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주민 주거권을 보장하라”

주거·시민단체, 동자동 쪽방 공공주택 지구 지정 촉구 양병철 기자l승인2022.02.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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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동공공주택사업 추진주민모임, 동자동사랑방,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 2022홈리스주거팀은 쪽방 주민들에게 임시이주공간 및 임대주택을 제공하여 ‘선(先)이주 선(善)순환’을 이루도록 하는 공공주도순환형 쪽방 개발을 찬성하며, 이의 지속적 확대를 요구해 왔다.

▲ (사진=참여연대)

정부는 2020년 영등포, 대전, 부산 쪽방지역에 이어 2021년 2월 5일 국내 최대 쪽방밀집지역인 동자동 쪽방을 공공주택사업으로 정비하는 ‘서울역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주택 및 도시재생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주민들과 상기 단체들은 결정에 대해 지지 및 환영했고, 국토교통부에 흔들림 없이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계획발표 1년을 맞는 올 해 2월이 다 지나는 중에도 국토교통부는 사업시행을 위한 첫 단계인 ‘공공주택지구의 지정’(이하 지구지정)을 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당초 계획은 2021년 12월까지 지구지정을 완료하고 올 한 해 동안 ‘보상기본조사 및 보상계획 수립’을 한 후, 내년 1월부터 임시이주와 공공주택 착공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계획 발표 1년이 지나도록 지구지정을 하지 않고 있으며, 지구지정을 위한 필수단계인 ‘중앙도시계획위원회’ 논의조차 거치지 않은 상태이다. 2020.1.20. 계획 발표와 2020.7.17. 지구지정된 영등포 쪽방, 2020.4.22. 계획 발표와 2020.12.7. 지구지정된 대전 쪽방과 비교해 보더라도 국토교통부의 대응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더디다.

국토교통부 담당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공공주택사업을 재산권 침해 프레임으로 반대하는 소유주 측이 낸 민간개발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국토교통부 스스로 계획한 사업을 민간 소유주들의 입장에 따라 좌우되도록 하겠다는, 국토교통부의 책임 회피이자 의무 포기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과 상기 단체는 24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토부의 무책임한 행태를 규탄하고 동자동 쪽방 공공주택지구의 신속한 지정”을 요구했다.

▲ (사진=참여연대)

[기자회견문]

국토교통부는 주민의 요구에 답하라

동자동 공공주택 사업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요구하는 쪽방 주민들의 요구

하나. 이윤을 위한 민간이 아닌, 주민 주거권 보장을 위한 공공주택사업을 추진하라

동자동은 1970년대 후반부터 재개발 계획이 있었던 곳으로 토지 등 소유주들 대부분은 동자동에 거주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쪽방촌에서 진행된 민간개발은 거주민을 내쫓는 것으로 어떠한 민간개발에서도 법으로 정해져 있는 주거대책조차 제대로 받은 주민은 단 한 명도 없다. 개발로 쫓겨난 주민들은 또 다른 쪽방 또는 고시원을 찾아 떠나야 했다.

주민들은 이러한 역사와 달리 안정된 주거를 보장받을 수 있는 동자동 공공주택사업을 환영하며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토지·건물 소유주들은 사유재산 침탈이란 억지 주장을 내세워 공공개발을 극력 반대하고 있다. 사업의 주체인 국토교통부조차 토지·건물주들의 민간개발 계획을 검토한다는 이유로 지난 12월로 예정된 공공주택 지구지정 기한을 넘겨 버리고 말았다. 잠시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전국 최대의 쪽방촌인 동자동 쪽방촌 개발은 이윤 추구를 위한 민간이 아닌, 공공주택의 원활한 건설과 서민의 주거안정이라는 공익실현을 목적으로 한 공공주택사업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하나. 동자동 공공주택사업 추진 과정에 쪽방 주민 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라

동자동 공공주택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전담조직에 주민과 조직 조직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여, 당사자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서울역 쪽방촌 공공주택 추진 티에프(TF)’는 국토교통부, 서울특별시, 용산구, 공공기관(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 쪽방상담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전담조직에 주민조직이 참여하는 것, 개발 계획의 수립과 집행에 있어 쪽방주민들의 참여가 보장되는 것은 주민을 위한 개발 여부를 가르는 중대한 계기다. 쪽방 주민들의 열악한 주거환경개선에 의미를 두고 있는 이번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쪽방 주민을 시혜와 공급의 대상이 아닌 지역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 그 증표로서, 국토부는 주민 조직의 공공주택 사업 추진 전담조직 참여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하나. 주민을 위한 공간, 주민 모두를 포용하는 임대주택 공급하라

국토부가 공급 예정한 임대주택 1,250호는 쪽방 주민 모두를 포용하기에 부족하다. 사업 지구의 경계나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범위 밖의 쪽방 주민들과 고시원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다수 존재한다. 이들을 선 밖에 선 이들로 배제하고, 임대주택 공급에서 제외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또한, 이후 건설되는 공간은 우리 주민들의 마을이고 동네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주민들은 ‘객’이 아닌 ‘주체’로서 마을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복지기관의 서비스 ‘대상’으로만 규정하여 그들이 제시한 질서를 따르도록 규율해서는 안 된다. 새로 건설될 동네는 주민과 주민 조직이 주체적이고 자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하고 주민 조직의 자치 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주민을 위한 공간, 주민 모두를 포용하는 공공주택 사업을 추진하기 바란다.

2022년 2월 24일 <동자동 쪽방 공공주택사업 지구지정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양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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