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사법농단 법관 징계, 그마저 솜방망이

참여연대 “사법농단 심각성 외면한 징계 수위 납득할 수 없어” 양병철 기자l승인2022.01.2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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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참여연대)

“재판 핑계로 나머지 법관 징계 미루지 말고 즉각 재개해야”

참여연대는 “뒤늦은 사법농단 법관 징계, 그마저 솜방망이”라고 지적하고 “사법농단의 심각성을 외면한 징계 수위는 납득할 수 없으며, 재판 핑계로 나머지 법관 징계 미루지 말고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20일 밝혔다.

19일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가 신광렬·조의연 판사에 대해 각각 감봉 6개월과 견책 처분을 의결하고 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판단해 징계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이들 세 법관은 사법농단 사태로 검찰 수사 및 기소되었지만, 법원의 형식논리에 치우친 판결로 무죄가 확정되었는데 이후 뒤늦게나마 징계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세 법관에 대한 징계는 늦어도 너무 늦어졌고, 솜방망이 수준의 징계 처분은 사법농단 사태의 엄중함에 전혀 부합하지 못한다.

검찰은 지난 2019년 3월 사법농단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대법원에 연루된 법관 66명의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대법원은 두 달 뒤인 그해 5월, 연루 법관 중 극히 일부인 10명만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그마저도 징계위는 형사재판이 진행 중임을 이유로 기약 없이 징계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었다. 성창호·신광렬·조의연 판사가 지난 11월 25일 끝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자, 징계절차가 재개되어 징계 회부로부터 무려 2년 7개월 만에 결론이 난 것이다. 나머지 7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명단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

사법농단 사태의 위헌성, 위법성을 사법적으로 단죄하기가 매우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나마 징계가 의결된 것은 의미가 없지는 않지만, 징계 수위가 지나치게 낮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성창호·조의연은 정운호 법조게이트 사건 수사 당시 영장전담판사로 근무하면서 수사 대상 현직 판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 정보와 영장청구서 등 수사 기밀성 자료를 신광렬 형사 수석부장판사에게 보고하고 다시 신광렬 판사는 이를 법원행정처에게 보고했다.

이는 영장재판의 독립성, 특히 현직 법관의 비위 사실 수사에 대해 마땅히 더욱 보장되어야 할 법원행정처로부터의 독립을 무너뜨린 처사였다. 그럼에도 법관징계위는 이를 단순 ‘품위 손상’으로 치부하고 고작 감봉 6개월·견책을 의결했다. 심지어 검찰수사로 기소까지 되었던 성창호 판사에 대해서는 관여 의혹이 불분명하다며 징계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솜방망이 제재로 징계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법관징계위가 과연 재판, 특히 영장재판 독립의 중요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참여연대는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인정된 범죄만을 처벌하는 형사재판과 비교할 때, 법관의 직무상 잘못을 단죄하는 징계는 처벌 기준이나 방식이 다르다. 그럼에도 법관징계위원회는 형사재판이 진행 중임을 근거로 징계를 차일피일 미뤄왔다. 법원의 재판을 통해 유죄판결만 받지 않으면 문제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더 이상 징계를 미룰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법농단에 대한 최소한의 공적 단죄를 위해 법관징계위는 2차 징계에 회부된 다른 7명의 법관들에 대해서 즉각 징계절차를 재개하고 그 잘못에 부합하는 중징계를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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