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탄소중립, 원전 확대만 외친 인수위

환경연합l승인2022.04.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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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탄소중립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원전 확대를 위한 끼워 맞추기식 명분만 나열했다.

인수위는 차기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방향으로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조화’ 등을 제시하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해 탄소중립 목표에 역행하고 2050년 재생에너지 비중 70%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기요금이 늘어 국가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것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회 위원장 스스로 탄소중립은 사회 경제 전반의 총체적 전환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막상 인수위가 설명한 정책 방향은 오직 원전 확대에만 국한됐다. 게다가 인수위가 제시한 근거는 국민의힘이 지난 5년간 반복했던 묻지마식 탈원전 비판 논리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도대체 인수위는 탄소중립 방향으로 제시할 방안이 원전 말고는 없는가.

원전 가동률이 낮아진 핵심 이유는 과거 원전의 부실 시공을 보강하거나 원전 안전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 정비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전 안전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인데, 인수위는 무조건 원전 가동률만 높이면 된다는 식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차기 정부는 원전 안전을 포기하겠다는 것인가.

한전 부채와 전기요금 인상은 화석연료에 과도하게 의존한 전력 생산 방식에 기인한다. 원전만 바라보다가는 국제 유가 변동을 비롯한 리스크를 악화시킬 뿐이다. 최근 러시아 침공 전쟁으로 인해 각국은 화석연료 의존에서 탈피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그나마 한전이 연료비 연동 요금 제도를 마련해 적자를 해소할 최소한의 방안을 마련했지만, 포퓰리즘에 기대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를 공약했던 게 누구였는가.

정부가 고작 3개월 전 확정했던 K 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해 올해 8월까지 재수립하겠다는 방향도 성급하다. 정부가 공표한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다면 정책 일관성과 신뢰도를 스스로 저버리겠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탄소중립 정책 방향에 대해 사회적 의견 수렴을 거치겠다고 했지만, 방향과 일정을 이미 제시해놓고 말로만 외치는 형국이다.

인수위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조화를 표방하면서도, 재생에너지 목표가 너무 높다며 이를 낮추는 방향을 시사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해당한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더 가속화돼야 하는 상황에서 차기 정부가 자칫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 재생에너지가 20% 비중만 되더라도 신속한 기동과 정지가 어려운 원전과 석탄발전의 이용률을 기존처럼 유지하기는 어려워진다. 따라서 재생에너지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경직성 전원인 원전 확대가 아니라 유연성 전력 시스템의 확충이 요구된다.

오늘 인수위 발표는 무늬는 탄소중립을 표방하면서도 결국 원전만 외치는 꼴이 됐다. 이런 식의 탄소중립 추진이야말로 실현 가능하지도 않고 책임 있는 기후위기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우려된다. 인수위가 탄소중립 정책 방향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2022년 4월 12일)

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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