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의 첫 단추를 잘 끼우자”

청년이 말하는 2022 대선 양병철 기자l승인2021.11.19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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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라면 5년 뒤에는 더 엉망진창일 거예요”

소득과 자산, 지역 격차 등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며, 청년 삶은 더욱더 힘들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이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며, 청년을 호명하는 정치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특히 대두된 투기 문제, 공정성 문제, 그리고 유력 정치인 중심으로 일어난 성범죄 문제 등으로 인해 청년 세대는 정치에 신뢰를 잃었다.

▲ 18일 오전 11시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 출범 기자회견에서 “5년의 첫 단추를 잘 끼우자”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은 청년 세대의 표심 이탈을 단순하게 분석하여 ‘청년 세대의 보수화’ 혹은 ‘이대남’ 현상을 말하기도 하지만, 이는 모든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지는 못한다. 대통령 선거에 앞서 추상적인 청년 보편의 요구가 아닌 소외되고 배제되어온 청년의 다양한 목소리가 공론화되고, 후보들은 이같이 다양한 청년 삶의 현장을 담은 정책과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청년 시민사회단체가 모였다. 청년참여연대를 포함한 38개 전국 청년 시민사회단체는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앞서 더이상 청년의 목소리가 잘못 대변되지 않도록, 추상적인 청년 보편의 요구가 아닌 소외되고 배제되어온 청년의 다양한 목소리를 후보들의 공약에 반영코자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를 출범하고 공동행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의 이름으로 청년참여연대는 앞으로 ▲노동, 주거, 지역, 젠더 및 기후 등 각 영역에서 불평등을 체감하고 있는 청년 당사자의 이야기를 공론장을 통해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장 청년의 의견이 수렴된 개혁 과제를 제안하고 ▲대선 후보자들에게 우리가 내놓은 개혁 과제에 응답하고 채택할 것을 요구하고 ▲후보자의 정책 공약에 대한 검증과 평가 활동을 시민들과 함께 펼칠 예정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 더 다양한 청년의 이야기가 반영될 수 있도록, 그리고 불평등한 청년의 삶이 개선할 수 있도록 청년참여연대는 청년들과 함께할 것이다. 다음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의 행사는 12월 5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들은 “더 많은 청년들의 이야기가 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함께해 달라”고 부탁했다.

18일 오전 11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진행된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 출범 기자회견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진형익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는 심화하는 불평등과 양극화, 코로나19 등으로 안정적인 삶의 가능성은 작아지고, 계층이 고착화돼버리는 상황 속에서 절망하는 청년들의 생존을 위한 발버둥에는 주목하지 않고, 청년 세대의 생존 경쟁을 젠더 갈등 등으로 부추기는 청년 팔이 정치는 이제 멈춰야 한다.

지역, 일자리, 주거, 부채, 복지, 참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대안을 모색해 온 전국의 청년단체가 모여 소외되고 배제되어 온 청년의 삶을 조명하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 오늘 이후로 청년이 소모되는 대선이 아닌, 청년이 조명되는 대선이 되기를 희망하며,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의 활동을 시작하겠습니다.

조건희 불안정 노동 청년 당사자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신문 배달, 음식 서빙, 편의점, 물류센터 등 다양한 일자리를 전전하고 현재는 배민 커넥터로 일하고 있다. 가진 것이 없어 처음에는 도보, 그 이후에는 전기 자전거를 운행하며 노동하고 있다. 하루에 자전거를 수 시간씩 타다 보니 현재는 디스크를 갖게 됐고, 그 외에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주문량, 고객과 점주의 갑질 등에 노출되었지만 고용보험,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등 노동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플랫폼 노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전문성, 스펙 등 기반이 없기 때문이다. 사회경제적 안전망이 부실해서 노동자는 불합리를 무릅쓰고 일 할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어떤 직업의 노동자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대선 주자들은 이용 가능한 수단을 모두 이용하여 청년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유지안 주거 취약 청년 당사자는 중소기업 청년 전세 대출로 오피스텔에 거주 중이며, 5평짜리 원룸에 월 23만원의 관리비를 지불하고 있다. 과도한 관리비를 감당하기 힘들어서 이사를 가고 싶어도 대출 가능한 매물도 없고, 대출 지원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 주거 수준에 비해 과하게 관리비를 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건물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

