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해”, “주민자치 훼손” 동대문구 주민자치회 갈등

회계 부정과 대필 서명 논란, 관할구청 환수 조치에 경찰 고발까지 이영일 기자l승인2022.04.1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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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동 주민자치회 위원간 내부 갈등이 경찰 수사로 이어지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동 주민자치위원이자 총무였던 A씨가 자신도 모르게 회의 참석부에 ‘다른 사람이 대신 서명을 했다’며 이를 사문서 위조라 문제 제기하면서부터.

A씨는 지난 2월, 주민자치회장과 회비 지출건으로 갈등을 빚던중 공식 임원회의록을 점검하다가 자신이 참석하지도 않은 회의에 본인이 참석했다고 서명 싸인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회의뿐 아니라 회의 종료후 식대 지출 내역에도 자신이 참석한 것으로 되어 있다는 것.

A씨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주민자치회 교육분과의 2021년도 보조금 사업 자료도 추가로 찾아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교육분과 사업 지출내역에도 이상이 있음을 발견해 이를 동대문구와 서울시에 시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A사업 예산에서 B예산 사업으로 60만원 지출. 해당 자치구는 환수 조치

A씨가 제기한 문제는 다음과 같다. 주민자치회 교육분과 사업중에 ‘정릉천 버스킹 사업’과 ‘우리 동네 알아가기 사업’이 있는데 ‘우리 동네 알아가기 사업의 스마트톡 제작’ 예산 60만원이 ‘정릉천 버스킹 사업’ 예산에서 지출됐다는 것.

A씨가 이를 동대문구에 문제 제기하자 동대문구는 2월 24일, 해당 주민자치회 보조금 집행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최종적으로 이 60만원을 환수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환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서울 동대문구청이 관내 한 주민자치회 보조금 집행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지출증빙서류 미흡 등의 사유로 60만원을 환수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 제보자 A씨 제공

동대문구 관계자는 “환수 기한이 4월말까지라서 아직 환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일뿐”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A씨는 “세금 납부가 하루하도 지연되면 바로 문제가 되는데 부정 회계가 확인되었으면 즉시 환수해야지 이를 납부 기한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주민자치회장 C씨는 “사업 예산 체크카드가 여러개이다보니 실수로 다른 보조금에서 결재된 것이지만 잘못된 부분이 확인되었으므로 당연히 이는 환수하는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엄마는 주민자치회장, 딸은 교육분과장. 조례상에는 관련 언급 없어

A씨는 "제가 속한 교육분과의 분과장이 주민자치회장의 딸"이라고 설명한다. 어떤 회의는 엄마랑 딸이랑 위원 1명 이렇게 3명이 참석해 회의를 했다고 하는데 “이게 회의라고 할 수 있냐”며 어이없어 했다.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주민자치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상으로 보면 가족이 주민자치위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은 없다. 동대문구 관계자도 “엄마와 딸이 동시에 주민자치위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이 없으므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A씨는 “아무리 조례에 그런 조항이 없다해도 시비와 구비를 보조금으로 받는 주민자치회에서 상식적으로 가족이 임원을 맡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고 분명히 이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A씨는 “주민자치회는 주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지역 공동체의 형성을 촉진하여 주민이 스스로 지역을 꾸려 나가도록 자치활동을 하는 조직이며 이것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주민자치회장이 동료 위원을 마치 부하 직원처럼 지시하는 방식이라거나 독단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실망했습니다.”라고 분을 참지 못했다.

회의 수당 2만원 지급하고 회비로 2만원 걷어, 보조금이 회비로 탈바꿈한단 지적도

또다른 주민자치위원 B씨는 “주민자치회 예산 지출은 체크카드로만 지출하게 되어 있는데 주민자치회장이 총무에게 자기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고 하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주민자치회장 C씨는 “내 계좌로 돈을 받은 적이 결코 없다”고 이를 일축했다.

그런데 취재 결과 해당 동주민센터 동장 퇴직을 기념하기 위해 주민자치위원들이 매달 내는 자체 회비로 감사패를 제작하기로 결정했고 회장 C씨가 당시 총무였던 A씨에게 ‘감사패보다는 금일봉이 좋을 것 같으니 내 계좌로 20만원을 보내라’고 한 적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추후 원래대로 다시 감사패를 증정하기로 해서 실제 회장 C씨 계좌로 돈이 들어간 적은 없다.

A씨는 “회의를 하면 참석 위원들에게 2만원의 수당을 지급하는데 매달 2만원씩 회비를 걷는다. 주민자치회에서 회비를 걷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볼수도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수당 명목으로 지원되는 공금이 사적 회비로 탈바꿈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주민자치회 관련 조례상 '회비를 납부하여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 하지만 대다수 주민자치회가 회비 명목으로 적게는 1개월에 1만원, 많게는 2만원씩 회비를 걷고 있다. A씨는 “최근에는 주민자치위원이 회비를 내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어 이 회비를 걷는 것을 없애려는 주민자치회도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사적으로 걷힌 돈이 경조사 명목으로 퇴임 동장, 신임 동장 등 공무원에게 전달되는 것이 관행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것.

'음해다, 주민자치를 훼손하는 독단이다' 갈등 심화, 결국 경찰 수사까지

A씨는 대필 서명 건에 대해 경찰에 추가로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고발을 접수한 동대문경찰서는 이를 경제3팀에 배정하고 오는 4월 20일, ‘사서명 부정정사용 사건’ 참고인과 고발인 접수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 대필 서명은 개인 정보보호 및 사문서 위조로 중대한 범죄중 하나지만 대수롭지 않은 일로 인식되고 있다. ⓒ 제보자 A씨 제공

이 대필 서명 건에 대해 관할 구인 동대문구는 ‘구청의 권한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동대문구의 한 관계자는 “취재에 응할 수 없다. 정식 취재를 원하면 동대문구 홍보담당관실로 연락하라”며 다만, 60만원 부정 지출 건은 해당 동 주민자치회에 통보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회장 C씨는 “우리 주민자치회 간사가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약간 헷갈린 부분이 있어 대신 서명을 한 것 같다”며 대필을 인정했지만 “이는 허위가 아니라 잘못 기재된 부분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벌어진 작은 실수”라고 설명했다.

A씨는 “주민자치회장이 부정 회계도 실수, 대필도 실수라고 하지만 어떻게 그런게 실수일 수 있냐”며 "대필 서명이 대수롭지 않는 일이라고 보는 것이 문제다. 이번 논란은 주민자치회 운영이 회장과 소수 임원 위주로 독단적으로 운영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회장 C씨는 “A씨가 주민자치회 내부에서 해결될 문제를 밖에서 확대시키고 있어 주민자치회 전체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비방과 음해다”라며 갈등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동 단위 주민들의 자치활동과 복지를 위해 조직된 주민자치회에 들어가는 시비와 구비를 합치면 1년 예산은 수천만원에 달한다. 이 예산은 모두 주민을 위해 사용하기 위해 조성된 주민들의 예산이기도 하다.

따라서 주민자치회 운영은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자치위원들간의 수평적 문화속에서 민주주의적 방식으로 결정되고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한 주민자치회의 내부 갈등을 합리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회장과 임원단, 위원간 충분한 토의와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일 기자  ngo2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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