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엔 관대하고 노조활동에만 가혹한 1·2심 판결 파기환송하라!

산별교섭을 수차례 거부하고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은 사측을 항의방문 했다가 물리적 충돌이 빚어져 징역 4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당시 금융노조 위원장)과 문병일 전 금융노조 조직담당 부위원장, 정덕봉 전 금융노조 정책담당 부위원장이 대법원에 상고했다.

허권 부위원장은 “불법으로 산별 금융노조를 해체 시키려 한 정부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눈감고, 오로지 노조간부들에게만 징역 4월(집행유예 1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한 1,2심 판결을 도저히 받아드릴 수 없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당시 사측이 산별교섭을 거부한 배경에는 박근혜 정부의 노조탄압정책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는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금융 및 공공기관을 우선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공기업 기관장이 성과중심 문화를 확산한다며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면서 산별교섭은 붕괴되기 시작했고, 이후 26개의 은행이 사용자단체를 탈퇴했다. 이렇듯 정부가 주도적으로 노사관계에 개입해 산별교섭을 붕괴시키고, 노동조합을 탄압한 것이 금융노조가 사용자단체와 충돌한 이유다.

또한 당일 물리적 충돌이 빚어진 직접적 이유는 명백히 사측에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수차례 교섭을 거부했고, 중앙노동위원회까지 성실교섭을 권고했음에도 사측은 교섭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항의해 허권 상임부위원장과 집행간부들이 사전 면담을 약속하고 은행연합회장 집무실을 찾았는데 사용자단체 관계자들이 노조 간부들을 막아섰기 때문에 충돌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박근혜 정부가 탄핵되고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산별교섭은 복원됐다. 사측의 교섭 해태 배후에 정부가 있었음이 입증된 것이다.

산별교섭이 복원되고 나서 노사는 그간 발생한 사건에 대해 고소·고발을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사용자단체는 고소를 취하하고 탄원서도 제출했다. 그럼에도 재판부가 노조 간부들에게 중형을 선고한 것은 지나친 판결이다. 교섭 상황에서 노동조합이 사용자를 항의 방문한 것까지 처벌한다면 향후 노조 활동은 심각한 제약을 받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물리적 충돌의 원인은 불법으로 금융노조를 와해시키고 산별교섭 무력화를 시도한 정부와 사측에 있다. 대법원은 불법 부당한 정부와 사측의 탄압에 맞서 불가피하게 벌어진 물리적 충돌이었음을 인정하고, 금융노조 간부에 대한 1·2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라. 대법원의 편향되지 않은 합리적 판결을 기대한다. (2021년 10월 25일)

한국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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