법적으로 회계자료를 공개하게 되어있다는 조항만 있을 뿐, 행정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웠다. 한 청년이 부동산 기업과 싸우기는 어렵다. 세입자에게 법은 허울뿐인 경우가 많고, 세입자의 권리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아파트에 살지 않는 사람, 집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 주택임대차계약 경험이 적고 그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청년은 너무 쉽게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최서연 전북지역 청년 당사자는 지역에서 활동하던 청년들은 코로나19 이후 지역에서 더이상 일자리가 찾기 힘들어 서울로 떠나갔다. 코로나19로 인한 문제만은 아니다. 지역에서 청년 유치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고질적인 문제인 인프라 부족, 기회 부족, 하물며 이해 부족으로 인해 청년들은 지역을 떠날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지역은 소리의 창구나 대응책, 안전망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청년들은 지역에서 살고 싶어도 살아갈 수 없다. 서울에서도, 지역에서도 뿌리내리지 못하는 청년의 삶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상현 특성화고권리연합회 대표는 고 홍정운 청년의 사고는 고졸 청년이 사회에서 겪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었다. 학력에 따라 값싼 노동 취급을 받으며, 차별과 무시가 만연한 사회에서 고졸 청년들의 삶은 언제나 관심과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에만 논의되는 지원정책이 아니라, 고졸 청년의 삶이 바뀔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이는 고졸 청년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사회 주류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청년의 목소리를 정치는 들어야 한다. 청년이 정치의 주인이 되어 청년의 삶이 바뀔 수 있는 사회가 실현되기를 바란다.

▲ (사진=참여연대)

[기자회견문]

당신의 ‘청년’은 누구입니까?

대통령 선거가 111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제 정당들은 대한민국의 5년을 이끌 대통령 후보를 가려내고 저마다 시민과 청년의 삶을 바꾸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궁금합니다. 과연 정치가 바라보는 청년은 누구입니까? 청년이라는 구분은 넓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진 개인의 집합일 뿐, 청년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 중 그저 나이대가 비슷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묶어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정치가 말하는 ‘청년’은 달라야 합니다.

대학생, 비대학생, 취업준비생, 계약직, 정규직, 비구직니트, 청년돌봄노동자, 장애인, 비장애인, 경계성 장애 청년,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노동자, 사회초년생, 학자금대출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 비혼자, 기혼자, 임차인, 여성, 남성, 성소수자.

모두 청년의 얼굴입니다. 이 외에도 말해지지 않은 청년의 얼굴은 너무나 많습니다. 고작 영끌, 빚투라는 단어로 청년의 미래 계획을 단순하게 재단하고, 특정 후보나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청년 세대의 보수화를 이야기합니다.

저마다 다른 정체성으로 다른 배경을 갖고 사는 청년 개개인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고 말하는 ‘보수화’는 의미가 없습니다. 무한한 경쟁 속에서 동료를 밀어내야만 생존할 수 있던 청년의 불안, 그 경쟁에 조차 참가하지 못하고 배제된 청년의 목소리를, 제도는 들은 적이 있습니까?

어제도, 오늘도 청년은 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일터를 잃은 수많은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계약서 한 장 없이 산재 현장으로 내몰린 비정규직 청년들이 아직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렇게 일해도 고작 제 몸 하나 눕히는 방 구하기도 어려운 시대입니다. 이들의 삶도 살펴보지 않은 채 공정의 발판을 닦겠다는 정치의 언어는 무용합니다.

다음 5년은 지금과는 달라야 합니다

앞다투어 청년을 외치며 “선심 쓰겠다” 말하는 정치를 단호히 거부합니다. 제대로 대변된 적 없던 다양한 청년의 이름을 저희 청년이 먼저 쓰겠습니다. 청년은 영혼까지 끌어모아야만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사회를 바라지 않습니다. 빚을 내서 미래를 사야만 내일을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바라지 않습니다.

서울에 살지 않더라도 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곳. 어떤 형태로 주거를 점유하든 쾌적하게 눈뜰 수 있는 방. 존엄을 지키며 노동할 수 있는 일터. 단 한 번도 정치에서 제대로 다뤄진 적 없었던, 청년개인 삶의 불안을 어루만지는 행정. 이 모든 것을 청년과 함께 논의하는 사회. 이 것이 청년이 원하는 다음 사회입니다.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는 청년의 요구를 다시 쓰는 행진을 시작하겠습니다. 불평등한 시대를 감각하고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는 정치를 청년과 함께 만들어 가기를 요청합니다.

(2021년 11월 18일)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

경남청년유니온, 광주청년유니온, 광주청년정책네트워크,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길건너친구들,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대구청년유니온, 대전대학생네트워크, 대전청년사회적협동조합, 대전청년유니온, 래고, 메세지팩토리협동조합, 민달팽이유니온,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부산청년유니온, 사단법인 강원살이, 사단법인 부산청년들, 사단법인 아트리, 사단법인 춘천청년정책네트워크, 사회적협동조합누구나, 서울청년유니온, 성북청년시민회, 소이랩사회적협동조합, 시흥청년활동연합회, 심오한연구소, 아모틱협동조합, 여행하다, 인천청년유니온,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광장, 청년국방네트워크, 청년오픈플랫폼 Y, 청년유니온, 청년인정협동조합, 청년진해기획단, 청년참여연대, 청소년유니온, 패션어시유니온 (2021.11.18 현재 총 38개 전국 청년단체 연명, 참가단체는 출범 이후로도 추가 예정임)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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