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상생은 가능

한국적 ‘갑-갑’ 형성 관건 이종욱l승인2008.09.16 17:21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상생경영, ‘기업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안
‘지난 정권 정책’ 이유 ‘방향 선회’는 실책


경실련 (사)경제정의연구소와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은 지난 11일 사학연금회관 2층 세미나실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제6회 CSR포럼을 개최했다. 새 정부의 기업 상생 정책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각계 다양한 인사가 참여해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편집자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사업체 수 및 종사자 수에서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다. 사업체 수 비중 보다 종사자 비중이 높아 고용창출 능력이 높은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산업은 제조업, 금융 및 보험업, 사업서비스업 등이다. 제조업의 중소기업 사업체 60% 이상이 대기업 납품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도 하다.

박병윤 기자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는 지난 11일 사학연금회관 2층 회의실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로 제6회 CSR포럼을 개최했다.

한국적 상생협력은 한국의 사회, 기업(특히 중소기업), 경제, 정치 등이 직면하는 애로요인을 완화하여 한국 산업의 생태계 경쟁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려는 지속적 노력 방향에 대한 철학을 제공하는 것이다. 각계가 직면하는 상황에 따라 상생협력의 특성에 다를 수 있지만, 상생철학은 공유될 수 있다.

상생철학 공유를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상생협력의 생태계 경쟁력강화 방안은 어떤 정권의 업적이 될 수 없고, 어떤 정권이 이 과업을 어느 정도 달성했느냐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상생협력은 이전 정권이 했다고 해서 이번 정권에서는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이러한 국정 통치 철학이 계속되는 한 ‘역사 바로 세우기’는 철학이 없는 공허한 슬로건이 될 것이다.이러한 통치 비전이 적용된 중소기업 정책은 전형적인 공급자 위주이지 수요자 위주도 아니고,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없다.

상생협력은 철학을 바꾸는 것이므로, 상생협력이 세계적 경쟁력으로 나타나는 데는 20~30년이 소요될 수 있지만, 지난 3~4년 동안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상생협력을 열정적으로 추진한 기업도 있고 상생협력 상만 받고 제대로 추진하지 않은 기업도 있을 수 있지만, 설문 조사해 보면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상장된 공기업 및 숨은 공기업의 선도적 역할을 통해 상생협력이 크게 발전해 나가고 있다.

상생협력을 활발하게 추진하는 10개 대기업의 지난 2년간 (2005년 5월~2007년 5월) 주가변화를 살펴보면, 코스피는 2년 전에 비교해서 77.97% 상승했다. 조사대상인 10개 대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104.76%이었다.

개별기업을 살펴보면, 10개 대기업 중 6개 기업은 158% 상승했다. 최근 2년 간 이들 10개 대기업이 속한 산업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평균적으로 약 12% 높았다. 지난 2년간 10개 대기업 시가총액과 코스피와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상관계수가 상당히 높다.

해당 산업군의 호황이 기업의 주가를 견인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해당 산업의 주가에 1달 시차를 주어 상관계수를 조사해본 결과, 상관계수는 소폭 증가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상생협력의 성과도 주가에 중요한 영향요인으로 되어 가고 있다.이를 통해서 상생협력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대기업의 시장성과가 해당 산업군의 성과를 견인했으며, 동일 산업군의 기업보다 증권시장에서의 성과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상생협력은 장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목표다. 과거 3~4년은 상생협력의 지식 및 공감대 확산을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도 공유 지식이 약하여 상생협력에 대한 기대는 크고 필요한 의무에는 관심이 적다.

경쟁과 협력의 조화

경쟁과 협력의 조화라는 수단을 통해 달성되는 상생협력은 18세기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서양의 사회 통합 철학이지만, 경쟁 기반만의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한국경제의 선도그룹들에서는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사회 선도그룹들의 철학을 바꾸기보다 기업의 철학을 바꾸는 것이 더 빠른 변화일 것이다. 상생협력으로 ‘도요다 방식’을 넘어선 한국적이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경영방식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상생경영은 한국의 중소기업이 태생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경영애로요인의 근원적인 해결책이므로, 정부나 정권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기업경쟁력의 무형자본 축적 및 사회자본 축적을 위한 기본 정책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전 정권이 시행해 온 중소기업 정책이라는 이유로 그 정책을 외면하게 되면, 중소기업 애로요인은 해결될 수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중소기업 정책을 제시하려는 시도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외면하는 것으로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정권은 중소기업, 유관기관, 학계 등이 공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애로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대통령 공약에 의해 중소기업 정책의 기조가 바뀔 수 없도록, 국회 차원의 강력한 중소기업위원회가 구성되어 정부를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 상생협력은 정부, 국회 차원의 상생경영에 유리한 환경구축만으로 가속적으로 성공할 수 있고 정부, 국회의 의지가 강하면 추가적인 재원 투자 없이 성공해 나갈 수 있다.

