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폭력은 '구조적 성차별'로 인해 발생한다

[공동논평]l승인2022.04.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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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인권의 관점으로 여성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성평등 정책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4월 4일까지 새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 초안을 만들기로 하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복지’ 정책과 여성가족부의 ‘가족’ 정책을 붙여 ‘인구가족부’ 혹은 ‘가족복지부’로 개편하는 방안, 혹은 변화한 가족 형태와 인구 문제 등을 통합해 다루는 부처로서 ‘미래가족부’라는 명칭으로 ‘여성가족부’를 대체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여성가족부의 업무는 고용노동부, 교육부, 법무부 등 ‘유관 부서’로 이관한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인수위가 여성가족부의 필요성을 폄훼하고 역할을 축소하기 위해 골몰하는 동안, 여성폭력 피해자들은 ‘여성가족부 폐지’와 함께 여성가족부로부터 받고 있던 최소한의 지원과 보호마저 사라질까 두려워하고 있다. 자신을 데이트폭력 사건의 ‘성범죄 피해자’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두려움과 불안을 호소하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반대하는 청원을 게재하였으며, 이 청원은 3월 29일 기준 16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직업교육, 교육비 등 지원을 받아 미래를 준비하던 학교 밖 청소년과 한부모 가정의 여성들은 지원 자체가 사라질까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여성가족부가 존재하는 지금도 여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불안정하다.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사업은 국가가 지속해서 추진해야 하지만, 일반예산으로 편성조차 되지 않고 기금사업으로 운영되어왔다. 기금의 출처 또한 여성가족부의 양성평등기금, 법무부의 범죄피해자보호기금 등 나뉘어 있기에 여성가족부가 성평등 및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관장하는 주무 부처로서 제대로 역할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니 여성가족부의 사업을 ‘유관 부서’로 분산하니 지원정책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말로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 여성폭력 피해자의 자산을 조사해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사회복지적 관점이나, ‘진짜 피해자’ 가리기에 급급한 남성 중심적 관점으로는 문제 해결은커녕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여성폭력은 '구조적 성차별'로 인해 발생한다.

즉, 우리에겐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성별·성역할 고정관념이 만연한 가부장적 사회 구조의 결과물로 명확히 인식할 줄 알고, 여성인권의 관점에서 여성폭력 문제를 해결·대응하는 성평등 정책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성평등 담당부서가 독자적 피해자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그에 걸맞은 위상과 명칭, 예산, 조직구조를 담보해야 한다.

‘인구가족부’, ‘미래가족부’ 등으로 정부조직을 개편하겠다는 인수위의 발상은 여성을 ‘가족’과 ‘출산’에 묶어두겠다는 전형적인 성차별이며, 여성을 대상화·도구화하는 정책에 불과하다. 여성가족부의 사업을 갈가리 찢어 기어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지’는 자신이 정부 부처의 존폐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졸렬한 ‘과시’일 뿐이다.

윤 당선인과 인수위가 할 일은 여성가족부가 성평등 및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정책의 주무 부처로 기능하는데 필요한 형식과 내용을 논의하고 추진하는 것이다. 여성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사회 곳곳의 성차별과 그로 인한 여성폭력을 빠짐없이 발견하고 대응하라.

(2022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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