게 되는 사람이 내게 되는 세금은 4만원 정도이다. 공시가격이 9억원이라면 시세는 약 13억원에 해당한다.

또한 종부세로 100만원을 내려면 시세로 약 16억4천만원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몇 억 씩 올라버린 집값에 이 정도의 세금이 정말 과다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게다가 1주택자의 경우 주택을 소유한 사람의 연령과 보유한 기간에 따라 종부세를 최대 80%까지 깎아주고 있다. 처음 4만원 종부세를 내게 되는 사람이 80%의 감면까지 받게 되면 납부하는 종부세는 8천 원 정도가 되는 셈이다. 결국 1년에 만원도 안 되는 세금이 지나치게 부담이라는 것이다. 다시 더불어민주당에게 묻고 싶다. 이 정도의 세금이 정말 부담이라고 생각하는가?

양도소득세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기 위한 세금이다. 구입한 부동산의 가격이 올랐을 때 이를 팔아서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을 싫어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런데 이러한 불로소득을 얻기 위해 사회 전체가 달려든다면 과연 그 사회는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가까운 LH사태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양도소득세와 같은 세제가 잘 작동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실거주자의 이사 수요 등을 이유로, 현재 9억원 이하의 주택에 대해서 비과세 되고 있다. 바꿔 말하면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매매하는 경우에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이 천만 원이든 8억원이든 한 푼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1주택자가 이사 등을 이유로 집을 옮기게 되는 모든 상황을 불로소득을 노리는 것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것이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는 것에 진정으로 도움이 될까? 게다가 이러한 비과세 혜택은 당국에 신고조차 되지 않기 때문에 누가 얼마나 혜택을 입었는지 통계조차 확인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대상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완화하겠다는 것은 돈이 더 많은 사람에게 대놓고 투기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게다가 우리나라 공동주택의 90% 이상이 9억원이 되지 않는다. 현재 존재하는 양도소득세의 허점을 메우지는 못할 망정 고가주택 소유자의 투기를 부추기면서, 집값 안정을 도모하고 민심에 응답하겠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에 근거한 사고방식인가?

작년 12월에 통계청에서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가 전체 순자산의 43.7%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하위 50%가 보유한 순자산은 전체의 10.1%이다. 전체의 절반이 가지고 있는 자산이 상위 10%가 가지고 있는 자산의 1/4도 되지 않는 것이다. 굳이 이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자산불평등과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음은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하물며 더불어민주당의 강령 전문에도 이러한 문구가 나온다.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불공정한 경제구조가 지속됨에 따라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그런데 지금의 정책들이 정녕 불평등과 양극화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인가?

더불어민주당에게 요구한다. 지금 즉시 자산불평등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 정책 추진을 중단하라.

민주당이 만들고 싶어하는 양극화가 해소되고 삶이 풍요로운 번영된 나라를 위한 정책들에 부자를 돕고 40%가 넘는 무주택자의 삶을 더욱 어렵게 할 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대착오적인 종부세와 양도소득세 완화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

2021년 6월 21일

참여연대⋅나눔과미래⋅민변 민생경제위원회⋅민달팽이유니온⋅전국세입자협회⋅주거권네트워크⋅한국도시연구소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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