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약자 편에 서야"

김영희 PD협회장 인터뷰 박병윤l승인2008.09.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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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신문>이 PD협회장에 취임한 김영희 PD를 찾았을 때, 그는 책상 의자에 기대어 잠들어 있었다. 인터뷰를 위해 일어난 그는 잠이든지 3분정도 됐다며 아쉬워했다. 사람들이 좀처럼 잠잘 시간을 주지 않는다며 불만 아닌 불만을 터뜨렸다.

살이 10kg정도 빠져 수척해진 그는 9월 달력을 보여줬다. 일정과 약속이 달력 안에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PD협회장에 당선되고 나서 더 바빠졌다며 차라리 프로그램을 할 때가 좋았다고 또다시 불만 아닌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불만을 늘어놓는 그의 얼굴은 웃음기가 사라지지 않는다.

김영희 PD(사진)는 지난 5일 PD협회장에 취임했다. 정권의 방송장악이 한층 더 강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협회장에 취임한 김영희 PD의 얘기를 들었다.

-어려운 상황에 PD협회장에 출마해서 당선됐다.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연합회는 사실 MBC, KBS, SBS 방송사들 번갈아가면서 회장직을 하는 것이 관례다. 특별히 이 시기에 출마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니고 이 시기에 회장을 하게 된 것이 맞는 말이다.
심적 부담이 많지만 이런 것도 복이다. 어려운 시기는 장단점이 있다. 어렵고 힘든 면이 있지만 개인적 경험이 되고 실무적으로 귀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험이다. 어차피 힘든 시기니까 이 시기에 방송 현안이 생기면 그것에 대해 현명히 대처해 나갈 것이다. 한편으로는 연합회 본연의 임무 중의 하나인 PD들의 권익과 다양한 목소리 의견을 수렴하는 것. 그것을 방송환경에 반영하는 것도 충실히 할 것이다.

-'쌀집아저씨'라는 별명의 편안한 이미지와는 달리 취임자리에서 그간 볼 수 없었던 비장한 면모를 보였다.

▲사람이 비장할 때는 비장해야 한다. 그렇다고 항상 비장할 수는 없다. 방송주위를 둘러싼 환경이 심각하고 비장할 필요 있을지라도 즐겁게 일해야 할 필요는 있다. 취임사 자리는 비장한 얘기를 할 필요가 있는 자리다. 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의 모든 업무라든가 생활이 비장한 것은 아니다. 나는 기본적으로 낙천적이고 재미있는 사람이며 그렇게 일을 할 것이다.

-사실 그동안 편안하고 따뜻한 이미지로 알고 있어서 지금 같은 상황에 PD협회장으로 선출된 것이 의외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싸움과는 맞지 않는 이미지랄까.

▲기본적으로 잘 싸우지는 않을 것이다. 이 말이 오해가 있을 수도 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싸우는 방법을 정형화된 것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좀 더 매력적이고 좀 더 아이디어 적인 방법을 적용해서 앞으로 우리의 의견을 주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같은 주장이라도 과거는 머리띠 매고 삭발하고 구호외치고 하는 방법이 그 당시에는 획기적이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여기지는 못한다. 의견 개진에 있어 좀 더 아이디어적인 것 생각해야 한다. 좀 더 현안을 기사화 시킬 수 있는 방법, 시민들과 시청자에게 많이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투쟁의 현장을 100% 투쟁의 함성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작은 부분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것 말이다.

분명한 것은 머리띠 매고 조끼 매는 것은 하지 않을 것이다. 투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투쟁에 있어 더 좋은 방법으로 의견을 주장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거고 그것을 지금 생각 중이다. 투쟁 일변도 보다 옛날에 내가 연출한 ‘칭찬합시다’처럼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고 그런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하는 시민운동이 좋지 않을까?

-격려와 칭찬을 누구에게 할 것인가.

▲격려와 칭찬은 힘 있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격려와 칭찬을 아부와 혼동한다. 격려와 칭찬은 사실 약자의 편을 들어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을 잘 가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이 진짜 칭찬과 격려이다. 우리 사회가 이만큼이라도 돌아가는 것은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돌아가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칭찬해야 한다.

