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중요하나 민주노총에 과도한 경찰 수사는 문제

참여연대l승인2021.07.1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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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경찰, 노동자 생존투쟁, 정치적 집회에만 선별적 기준 적용해선 안돼

지난 7월 3일 민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개최한 대규모 집회에 대해 경찰이 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하고 관련자들을 소환, 수사하고 있다. 집회 당일 52명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편성한 서울경찰청은 감염병예방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주최자 등의 출석을 요구하고, 12명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참여자들에 의해 자칫 대규모 감염확산의 위험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민주노총이 집회 장소나 시간에 따라 분산배치를 시도하거나 구호 제창을 하지 않는 등 더 세심한 방역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갑작스럽게 코로나19 감염자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서울시나 경찰이 최근 도심에서 있었던 군중 집회나 특정인의 대선 출마 장소에 몰린 인파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서 유독 노동자대회에 대해서만 고발조치를 하거나, 특별수사본부까지 꾸려 대대적 수사에 나서는 모양새는 아무리봐도 형평성에 맞지 않아 보인다. 특정 대상에게만 철저한 방역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며, 집회시위의 자유가 선별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지금 서울시와 경찰이 보이고 있는 태도는 이중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서 방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자수가 하루 1200명대까지 늘어나면서 국민 불안도 커지고 있고 거리두기 단계도 강화되었다. 서울시는 작년부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 예방법)’ 49조에 근거해서 서울광장 주변과 도심 주요 장소의 집회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위반하면 주최자와 참가자에게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1년 넘게 방역을 이유로 집회시위가 전면 금지되면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나 정부 정책에 비판적 의견을 집단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매우 어려워졌다. 방역조치를 준수하는 선에서 스포츠 관람이나 야외 공연 등도 가능하게 되었던 시기에도 유독 집회만은 원천 봉쇄되었다.

그러다보니 방역을 핑계로 집회를 아예 못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노동자대회의 경우 서울시와 경찰이 민주노총의 집회신고를 일체 금지하고 집회 장소를 봉쇄함에 따라 집회 인원의 분산배치나 방역지침 엄수 확인 등 서로 협의를 통해 집회와 방역을 최대한 조화시키기 위한 시도 자체가 가능하지 않았다.

많은 언론에서 보도하였듯이 지난 6월 28일 윤석열 전검찰총장의 대선출마 기자회견장 일대도 5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어서 혼란을 야기하고 부상자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방역법 위반으로 주최 측을 고발하지 않았고, 경찰도 수사한다는 언급을 한 적도 없다.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현장을 꼬집는 언론 기사도 거의 없었다.

민주노총에 대한 서울시의 고발과 경찰의 수사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이라도 정부와 지자체는 집회 등의 표현의 자유를 무조건 억누르기보다는, 방역과 표현의 자유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정 단체의 집회에 대해서만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수사하는 등 선별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봉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모두에게 중요한 방역조치를 적용함에 있어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면 그것은 수사권 남용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7월 12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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