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예비후보들에게 ‘탈석탄’ 정책 제안

‘석탄을 넘어서’ 출범 1주년 맞아 여야 후보 19명에 질의응답 양병철 기자l승인2021.09.0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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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장기표, 심상정, 이정미 “2030년 탈석탄”

이낙연, 홍준표 등 무응답

신규 석탄발전소의 건설 및 금융 지원 중단을 포함한 ‘2030년 내 석탄발전 퇴출’과 정의로운 전환 이행을 위해 국내 25개 시민사회단체가 결성한 ‘석탄을 넘어서’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석탄을 넘어서’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센터포인트에서 1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개최해 지난 활동과 주요 성과를 브리핑했다. 또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6개월 앞둔 가운데 여야 주요 정당의 대선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2030 탈석탄 정책을 제안하고 후보별 답변 결과를 공개했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2022년 선출될 차기 대통령은 한국의 기후대응에 있어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기후 정치’를 원하는 시민들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녹색연합이 한국갤럽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88.1%가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에게 투표할 때 기후 위기 대응 공약의 내용을 중요하게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시민들이 기후 공약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 맞춰 ‘석탄을 넘어서’는 여야 예비후보들에게 ‘2030년 탈석탄’에 관한 주요 정책을 제안하고 공식 답변을 요청했다.

‘석탄을 넘어서’는 각 후보에게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하여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에너지 전환과 탈석탄 동향을 소개하며, 한국 역시 2030년까지 탈석탄을 이루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우선 지적했다. ‘석탄을 넘어서’는 예비후보들에게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50% 감축(2018년 대비 55%) △2030년 석탄발전 비중 0% △신규 석탄 건설 중단 △기존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와 정의로운 전환 계획 마련을 제안하고 답변을 요구했다.

‘2030 탈석탄’ 정책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필수적인 수단임과 동시에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인 편익을 발생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미래에 중요한 정책이다. 석탄발전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 현 정책 시나리오보다 2.8배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한다.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서도 석탄발전소 폐쇄가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방안이며, 석탄발전소 인근 약 1만8000명 이상 주민의 조기 사망 발생을 예방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탄소국경세 도입에 따른 국내 무역 산업 영향에 선제적 보호조치가 가능하며 동시에 혁신을 유발하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

‘석탄을 넘어서’의 정책 제안에 대해 대선 예비후보 19명 중 10명이 응답했다. 2030년 탈석탄에 동의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국민의힘 장기표, 정의당 심상정, 이정미 후보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후보는 2040년까지 탈석탄을 위한 로드맵 수립 의지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추미애 후보, 국민의힘 안상수, 유승민, 윤석열 후보는 탈석탄 정책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연도를 제시하지 않았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대해서는 감축목표 상향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답변도 있었다. 이재명 후보는 2030년까지 NDC를 2018년 대비 40% 이상, 추미애 후보는 50% 감축을, 심상정 후보는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50% 감축안을 내세웠다. 이재명, 장기표, 심상정 후보는 중장기적인 경제성을 따져 현재 건설 중인 신규 석탄발전 사업의 중단과 정의로운 전환 계획 마련을 공약했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정세균 후보와 국민의힘 박진, 원희룡, 장성민,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 후보는 ‘석탄을 넘어서’의 정책 제안과 답변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다.

빅웨이브 김민 대표는 “개별 후보들의 공약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석탄을 넘어서’가 제시한 정책 제안에 비해 매우 불충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정책 제안에 응답하지 않은 대선 후보들을 보며 아직 갈 길이 멀다 느꼈으며 나머지 무응답 후보들의 공약에서도 탈석탄 정책 제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석탄을 넘어서’에서는 계속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탄을 넘어서’는 출범 이후 지난 1년 동안 강원도 삼척블루파워와 강릉에코파워, 경남 고성그린파워, 충남 신서천 석탄화력발전소 등 신규 석탄발전소 7기의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동시에 기존 석탄발전소의 조기 폐쇄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진행했다.

각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을 만나 정의로운 전환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고압송전선로, 해안침식, 소음, 진동 등 석탄발전소 건설로 인한 주변 지역사회 피해 사례를 알리며 석탄발전소 건설의 부당함을 알렸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한국의 마지막 석탄발전소 삼척블루파워에 대한 투자 중단을 요구하는 캠페인에는 자산규모 기준 88.2%에 달하는 자산운용사가 투자 중단 의사를 밝혀왔고, 10대 손해보험사 중 6개 보험사가 신규 석탄발전의 건설과 운영보험 인수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강릉시민행동 홍진원 위원장은 그간 이러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신규 석탄발전소의 건설이 지속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전 세계가 이미 탈석탄과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행해 나가고 있는 탈석탄의 시대에 신규 석탄발전소를 6기나 건설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홍 위원장은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지역 주민들은 하루빨리 ‘건설 중단’이라는 단호한 결정이 내려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석탄을 넘어서’를 통해 이러한 주민들과 연대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조속한 탈석탄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국제 사회는 더 빨리 석탄발전을 폐지하는 것이 경제적, 환경적으로 더 나은 결정이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한국 역시 국제사회의 이러한 흐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블룸버그 L.P.와 블룸버그 필란트로피 설립자이면서 유엔 도시기후변화부문 특사로 활동 중인 마이클 블룸버그는 “탈석탄은 기후변화에 맞선 전 세계적인 투쟁에서 필수적인 과정이며, 환경과 공중보건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커다란 이점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출범 1주년을 맞은 ‘석탄을 넘어서’의 활동에 주목하며, “출범 초기부터 ‘석탄을 넘어서’는 한국에서 2030년까지 완전한 탈석탄 요구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다. 우리는 다음 10년 안에 한국의 모든 석탄발전소들이 전 세계적인 탈석탄 행렬에 합류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선진국일수록 더 야심 찬 탈석탄 목표를 설정해야 하며, 한국도 앞으로 이러한 추세를 선도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솔루션 박지혜 변호사는 “’석탄을 넘어서’는 차기 대선에서 ‘2030년 탈석탄’이 각 후보들의 공약에 포함될 수 있도록 이번에 무응답한 후보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야심찬 기후공약과 구체적인 탈석탄 약속을 요구하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꼭 전향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약속하고 탈석탄 공약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는 후보가 선택될 수 있도록 ‘석탄을 넘어서’ 차원에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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