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무치한 검·언·정 유착…“남김없이 밝혀라”

참여연대 “‘청탁금지법’ 위반뿐만 아니라 대가성 여부도 수사해야” 양병철 기자l승인2021.07.0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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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수산업자’의 사기행각에 드러난 권력자들의 민낯

“‘가짜’ 수산업자의 사기행각으로 재판 중인 피의자로부터 드러난 검찰, 언론, 정치권의 유착 의혹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유착을 남김없이 밝히고 그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합니다.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의 부패를 고발해야 할 이들이 도리어 아무런 거리낌 없이 금품을 주고받은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참여연대는 8일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와 함께 “후안무치한 검·언·정 유착을 남김없이 밝혀내라. ‘가짜 수산업자’의 사기행각에 드러난 권력자들의 민낯이며, ‘청탁금지법’ 위반뿐만 아니라 대가성 여부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진=박영수 특별검사)

‘수산업자’ 행세를 하며 100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인 김모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방현 부부장검사(사건 당시 부장검사), 배모 포항 남부경찰서장, 이동훈씨와 엄성섭씨 등 조선미디어 관련 두 명의 언론인이 입건된데 이어 박영수 특별검사가 ‘가짜’사업가 김모씨로부터 고급외제차 렌트비를 제공 받았다는 의혹 등과 관련, 어제(7/7) 사표를 제출했다.

박지원 국정원장과 전·현직 국회의원 등 ‘가짜’사업가 김모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이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으며 경찰의 수사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전·현직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 검·경의 고위간부와 언론인 그리고 ‘가짜’사업가가 서로를 소개시켜 주며, 그들만의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청탁금지법’이 직무와 관련되어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금품수수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금품을 주고 받아왔다.

우리 사회의 소위 ‘권력자’들의 민낯이 아닐 수 없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만으로도 충격적이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으로 보인다. 경찰 등의 수사를 통해, 이들의 결탁과 유착을 한 점 남김없이 밝혀내야 한다.

공직자의 금품수수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청탁금지법’은 만연해 있는 선물과 접대문화를 청산하기 위해 오랜 사회적 논의 끝에 도입됐다. 그러나 ‘청탁금지법’은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법이었다. 검사와 경찰, 언론인 등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이들은 우리 사회의 권력을 감시하여 그들의 부패를 드러내고 해결해야 할 위치에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최소한의 직업윤리를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이방현 부부장검사는 검사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신화를 믿었는지 고급시계 등 수천만원대 금품을 거리낌 없이 받고 감사 인사까지 남겼다고 한다. ‘가짜’사업가 김모씨에게 고급벨트 등 금품을 받은 배모 포항 남부경찰서장 또한 수수액만 작을 뿐 도긴개긴이다.

특히 조선미디어의 전·현직 언론인들의 타락한 행태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가짜’사업가 김모씨와 감옥에서 만난 월간조선 출신 언론인 송모씨와 조선일보 논설위원이었던 이동훈씨는 ‘가짜’사업가 김모씨를 정치인과 고위공직자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자임했다. 언론인이 아니라 정치 브로커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TV조선의 앵커 엄성섭씨는 고급중고차 등 고액의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최근까지 방송을 진행했다.

골프채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이동훈씨는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하다가 정치를 하겠다며, 윤석열 캠프의 대변인으로 나섰다가 입건 즈음에 슬그머니 사임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가짜’사업가 김모씨에게 금품을 받아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을 받는 언론인이 세 명이나 더 있다고 한다. 정치와 사회를 감시하는 언론의 역할을 포기한 후안무치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어제(7/7) 사의를 표한 박영수 특별검사는 입건된 이방현 부부장검사가 포항으로 전보를 가자 해당 지역의 사정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받을 인물로 ‘가짜’사업가 김모씨를 소개했다고 해명했다. 검사가 관할 지역의 사정을 확인하는데 그 지역의 사업가의 도움이 왜 필요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스폰서’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렌트비 지급 등에 대한 해명 역시 석연치않아 ‘청탁금지법’ 위반과 관련한 수사를 피할 수 없다. ‘가짜’사업가 김모씨로부터 선물수수를 시인한 박지원 국정원장의 처신 역시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하다. 식사를 했다고 시인한 박지원 국정원장과 홍준표 의원, ‘가짜’사업가 김모씨와 연관되었다고 보도되고 있는 김무성 전 의원, 주호영 의원,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시 북구) 등도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검사와 경찰서장, 언론인과 중앙정치인 간의 결탁과 유착이, ‘가짜’사업가의 사기행각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건을 단순한 사기사건 혹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가볍게 볼 수 없다. ‘가짜’사업가 김모씨가 소개받은 이방현 부부장검사에게 다시 수사대상자를 소개시켜 주었다거나, 배모 포항 남부경찰서장에게 ‘가짜’사업가 김모씨 본인이 고소한 사기사건에 대한 수사를 청탁했다는 등 대가성이 의심되는 일부 정황도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경찰은 뇌물죄 등에 대한 수사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필요하면 공수처가 나서야 한다. 자신의 공적인 지위를 망각하고 ‘가짜’사업가를 매개로 식사하고 금품을 주고받으며, 유착한 이들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수사해 사법적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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