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급진전, 가능성을 현실로

북테러지원국해체, 한반도 정세와 향후 전망 이장희 한국외대 법대 교수·l승인2008.10.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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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보혁, 논쟁접고 시대소명 완수를
핵폐기 3단계 평화체제구축이 주요 의제


지난 2007년 10.3합의(한반도비핵화 2단계 행동조치) 원칙 발표 이후 지루하게 공방하던 북미관계가 미국이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조치를 지난 10월 12일 발표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또한 북한도 ‘행동 대 행동’원칙에 따라 8.11테러지원국 해제시한을 넘긴 이후 복구하던 핵시설의 불능화 재개와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원 복귀를 발표하였다.

또 한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등은 북한의 불능화에 상응해 제공하기로 한 중유 95만톤 상당의 경제, 에너지 지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지원 박차 가할 듯

이번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조치는 북미간의 대결과 협상의 갈림길에서 협상을 선택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60여년의 적대적인 북미관계 개선과 이를 추인하기 위한 북핵 6자회담 개최로 이어질 것이다. 한반도 평화통일에 매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10.3 합의 이행이 완료되고 다음 3단계(핵폐기 단계)로 나가게 되면 본격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가 주 의제로 부상될 수 밖에 없다. 분단체제 고착의 평화체제이냐 아니면 통일지향의 평화체제이냐의 갈림길에 우리 민족은 서게 되는 것이다.

물론 현재로서 낙관은 금물이다.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 북한이 다른 나라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첫 단계의 장애를 제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북한의 정확한 의도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정부의 매코맥 대변인은 지난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일본 납치 희생자들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이전에는 다른 나라들과 정상적인 관계를 갖지 못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받을 수 있는 대가는 바로 세계 다른 나라들과 지금과는 다른 관계를 맺는 것에서 얻는 혜택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지금은 그 단계의 초기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의혹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것은 이번 조치가 북미관계 정상화조치의 초보적 시작임을 말해주고 그 완성을 위해서미국, 북한, 한국, 일본 등 관련 당사국들의 세심한 협력이 향후 더 많이 요구됨을 말해준다. 또 우리는 북한이 2단계(핵불능화)를 끝내고 제3단계인 핵폐기로 넘어가면서 무엇을 요구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복잡한 사정의 한국정부

사정은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핵시설검증방식에 대한 북미간 합의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속사정은 “완전하고 정확한 검증”이라는 태도를 고수했던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과 북미간 합의안이 상충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의 요구조건인 테러지원국 지정해제, 미신고시설에 대한 검증 배제 등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핵위기가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분위기 조성도 북미 핵합의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9월 미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우고 있는 북핵검증의 원칙은 완전하고 정확한 검증”이란 견해를 미 행정부 인사들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지난 13일 알려졌다.

그러나 같은 날 통일부 대변은 “대북사업의 재조정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핵문제 진전에 따라 남북관계 발전을 추진한다는 대북정책 기조에 바탕을 둔 언급으로 많은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3년 2월 노무현 정권도 평화통일단체의 많은 반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북송금특별법제정을 통해 6.15공동선언에 참여한 모든 통일관련 인사를 파렴치한 일반형사범죄자로 취급하여 법정에 세우는 역사적 커다란 우를 범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남북관계가 2년 이상 두절되어 이것을 복원하는데 매우 많은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2008년 이명박 정부도 ‘비핵 개방 3000’이라는 정책을 통해 최근에 유사한 실수를 함으로써 모든 남북관계가 두절되고, 우리나라는 우리 자신의 운명에 관한 문제를 논하는 데서 완전히 소외되다시피 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미국이 1986년 KAL기사건 이래 22년 동안 북한을 테러리스트 국가 명단에 기재한 것을이번에 삭제한 상황을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데 새로운 국면 전환의 기회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이번 북한의 테러지원국명단 삭제는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남북관계의 정치, 경제, 군사적 다방면의 교류협력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 이어 북핵 6자회담의 성공으로 연결되어질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한 예로 테러지원국 해제로 전략물자 수출 통제가 완화돼 개성공단 등에 남측의 설비 반출이 쉬워지는 등 남북경협이 개선될 여지는 충분히 있는 것이다. 따라서 통일부, 외교부, 국정원 등 관련 유관기관은 테러지원국 해제에 따른 대북정책을 심도 있게 협의하고 논의해야 할 것이다.

절호의 호기, 평화정착으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것은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남북관계의 발전에 절호의 기회이다. 북미양측이 반세기의 적대관계를 청산할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6자회담의 재개와 남북관계도 급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처음부터 미국 부시 대통령이 지금과 같은 정책을 취했다면 북핵문제는 진작 해결됐을 것이다.

이제 한반도에 살고 있는 모든 역사의 주체들은 이 주요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남북관계정상화와 6.15공동선언, 10.4정상선언의 인정, 금강산 관광재개, 대북 인도적 쌀지원의 조속한 재개, 개성공단사업촉진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민족화해, 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통일의 과업은 이 시대 우리민족의 첫 번째 소명이다. 여야, 보혁, 모든 이념을 초월하여 우리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는 데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장희 한국외대 법대 교수·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이장희 한국외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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