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불통, 6천원 요금감면으로 어물쩍 넘어간다?

아무런 대책 없이 '피해보상 전담 지원센터' 지난달 30일 종료 빈축 양병철 기자l승인2021.12.0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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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KT 방지법이 조속히 처리되도록 적극 지원"

윤석열, 답변 없는 상황

KT는 지난 10월 25일 발생한 전국 유무선 통신망 불통사태와 관련해 요금감면 대상 안내와 피해상담을 진행했던 ‘피해보상 전담 지원센터’ 운영을 30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실제로 접수받은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이에 대한 추가보상안은 무엇인지 아무런 발표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와 국회도 국가기간통신사업자인 KT의 전국적인 통신불통사태에 대해 어떠한 피해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 입법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피해를 입은 중소상인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자체적으로 피해 실태 결과를 조사해 발표하는 상황이다.

▲ 참여연대와 KT 불통피해 중소상인 단체들이 KT 앞에서 구현모 사장의 면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참여연대)

지난 25일 중소상인·자영업자단체와 통신소비자·시민단체들은 저마다 ‘디지털 전환’을 내세우고 있는 이재명, 윤석열 후보에게 KT 불통사태 해결에 대한 입장도 공개질의한 바 있다. 여야 대선후보들이 말하는 ‘디지털 전환’이 가능하려면 끊기지 않는 안정적인 통신망은 기본이며, 2-3년마다 반복되는 대규모 통신불통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12월 8일 현재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는 답변이 도착했으나, 윤석열 후보는 아직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민생경제연구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전국카페사장연합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통신판매사업자협회 등 중소상인·자영업자단체와 통신소비자·시민단체들은 9일 KT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T 구현모 사장에게 이번 사태 해결과 피해보상·재발 방지 대책 논의를 위한 면담을 촉구하고, 11월 한 달간 접수받은 피해접수 결과 공개와 추가 보상대책을 요구했다. 아울러 단체들의 공개질의에 답변을 해온 대선 캠프의 답변결과를 공개하고, 아직 답변하지 않은 캠프에 조속한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이호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가맹위원장, 편의점네트워크 사무총장은 한상총련과 편의점네트워크는 이미 지난 11월 16일 기자회견에서 경기도에 소재한 편의점 62곳의 매출을 조사해 10월 25일 사고 당시 오전 10시부터 오후 12시까지 2시간 동안 매출의 약 40%인 5만1천원 정도의 매출이 감소한다는 피해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 기업이라는 KT는 사고 후 한 달이 넘도록 피해실태조사도 적극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에게 어디로 피해접수를 하라는 연락 한 통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주변에 피해 입으신 분들도 어디로 신고를 하면 되는지, KT가 신고를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KT 구현모 대표이사 사장은 국회의원, 기자들과 만나서 전국 불통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적극적인 보상책과 피해신고센터 운영을 약속했다. 이제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할 때이다. 피해신고센터에 얼마나 많은 피해접수가 있었고 어떻게 응대했으며, 그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어떻게 보상을 할 것인지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KT가 통신비만 꼬박꼬박 받아가고 본인들의 명백한 책임으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제대로 책임도 안 진다는 ‘무책임기업’의 이미지를 벗어나려면 제대로 된 피해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경기석 한국자영업자협의회 공동회장은 10월 25일 사고 당일이 점심 장사가 한창이던 시간대이다보니 특히 식당과 카페 업종의 피해가 컸다. 우리 단체들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피해업종에서 사고 시간 동안 매출이 반토막 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숙박 및 음식점의 경우 약 9만5천원으로 매출이 60% 넘게 떨어졌다. KT가 6-7천원의 요금감면으로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데 턱도 없는 소리이다. KT 구현모 대표이사에게 빠른 면담을 촉구했다.

여야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본인들의 경제공약으로 ‘디지털 전환’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가기간통신사업자라는 KT에서만 한 달에 3번의 통신불통 사고가 일어나도 보상도 제대로 못 받는데 ‘디지털 전환’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도로가 엉망이라 바퀴가 푹푹 빠지는데 차가 자율주행차이면 무슨 소용인가. 최근에는 현금으로 결제하는 손님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신용카드, 온라인페이, 인터넷뱅킹으로 결제를 한다. 앞으로 통신의 안정성과 공공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번 KT 전국불통사태를 계기로 통신불통이 발생했을 때 바로 가입자들에게 자동고지가 되도록 하고 철저하게 손해배상 또는 보상을 하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어서 통신사들이 ‘아 사고 한번 나면 회사 휘청하겠구나. 절대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함. 그렇지 않으면 또 사고가 반복될 것이다.

김홍민 한국통신판매사업자협회 회장은 어느 업종보다도 온라인을 기반으로 거래를 하고 있는 통신판매사업자들의 피해와 불안이 크다. 사고 당일 아예 주문이나 발주 시스템이 멈추면서 신선식품은 폐기하거나 환불 요청이 이어지는 등 피해가 컸고, 온라인생방송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업체들의 경우 큰 돈을 들여 방송을 준비했음에도 송출도 못 해보고 그대로 다 피해를 떠안았다. 문제는 언제 또 이런 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 참여연대와 KT 불통피해 중소상인 단체들이 KT 앞에서 구현모 사장 면담 촉구서를 전달했다. (사진=참여연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온라인 사회로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온라인 거래 비중이 폭증하고 있다. 아마 여야 대선후보들도 이러한 온라인 경제의 가능성을 보고 ‘디지털 전환’과 같은 경제공약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가기간사업자인 KT가 한 달 사이에 통신망 불통 사고를 3번이나 일으켰음에도 정부나 국회의 역할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 3년 전 있었던 아현국사 화재 때도 정부는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했었지만,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아현국사 화재 사고 당시 KT의 통 큰 결단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KT의 행보는 6-7천원 요금 감면해주고 그냥 넘어가자는 모양새이다. 정부와 국회의 소극적인 태도도 매우 아쉽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KT 불통사태가 발생하자 △이용약관 신고시 요금반환 및 손해배상 방법 등 포함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중단시 자동으로 요금반환 실시 △전기통신사업자의 이용자 보호를 위한 손해배상 및 요금반환 계획 및 절차 계획 수립 △전기통신사업자의 명백한 중대과실로 인한 장애 및 중단 발생시 제재조항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KT 불통방지법을 발의했지만, 현재 국회 과방위에 상정도 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적인 KT 불통사태 한 달이 되던 지난 11월 25일 우리 단체들은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에게 KT 불통사태 해결에 대한 입장을 공개질의한 바 있다. KT의 제대로 된 보상 필요성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현재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KT 불통방지법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KT 방지법이 최대한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KT가 30일까지 지원센터를 운영해 피해 상황을 접수받고 있는 만큼 그 내용을 보고 후속대책 내용을 결정하겠다”고 밝혔고, 윤석열 후보는 아직 아무런 답변이 없는 상황이다.

이미 KT가 신고센터 운영을 종료하고도 일주일이 지나도록 그 결과와 후속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만큼, 이재명 후보는 이에 대한 적극적인 파악과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디지털 전환성장’이 가능하려면 안정적인 통신망이 기본인 만큼, 이번 기회에 재발 방지 대책을 확실히 마련해야 한다.

윤석열 후보는 하루빨리 KT 불통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 공개질의를 한지 벌써 2주가 됐는데도 아무런 답변이 없다는 것은 KT 불통 피해를 입은 2천만명이 넘는 자영업자와 통신가입자들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볼수 밖에 없다. 최근 윤석열 캠프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해 10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얘기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약속이 그저 말에 그치지 않으려면 피해보상과 KT 불통방지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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