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에 무기 수출 중단하라”

시민사회, 정부 방산 수출 지원 중단 촉구 노상엽 기자l승인2021.11.2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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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전 11시 청계광장, UAE로의 무기 수출 중단 촉구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약 4조1,370억 규모의 한국산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 천궁-II)을 구매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무기 수출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중동 지역의 분쟁과 불안을 기회로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를 수출한다는 소식을 환영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 시민사회단체들은 UAE로의 무기 수출과 방산 수출 진흥 정책 중단을 촉구하고 분쟁과 고통을 양분 삼아 성장하는 한국의 방산 수출 진흥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24일 오전 11시 청계광장, UAE로의 무기 수출 중단 촉구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기자회견문]

UAE로의 무기 수출 중단하라!

정부는 방산 수출 지원 중단하라!

한국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약 4조1,370억 규모의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 천궁-II)를 판매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천궁-II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하고 LIG 넥스원이 생산하며, 다기능 레이더와 발사대, 탑재 차량은 각각 한화 시스템, 한화 디펜스 그리고 기아가 제작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무기 수출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구매 계획은 지난 11월 14일부터 18일까지 UAE 두바이에서 진행된 항공산업전시회 두바이 에어쇼에서 진전된 것으로,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이 참석하여 ‘한-UAE 방위산업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적극적인 수출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론에서는 UAE와 천궁-II 구매 계약이 임박했다며, ‘K-방산의 도약’이라는 기사만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중동 지역의 분쟁과 불안을 기회로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를 수출한다는 소식을 환영할 수 없습니다. 한국은 무기 수출 세계 9위 국가(2016~2020)로, 한국의 전 세계 무기 수출 점유율은 무기 수출 상위 10개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활발한 방위산업 진흥 정책의 결과입니다. 중동 지역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군사적 갈등은 한국 방위산업 수출의 중요한 기회로 여겨져 왔습니다.

한국산업연구원이 2020년 방산 수출 10대 유망국가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선정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예멘 내전이 장기화되는 동안 전쟁에 개입하고 있는 국가들의 무기 수요가 지속되면서, 한국은 중동 지역에 대한 무기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지난 10년(2011~2020) 동안 한국이 UAE에 판매한 무기는 35.27억불에 달하며, 사우디아라비아에는 6억 불에 달하는 무기를 수출했습니다. 그러나 방위산업이 이익을 얻는 사이 불안은 심화 되고 군비 경쟁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2015년부터 본격화된 예멘 내전은 사실상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으로 끝이 보지 않는 상황입니다. ‘인간이 만든 최악의 재앙’으로 불리는 이 전쟁으로 인해 약 13만명 이상이 사망했고, 수백만명이 부상당 했으며, 국내 실향민을 포함해 400만명에 달하는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민간인 영향 모니터링 프로젝트(CIMP)’에 따르면, 정부군과 반군의 민간인 거주지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인해 2021년 1월부터 10월까지 민간인 사상자는 총 1,912명에 달합니다. 오랜 내전으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 역시 심각한 상황입니다.

UAE는 예멘 내전에 군사적으로 개입해왔고, 한국의 아크 부대는 UAE 특수전 부대에 대한 교육 훈련을 맡아 왔습니다. 또한, 예멘 내전 지역 곳곳에서 한화의 세열수류탄, LIG 넥스원의 현궁 등 한국산 무기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국익 창출’을 명분으로 위헌적인 UAE 파병을 10년 동안 유지하고 군사 협력과 무기 수출을 확대하면서 사실상 예멘 내전에 악영향을 미쳐온 것입니다. 한편, UAE는 호르무즈 해협의 3개 섬 영유권을 둘러싸고 오래전부터 이란과 영토 분쟁 중이기도 합니다.

지난 2019년 예멘 내전을 조사한 유엔 전문가들은 예멘 정부와 반군 이외에 무기를 공급한 영국, 프랑스, 미국, 이란 역시 전쟁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에 이탈리아는 지난 1월,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 대한 미사일 등의 무기 수출을 중단한 바 있으며, 미국 역시 두 국가에 대한 무기 수출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분쟁 지역에 군사적으로 개입해온 UAE에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를 수출하는 것은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연시키는 것이자 전쟁 범죄에서 한국의 책임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K-방산’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산 무기들이 분쟁 지역으로 수출되는 동안, 분쟁 지역의 사람들은 목숨을 잃고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을 피해 피난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희생을 기회로 경제 성장을 이루려는 정부의 방위산업 진흥 정책에 단호히 저항하며,

아래와 같이 촉구합니다.

▲ UAE로의 역대급 무기 수출 중단하라!

▲ 정부는 방산 수출 진흥 정책 중단하라!

(2021년 11월 24일)

강정평화네트워크, 공익법센터 어필, 국제민주연대, 난민인권센터,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 아덱스저항행동,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전쟁없는세상, 제주평화인권센터,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참여연대, 팍스크리스티코리아,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바닥, 평화의바다를위한섬들의연대, 피스모모, 한베평화재단

노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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