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여우와의 만남

제공=따뜻한 하루, 정리=양병철 기자 양병철 기자l승인2021.12.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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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지난해 9월, 인천에 사는 형제가 엄마가 외출한 사이 집에서 가스 불을 사용하다가 화재가 발생한 사고를 기억하시나요?

사고 후 형제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한 달 뒤 동생 서준(가명)이는 안타깝게도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형 서진(가명)이는 그 사실을 알고 한동안은 많이 슬퍼하며 보냈습니다.

사고 후 1년, 서진이는 일상을 많이 회복했으며, 예전처럼 밝은 미소를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따뜻한 하루는 지난 1년 동안 서진이의 화상 치료 및 재활치료를 지원해왔으며, 틈틈이 연락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확인했습니다. 가끔은 서진이 에게 보내주신 후원자님들의 편지와 선물을 들고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서진아 삼촌하고 놀러 갈래?"

"네!"

"어디 가고 싶은데 없어?"

"잘 모르겠어요."

"동물원 갔다가 맛있는 거 먹으러 갈래?"

"네네! 무조건 다 좋아요!"

지난 1년, 병원 치료를 위해 입원해 있거나, 통원치료를 받느라 어딘가 제대로 가본 적이 없는 서진이를 위해 실내 동물원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한 계절이 지나고 만난 서진이는 더 건강해 보였습니다. 여전히 또래보다는 작아 보였지만, 밝고 장난기가 많아졌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날짜를 미루다가 11월 중순 안전하게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먼저 서진이의 마음을 여는 데는 선물 만한 것이 없겠죠? 그래서 근처 마트에 들러 장난감 판매대로 향했습니다. 요즘 가장 관심있어 하는 캐릭터 카드를 이것저것 보더니, 서진이가 묻습니다.

"삼촌 이걸로 할게요. 이거 정말 사도 돼요?"

선물의 힘일까요? 동물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서진이는 또래 아이들처럼 쫑알쫑알 이야기합니다. 자기는 크리스마스가 있는 겨울이 참 좋고, 요즘은 영어로 된 노래를 듣는 게 좋다고요. 나중에 피아노도 배우고 싶다네요.

그리고 서진이가 아쉬워하는 게 있는데 화상 치료와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자주 못 가게 되었고, 그래서 학교 친구들을 사귀지 못했다고 합니다. 서진이는 또래 친구들이 무척 그리운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실내 동물원이 있는 건물에 도착했습니다. 본격 관람 전, 점심시간이기에 식사부터 했습니다. 파인애플 볶음밥이 먹고 싶다는 서진이 말에 볶음밥과 치킨, 멘보샤 등 다양한 음식을 주문해 함께 식사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실내 동물원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동물을 보며 신기해하고 무서워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사막여우를 너무 좋아한다는 서진이는 한참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으며,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는데 서진이의 모습을 보니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에 나오는 사막여우가 생각이 났습니다.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돼 나에게 너는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는 거고, 나 역시 너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거야..."

- 어린 왕자 (사막여우와의 대화) 중에서 -

서진이는 틈틈이 엄마한테 사진을 찍어 보내기도 했는데요. 서진이는 좋겠다고, 재밌는 시간 보내고 오라는 엄마의 답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동물원 관람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 내내 마냥 들떠 있던 서진이는 주차장에서 나는 경고음 소리에 놀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삐용 삐용 소리 무서워요. 구급차 소리 무서워요."

화재로 인한 트라우마로 인해서 구급차 소리와 비슷한 소리만 나도, 병원 근처에만 가도 무섭다는 서진이... 계속해서 재활치료와 심리치료를 받는 서진이의 마음 상처가 온전히 아물기 바랐습니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큰 화상을 입고, 하늘 아래 가장 사랑하는 동생을 잃은 지 1년... 그날 이후 병원 말고는 제대로 된 나들이를 가본 적 없다는 서진이는, 이날 만큼은 아무 걱정 없이 많이 웃고, 즐거워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따뜻한 하루는 앞으로도 서진이와 함께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사랑의 마음으로 서진이의 앞날을 위해 따뜻한 응원 댓글을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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