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사고, 엉터리 조사결과로 노동자만 피해

경실련l승인2022.04.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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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통안전공단의 현장조사 보고서, 비상식적인 결론

– 전반적인 실태점검과 수사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지난 3월 30일 LH공사가 발주한 ‘대구 동인시영 LH참여형 가로주택 정비사업’ 현장[시공사: 태왕이앤씨㈜]에서 타워크레인의 붐대가 꺾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붐대는 타워크레인 가운데 팔처럼 앞으로 쭉 뻗어 나온 구조물이다.

지난 3월 21일에도 인천의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지상 47층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타워크레인 사고는 수십 톤의 철골 구조물이 지상 70~80미터 상공에서 추락하는 중대 재해 사고이며, 최근 5년 동안 70여건이 넘는 타워크레인 사고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동안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는 타워크레인 인명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수많은 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제대로 된 사고원인 조사나 관리·감독 강화, 제도개선은 뒷전이고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급급했다. 국토교통부나 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처와 건설현장 관계자들은 토건 경기부양, 부동산 시장 공급 확대 등에 대한 묵시적 동의하에 수많은 노동자의 안전이 운에 맡겨지고 있는 현실을 방관해왔기 때문이다.

경실련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작성한 “2019년 경북 안동시 명성아파트에서 소형타워크레인 붕괴사고” 조사보고서(2019년 9월 및 10월)를 입수해 분석했다. 분석한 결과, 언급한 사고원인이 앞뒤가 맞지 않는 엉터리임을 알게 되었다.

2019년 9월 1차 현장조사 결과보고서는 최대 인양하중이 2.9톤에 불과한 소형타워크레인이 4.47톤의 건설자재를 약 2m 정도 들어 올리는 중 사고가 발생했으며, 경고음도 울리지 않고, 작동해야 할 안전장치인 과부하방지 장치는 작동하지 않아 사고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2019년 10월 2차 현장조사 결과보고서에는 “과부하방지 장치의 각 구성품을 개별적 이상 여부와 사용조건으로 결합 후 이상 여부를 확인하였으나 모두 정상 작동”이라며 단 1개월 만에 제작상 결함이 없다는 전혀 다른 엉뚱한 결론을 도출하였다. 오히려 “조종사가 인양할 화물 중량을 약 3톤으로 인지하고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판단됨”이라고 하여 조종사 과실로 결론짓고서 사고조사를 종결했다.

경실련이 건설 현장에서의 타워크레인 조종사 운행실태를 살펴본 바에 의하면, 조종사는 인양할 건설자재의 중량을 알 수 없고 현장관리자의 지시 없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없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장비의 구조적 결함이나 현장관리자에 대한 책임·처벌 조사 없이 묵묵히 일만 해 온 노동자 잘못으로 책임을 돌린 것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과부하방지 장치의 결함이나 조작 없이 최대 2.9톤밖에 인양할 수 없는 소형타워크레인이 2배에 가까운 4.47톤 건설자재 인양작업 지시는 누가 보아도 납득하기 어렵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전문기관이다. 이러한 전문기관에서 작성한 보고서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고,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결론을 내린 것은 애시당초 의도적으로 타워크레인 기계 결함을 은폐하거나 건설업체와 현장관리자 책임을 덮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에 경실련은 감사원과 수사기관이 나서서 타워크레인 제조 및 수입 체계, 기기 인증 및 인·허가시스템, 사고 현장조사 보고서 작성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 반복되는 타워크레인 사고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전반적인 실태점검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민관의 고질적인 유착관계를 근절하지 않으면, 편법과 불법이 판치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경실련은 반복되는 타워크레인 사고를 예방하고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할 예정임을 밝힌다. (2022년 4월 1일)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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