상생경영은 시장경제 논리에 부합하는 시장경제 실패 영역의 보완이다. 상생경영은 사회복지 차원이 아니며, 정부와 국회는 국제 경쟁력 차원과 사회복지 차원을 명확히 구분하는 중소기업 정책 고안해야 한다. 국회에서 최종 목표를 국제경쟁력 함양에 두고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을 제도적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미국은 왜 SBA(미국중소기업청)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 그 성과를 미국 상원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상생경영 지식의 공유를 통해 대기업 및 중소기업 소유자의 철학이 ‘갑-을 관계’에서 경쟁력 있는 더 큰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한국적 ‘갑-갑 관계’로 변해야 한다.

상생경영하의 기업 정신은 호혜성으로 최저경지는 공정거래이고, 최고 경지는 공동개발, 기술공유 등의 공영(co-prosperity)에 두어야 한다. 중소기업인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발전하고 그 중 일부는 중견기업, 대기업으로성장해야 한다. 독일의 보쉬, 일본의 아이싱, 덴소 등이 대표적 사례다.

선진국 ‘업그레이드’ 방안

결론적으로 지난 4년 동안 상생경영 실행을 통해, 상생경영 철학을 공유하면서도 산업별 특성이 반영되는 상생경영의 실행 방법 도출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 정부가 영향을 미치는 공기업이 상생경영 발전 및 전파에 지대한 역할을 해 왔다. 상생경영은 사회분열이나 사회갈등의 조장이 아닌 사회통합의 철학으로 기업내, 기업간을 넘어 정치, 정부, 사회, 경제, 교육 등에서도 실행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상생협력연구회, 가톨릭대학교,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가 협력하여 상생경영AMP를 운영하는 것은 기업 임원들의 철학을 선진국 국민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해 보려는 구체적인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상생경영은 지속경영, 미래 경영 보다 구체적인 철학의 실행을 요구하고 있다.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심각성 인식
“지나친 단가인하 요구는 상장잠식 부메랑”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의 발제에 이어 토론이 진행됐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방향’이란 주제로 토론에 나선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미래지향적 관계정립을 위한 상생협력 방안으로 “글로벌 네트워크화에 대응하여 우주항공산업, 로봇산업 등 신성장동력산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에 의해 미래지향적 선도적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해외 선진국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사례를 성공요인과 실패요인 등을 치밀히 분석하여 한국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모델 정립해야 한다”며 “핵심부품소재의 대중소기업 공동 개발에 대해 국가는 R·D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혁신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데 적극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므로 중소기업도 자기혁신을 위한 기술개발, 품질개선 등을 통해 대기업에게 신뢰를 주고 대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기업 불공정거래 근절이 상생협력의 근본’이라고 지목한 최철국 민주당 의원은 “한 외국계펀드 매니저는 ‘한국자동차업체의 치명적 맹점은 세계적 협력업체가 없다는 데 있다. 현대차 등 한국의 자동차메이커가 세계 10위권 안에 들었으면 한국의 자동차 협력업체도 세계 10위권 안에 든 업체들이 있어야 정상이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대기업의 지나친 납품단가 인하 요구로 중소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투자를 할 수 없었고, 이것이 부메랑이 되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내 장관급 주무부서 신설을”
“중소기업 교섭력 향상 모색 필요”
“품질개선 통한 경쟁력 확보도 필수”


문국현 창조한국당 의원은 “재래시장 개선, 소상공인, 중소기업 지원 등 대기업에 비해 사회적 약자인 2천만 중소기업인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장관급 주무부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 가운데 재래시장지원, 중소기업 근무자 주택공급 등 많은 중소기업 지원제도는 바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직결된 정부정책”이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각 부처의 지원제도는 상호 연계, 조정을 통해 실효성을 높이고 시너지 효과가 창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전무이사는 상생 사례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하며 “모기업과 협력업체간 상생협력을 보는 인식차의 개선을 통한 실질적 협력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가장 큰 목표는 품질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이므로 이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사회양극화가 주요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대중소기업 양극화는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대중소기업 양극화가 구조적인 문제로 계속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는 중소기업이 보다 대등한 위치에서 대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교섭력을 보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원자재가격 급등 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고통분담 제도 마련,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에 대한 보완제도로 ‘협동조합의 납품단가 조정협의 위임 제도 마련, 대기업으로부터 중소기업의 사업활동 기회와 영역을 적정하게 확보하기 위한 제도 마련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석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관은 “상생협력 분위기 확산을 위해 오는 11월을 상생협력주간으로 신설해 ‘대중소기업 협력대상’, ‘대기업 협력사 Day’ 등 상생협력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들을 집중 개최, 시너지효과를 높이고 상생협력 분위기 고취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생협력 홍보대사를 위촉하고 12월에는 국제컨퍼런스 개최할 예정”이라며 “또 산학연 및 유관기관 전문가 등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사업특성 및 거래여건 등을 고려한 실태조사 양식을 구조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특히 업종별 상생협력 위원회 구성, 운영을 확대하고 업종별 상생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위원회 발굴과제에 대한 정책연구를 지원할 방침이다.

정리=이재환 기자 ljh@ingopress.com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

이종욱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종욱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7@naver.com
등록번호 : 서울 아 02638  |  등록일자 : 2013년 5월 8일  |  회장 : 이정우  |  대표 : 윤순철  |  발행인 : 설동본  |  편집인 : 강상헌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영일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