나는 그러한 부분에서 언론과 시민운동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부터 칭찬하고 싶다.방법적으로 그들의 행동에 모두 찬성은 아니지만 그나마 이사회가 지탱해올 수 있는 힘을 가져온 것이 바로 이 사람들이다.

-정권의 방송장악을 막아내기 위한 PD협회의 구체적인 계획을 말해 달라.

▲일단은 외부 언론단체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오던 운동 지속할 것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방안 모색하겠다. 하지만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대화의 필요성을 느낀다. 일방적으로 우리의 얘기를 해보고 그들의 얘기도 들어보고 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결론이야 않나오겠지만, 고성만 오가더라도 계속 대화의 자리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압도적인 표차로 회장에 당선이 됐다. 협회원들의 기대와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점인데, 부담스러운 면도 없지 않을 것 같다.

▲사실 기대가 부담스럽긴 하다. 사람들이 내가 프로그램을 잘했으니 이것도 잘한다는 기대 갖고 있다. 프로그램이야 열심히 하면 잘 만들 수도 있는데, 이 분야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니 내가 이거 잘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부터 든다. 물론 열심히 할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한다고 잘될까’ 이게 제일 불안한 점이다.

하지만 세상에 열심히 하면 되지 않는 것 있겠나 하는 심정이 있다. 다행스럽게도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고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기존의 연합회 식구는 물론 한학수 PD가 연합회의 편집주간으로 오고 최원석 PD는 정책주간으로 오는 등 집행부 면면을 보면 아주 훌륭한 것 같다. 내가 잘 모르지만 이 사람들이 있어서 굴러가는 데 문제는 없겠다. 난 얼굴 마담역할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웃음).

-소외계층, 노약자, 장애인 등 이른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방송이라는 것은 일종의 권력이다. 모든 권력은 무조건 약자의 편을 들어줘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권력이라고 하면 않된다. 어린이 청소년 노약자 장애인 등 이런 모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 항상 방송은 바라보고 있어야한다. 그들의 편이 될 생각을 해야 방송이 이사회가 발전하는데 도움이 된다. 잘사는 사람을 조명해봐야 사회발전에 별 도움이 안된다. 사회적 약자들을 조명해주고 권리를 행사 하게 해줘야 진정한 사회발전이 이룩된다. 나는 방송이라는 권력이라는데 몸을 담으면서 입사하면서 바로 다른 것은 모르지만 약자들에 편에 서서 도움을 주어야한다란 생각을 했다. 사실 잘됐는지 안됐는지는 모르겠다(웃음).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PD협회에 접목시켜 볼 계획은 없나.

▲그런 계획의 하나가 바로 교육기관 설립이다. 주로 PD 위주의 교육기관 설립을 추진 중이다. 피디들을 재충전 시키는 교육 즉 재교육기능을 담당해줘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나의 방송 23년 동안 국내에서 PD로써 재교육을 제대로 받을 적이 없다. 현재 한국의 재교육이라는 것은 영국 가서 뮤지컬 보고와라, 후지텔레비전 가서 제작 시스템 보고와라 등 이런 수준에 불과하다.

방송은 국민과 시민에게 즉각적으로 보여 지는 것이다. 그런 방송을 만드는 게 PD이며, 그 프로그램 하나가 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 느낌표의 영향으로 전국에 도서관이 건립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PD들에게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너무 필요하다.

-취임식에 유재석, 박명수 등 연예인들이 참석했는데 사실 의외였다.

▲기존까지 취임식에서 연예인들은 이런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도 이러한 자리에 참석할 필요가 있다. 그들 자신의 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러한 자리에 참석해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연애인들이 자신의 격을 높이기 위해서 사회적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연기를 잘하고 개그를 잘한다고 해도 사회적 행동이 없으면 자신의 격을 높이기란 힘들다.

-마지막으로 시민사회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방송이라는 것은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시민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반영해야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한쪽의 편에 치우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운데로만 가기도 힘든 것이 방송이다.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다양한 목소리 담는 것이 바로 방송의 요체다. 시민사회도 자신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방송에 반영되도록 도와주면 어떨까? 방송도 그런 다양한 목소리 담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박병윤 기자

박병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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