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도 불공정약관심사에 조속히 나서야”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는 8일 항공마일리지 일방적 소멸에 대해 재산권성을 부인한 항소심 판결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고자 상고했다.

지난 11월 25일 항공사 마일리지 지급 청구소송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남부지방법원(2020나62103호)은 양대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가 회원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불공정약관에 대해 권리를 침해당하는 소비자가 아닌 양대 항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마일리지는 그 특성상 사적자치의 원칙에 따라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의 계약상 인정되는 재산권으로서, 민법이 인정하는 전형적인 재산권은 아니므로 그 정도의 보호를 기대할 수 없고”라며 재산권성을 부인했다.

양대 항공사는 이미 마일리지를 금전적으로 환산해 교환가치로 사용하고, 채권적 성격의 일반적 재산권으로 인정하고 있다. 항공마일리지는 항공권 구매·승급, 수하물 보너스는 물론, 제휴 호텔, 제휴 렌터카, 제휴 여행사 투어 프로그램 등에 대한 지불수단 등 교환가치로도 활용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양대 항공사는 19개 카드사를 통해 1조8천79억원에 달하는 마일리지 수익까지 올렸다.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적립된 항공마일리지는 국제회계 기준상 갚아야 할 채무로 인정된다. 이를 모두 배척하고 양대 항공사의 손을 들어준 재판부의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

▲ (사진=대한항공)

항공소비자, 학계, 기관, 언론, 시민단체는 항공마일리지가 항공사들에게만 유리하도록 불공정하게 작성되었음을 끊임없이 지적했다. 관리·감독 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도 불공정회원약관을 인지하고 심사 중에 있다. 공정위가 불공정약관 심사청구를 1년이 넘도록 지연하며, ‘직무유기’하고 있다고 해서 심사 결정을 참고하지 않고, 서둘러 항소심을 종결하는 것은 항공사의 이익을 대변해준 것이나 다름없다.

14년 전인 2008년에 개정된 현실과 동떨어진 낡은 회원약관은 회원들의 권리와 권익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2019년부터 회원들이 정당하게 획득한 마일리지를 일방적으로 소멸시키며, 회원들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소비자주권는 8일 “대법원 상고를 통해 수천만에 이르는 항공소비자들의 권리가 침해당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공정위 역시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해 소비자를 보호해야 하는 책무를 방기하지 말고, 조속히 항공마일리지의 불공정약관 심사 결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노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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