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관 근무 통역사 등 아프간 난민 보호 대책 촉구

시민단체 “현지인 근무자와 가족들 피난 위한 현황 파악 및 비자 부여 시행을” 양병철 기자l승인2021.08.16 22:21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한국 정부는 지역재건팀 및 관련 기관에서 일했던 통역사 등 현지인 근무자와 그 가족들의 피난을 위한 현황 파악 및 비자 부여를 즉각 시행해야 합니다. 또 한국 정부는 미얀마의 인도적 위기에 관한 적극적 조치에 준하여 아프가니스탄 국적 외국인들에 대한 송환, 구금을 현지 정세의 의미 있는 변화가 있기 전까지 즉각 중단하고 체류를 허가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한국기관을 도왔다가 위험에 빠진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에 대한 피난 조력과 국내 난민들에 대한 송환중지 등 대책을 긴급히 촉구합니다.”

30여개 시민단체로 이뤄진 난민인권네트워크는 16일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6월 23일 무장조직 탈레반에 맞서기 위해 시민들이 무기를 들고 모이고 있다.

미군 철수 선언 4개월 만에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파죽지세로 장악해가고 있는 가운데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8월 15일자 국내외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현재 카불 지역만 장악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과 정권 이양 협상을 시작했고, 탈레반은 카불에 이미 진군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예견된 상황 속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하며, 탈레반의 박해를 피해 수많은 난민들이 다시 피난길에 오르고 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5월 말 이후 집을 떠나야 했던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25만명이며, 그 중 80%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한다. 올해초부터 계산하면 약 40만명이 집을 떠나야 했고, 2020년 말까지 이미 국내 실향민 만해도 290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이에 유엔난민기구는 인접 국가들에게 국경 개방을 촉구하고, 법적지위와 상관없이 난민신청절차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송환하지 않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인도주의적 위기는 결코 한국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8월 11일 연합뉴스 “한국기관 근무 아프간인 수백명에 대해 탈레반이 쫓고 있다. 도와달라”는 보도에서 다음과 같이 한국 정부의 기관에서 일했던 현지인들의 ‘절규를 담아’ 보도한 것처럼 한국 정부 및 기관을 위해 일했던 현지인 근무자들이 탈레반의 진군에 의해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0년 5월 11일부터 2014년 6월 23일까지 아프간 지역재건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지방재건팀(PRT, Provincial Reconstruction Team)을 운영했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NATO의 지휘를 받는 국제안보지원군(International Security Assistance Force)으로 오쉬노 부대를 파병했다. 그 수는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현지인 직원들을 통역사 등으로 고용하거나 직업 훈련을 시키는 등의 활동을 했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파병 또는 현지 재건에 관한 활동에 도움을 주었던 통역사나 여러 민간인들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 해외 정부들을 도운 ‘탈레반에 대한 반역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휴먼라이트워치의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은 공식적으로는 전직 통역사들과 외국군을 위해 일한 사람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점을 부인하면서도 반역자로 간주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고, 실제로 아프간 정부나 외국인을 위해 일한다고 비난하는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았고 살해된 사례들도 알려지고 있다.

2014년 당시 한국 정부의 지방재건팀이 철수하는 과정에도, ‘남겨진’ 현지인 조력자들을 위한 보호 방안을 난민으로 보호하고 자국으로 데려가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것에 대해 국내 시민사회의 비판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과 그들의 가족이 진격하는 탈레반의 장악으로 인해 완전한 위험에 빠진 것이다.

현재도 미국 내에서는 그 절차 및 시간에 대한 비판이 있긴 하지만 마찬가지로 통역사 및 그 가족에게 특별이민비자(SIV)를 발급하는 형태로 미국으로 재정착 시키고 있다. 과거에 해외 참전한 NATO 소속 국가들도 철군하면서 유사한 절차를 창설, 자국으로 피신시킨 사례들이 있다. 비록 충분치는 않지만 현재에도 그와 같은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 국가들이 미국, 영국, 호주, 네덜란드, 독일로 알려지고 있고, 향후 그 수는 정세 변화에 따라 더욱 늘어날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해외로 피신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한국 정부와 기관을 헌신적으로 도왔던 현지인 조력자들이 구체적으로 한국 정부에 비호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사실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지금, 한국 정부는 구체적으로 ‘재정착 제도의 활용’ 또는 아프가니스탄 공관이나 그 외 인접 국가 공관을 통해 신청을 받아 한국으로 피난할 수 있는 사증을 발급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무도 뒤에 남겨지지 않도록(No one left behind)”이란 구호는 영화 속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해야 하고,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한국은 더 이상 이와 같은 국제 사회의 신뢰에 근거한 의무를 검토하지 않아도 되는 국가가 아니라 오히려 그와 같은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의 이와 같은 인도주의적 위기 속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에 대한 체류를 연장하고 송환을 중지하고 있고, 유엔난민기구도 마찬가지의 대책을 전 세계 정부에 촉구했다. 한국 정부는 최근 미얀마 군부 쿠데타로 인한 인도적 위기로 인해 미얀마 국적 외국인들에 대한 체류를 연장하고, 보호를 해제하고 송환을 중단한 조치를 취한 사례가 있다.

국내에 다양한 사유로 거주하거나 피난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있는데 한국의 문턱 높은 심사로 인해 대부분 난민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그중 일부는 추방 직전에 있거나, 보호소에 보호될 위기에 있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에 대해서도 현지 사정을 고려하여 송환, 보호소 구금 중지, 체류 연장 등의 절차를 즉시 시행해야 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난민인권네트워크 소속 단체들은 사안의 긴급성을 고려, 다음과 같이 당국에 요구했다.

첫째, 한국 정부는 지역재건팀 및 관련 기관에서 일했던 통역사 등 현지인 근무자와 그 가족들의 피난을 위한 현황 파악 및 비자 부여를 즉각 시행하라.

둘째, 한국 정부는 미얀마의 인도적 위기에 관한 적극적 조치에 준하여, 아프가니스탄 국적 외국인들에 대한 송환, 구금을 현지 정세의 의미 있는 변화가 있기 전까지 즉각 중단하고, 체류를 허가하라.

[난민인권네트워크]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공익사단법인 정,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센터 드림(DREAM), 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 글로벌호프, 난민인권센터, 동두천난민공동체, 동작FM,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사단법인 두루, 서울온드림교육센터, 수원글로벌드림센터, 순천이주민지원센터, 아시아의 친구들,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 이주여성을위한문화경제공동체 에코팜므,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의정부 EXODUS, 이주민지원센터친구, 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 나오미, 재단법인 동천, 재단법인 화우 공익재단,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참여연대, 파주 EXODUS, 한국이주인권센터

(2021년 8월 16일)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병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다 10706  |  등록일자 : 2013년 8월 26일  |  회장·논설주간 : 강상헌  |  발행·편집인 : 설동본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