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산재 인정 산재보상보험법 개정 민주노총 입장

민주노총l승인2021.12.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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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태아를 산재보상 대상에 포함하는 산재보상보험법(산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공포 후 1년 뒤부터 시행되는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임신 중인 여성 노동자가 업무 과정에서 유해한 작업 환경에 노출되어 출산한 자녀가 부상, 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한 경우 요양, 장해 등 각종 보험급여를 지급하게 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법 시행일 이후 출생한 자녀부터 적용되지만 몇 가지 예외조항을 통해 법 시행일 전 산재를 신청한 경우, 법 시행일 전 3년 이내에 출생한 자녀로서 이 법 시행일로부터 3년 이내에 산재를 신청한 경우 등은 적용받도록 했다.

그동안 산재법은 태아에게 노동 능력과 산재급여 청구권이 없다며 임신한 여성의 유해요인 노출로 인해 발생한 태아의 건강손상에 대해서는 산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대법원이 임신한 여성 노동자의 업무상 요인으로 태아의 건강이 손상된 경우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 제도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법 개정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내는데 있어 무엇하나 저절로 된 것은 없었다. 2009년과 2010년 유해한 항암약을 제조하던 제주의료원 간호사 12명 중 5명이 유산하고, 출산한 자녀 7명 중 4명이 선천성 심장 질환을 갖고 태어나는 아픔이 있었다.

제주의료원 간호사들은 산재를 신청하고 인정 받기 위해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를 비롯해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와 시민사회 단체들과 전문가들이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함께 투쟁했기 때문에 이번 법 개정이 가능했다.

한편, 이번 투쟁의 성과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확인되었다. 법 개정에서 남성 노동자의 유해한 작업 환경 노출에 따른 태아의 건강 손상은 산재 보상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태아의 건강 손상은 임신한 여성 노동자뿐만 아니라 유해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는 남성 노동자에 의해서도 발생 가능한데 이 부분이 제외된 것이다.

법이 개정 된 만큼 연이어 신청되고 있는 태아 산재 역시 신속하게 처리되어야 한다. 지난해 4월 대법원 판결 이후 올해 5월 삼성 반도체 LCD 사업장에서 일하던 여성 노동자들이 각종 유해화학물질과 독성물질에 노출되어 희귀병을 가지고 태어난 자녀에 대해 산재를 신청했다.

12월 1일에는 삼성전자 LCD 사업장에서 일하던 남성 노동자가 희귀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에 대해서도 산재를 신청했다. 반도체 전자산업에서 사용하는 각종 유해화학물질과 독성물질과 노동자의 직업병이 연관이 있다는 각종 산재 인정 판정과 법원 판결이 있는 만큼 역학조사를 이유로 몇 년씩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신속하게 인정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지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태아 산재 인정을 위해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던 제주의료원 여성 노동자들과 끝까지 함께 투쟁했던 모든분들께 경의를 표한다. 이번 투쟁의 성과를 바탕으로 산재보상을 넘어 여성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임신과 출산 등 온전하게 재생산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싸울 것이다. 또한, 성별을 넘어 모든 노동자가 유해요인으로부터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일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투쟁 할 것이다.

(2021년 12월 10일)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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