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의원, 국감서 “교과서는 정부 철학과 무관”
서울지역 역사교사 120명 설문조사

서울지역 중.고교 역사교사 3명 중 2명은 이명박 정부 부처 및 각 단체가 잇따라 들고나온 “현행 역사교과서=좌편향 역사교과서”라는 문제 제기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6일,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교과부 국정감사에서 “서울지역 역사교사 63%는 ''정부의 좌편향 역사교과서 문제제기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같은 결과는 “서울지역 중등 역사교사 12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최의원은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좌편향 교과서 개정을 추진할 의사가 있는”지 묻고 “이렇게 되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맞게 교과서가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의원은 또 현 역사교과서에 기술된 이승만, 박정희 정권 관련 부정적인 내용과 관련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이 60~70% 수준이었다”며 “이같은 일선 교사들의 인식을 반영할 의사가 있느냐”고 안 장관을 추궁했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이 지난 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5일간 서울지역 중·고교 역사교사 1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6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좌편향 역사교과서’ 수정 요구가 적절하냐는 질문에 63.3%인 76명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적절하다’는 응답은 23.4%에 그쳤고, ‘보통이다’는 응답은 13.3%였다.

부적절하다고 응답한 교사들은 그 이유로 “교과서는 정부 철학과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유지돼야 하기 때문”(33%)을 가장 많이 꼽았고, “역사교육과 교과내용에 관한 논의는 역사학계에서 이뤄져야 할 사항”(23%), “실제로 교과서가 좌편향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21%) 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반면, (교과개정이) 적절하다고 응답한 교사들은 “문제가 된 교과서들의 검정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39%), “정부철학의 변화에 따라 교과서의 수정도 불가피하기 때문”(29%) 등을 이유로 들었다.

또 국방부의 ‘4ㆍ3 사건’ 관련 수정 건의와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63.3%가 “현행 유지”'를, 21.7%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승만 정권 관련 내용에 대해서도 “현행 유지”가 63.3%, “개선”이 21.7%였으며, 박정희 정권 관련해서는 “유지”가 73.3%, “개선”이 24.2%로 현행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며, 전두환 정권 관련해서도 “유지”가 78.4%, “개선”이 14.2%로 나타났다.

또 설문조사결과 보고서는 “제주 4·3사건을 ‘좌익세력의 반란’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국방부의 수정 요구에 대해 응답자의 63.3%가 “지금처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또한 “‘전두환 정부는 …권력을 동원한 강압정치를 하였다’는 부분을 ‘전두환 정부는 …일부 친북적 좌파의 활동을 차단하는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로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78.4%로 지배적이었다.

김대중 정권 당시의 “‘햇볕정책’을 ‘화해협력정책’으로 수정하자”는 통일부의 요구에 대해서는 50.0%가 “유지”, 39.2%가 “개선”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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