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상식’ 아닌 ‘부동산 투기’ 내각?

시민단체, 편법증여·탈세·농지법 위반 등 후보자에 비판목소리 양병철 기자l승인2022.04.27 15:05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윤 당선자, 서민 주거 안정 위한 내각 구성해야”

새 정부 내각 후보자들의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경력상 이해충돌, 자녀입시 비리, 위장전입을 비롯하여 부동산과 관련된 편법 증여, 탈세 의혹, 농지법 위반, 쪼개기 전세, 전세보증금 과다 증액 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분명한 해명이나 철저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27일 오전 서울 인수위원회 인근에서 부동산 투기 내각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윤석열 당선자는 부동산 심판론을 내세우며 정책 실패를 바로잡겠다고 공언했지만, 내각 후보자들의 잇따른 부동산 투기 의혹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이러한 인사들을 내각에 포진해놓고 부동산 투기를 막고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주장은 국민 기망에 다름없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 내각 인사들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살펴보면, 우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해충돌 가능성 있는 임차인에게 거액의 임대료를 선납 받은 논란과 함께 잦은 아파트 매매로 시세 차익을 통해 재산을 증식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후보자는 갭투자와 꼼수 증여 의혹,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농지법 위반과 위장전입 의혹,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다주택 보유와 관테크 의혹, 이영 중소벤처부 장관 후보자는 어머니와 동거하면서 ‘쪼개기’ 전세계약 체결로 세금을 회피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주택과 상가 임대차보호법을 관할하는 법무부 장관 한동훈 후보자는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 농지법 위반 의혹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농지를 본인이 아닌, 가사도우미 부부가 대신 농사지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전세보증금 대폭 인상 논란 (소유 아파트 전세금의 43% 인상) 등도 제기된다. 

여기에 부당 세금 특혜 의혹, 배우자 위장전입 의혹까지 추가됨. 한동훈 후보자는 일부 사안에 대해 법 위반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러한 해명이 국민들의 기준과 눈높이를 충족하거나 공정과 상식을 외친 윤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적절한 지 의문이다.

국민들의 주거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장관직 원희룡 후보자는 자택 부지의 용도변경을 셀프 결재했다는 의혹에 더해 제주도지사 시기 부동산 투기와 난개발을 조장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후보자에게 국민들의 주거·부동산 정책을 맡겨서는 안 된다.

조만간 새 정부가 종합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새 정부가 ‘부동산 정상화’를 제대로 추진하려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내각 후보자들부터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 내각이 제시하는 정책을 국민들이 신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여러 요인 중 하나가 신뢰 상실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가운데 주거시민단체들은 27일 오전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동산 투기 내각을 구성하려는 윤석열 당선자를 규탄하고 높은 집값을 바로 잡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후보자로 내각을 재구성 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 구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능력을 최우선으로 뽑았다지만 정작 현재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부동산 투기와 세금 탈루 의혹 등이다. 현재 인수위에서 임대차 3법의 폐지와 부자감세 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부동산 투기와 세금탈루 의혹이 있는 국무위원 후보자들이 더해지고 있다는 점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윤석열 당선자의 대선 슬로건인 ‘공정과 상식으로 국민과 함께 만드는 미래’에 서민과 취약계층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사회를 할퀸 부동산 광풍과 심화된 양극화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후보자를 지명했어야 한다. 줄줄이 굴비처럼 엮여 나오는 한덕수·원희룡·한동훈·정호영·이상민·이종섭·이영 후보자들의 부동산, 세금 탈루 의혹은 마치 윤석열 정부가 보여줄 본격적인 투기공화국의 서막으로 보일 정도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목표는 국민 누구나 집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주거 환경 조성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거 취약계층이 처한 삶을 살피고, 세입자의 어려움에 대한 공감과 급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한 강한 의지가 요구된다.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로 구성된 정부에서 집 없는 서민을 위한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바로잡겠다고 공언해놓고 정작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의혹이 있는 후보자를 지명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고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제기된 의혹에 대한 후보자들의 분명한 해명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윤석열 당선자와 인수위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는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2020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주택이 아닌 거처에 사는 가구가 46만에 달한다. 대다수 세입자들이 치솟는 전월세가를 감당하기 어려워 생활권 밖으로 밀려나고, 대책 없는 개발정책에 의해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고 있다. 이렇듯 주거불평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새 정부 내각 후보자들의 각종 부동산 비리 의혹과 그 규모가 놀라울 따름이다.

▲ 27일 오전 서울 인수위원회 인근에서 부동산 투기 내각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이에 더해 인수위에서 임대차 3법이 시장에 혼란을 준다는 발언 등부터, 새 정부의 주거정책이 모두에게 적정 주거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의 주거 불평등을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어, 주거권 후퇴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나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주거정책은 오늘, 내일의 삶을 결정지을 수 있기에 긴급한 사안이다. 지난 4월 11일에도 영등포 고시원 화재로 인해 2명의 거주자가 사망했다. 적정 주거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사회가 만들어낸 반복된 참사였다. 2008년부터 10년간 공급된 490만호의 주택 중 250만호가 다주택자의 손에 들어갔다.

더 많은 이윤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주거가 불안정한 사람들의 권리보장을 우선해야 한다. 세입자들의 권리를 더 강화하고 양질의 장기공공임대주택을 필요한 만큼 공급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주거권 정책을 요구한다.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세입자의 보증금을 터무니없이 높게 올려 받는 임대인 때문에 곤란한 세입자들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세입자 보증금을 43%나 올리는 사람이 국정운영을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전월세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법,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소관하는 법무부의 장관이 될 사람이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아무렇지 않게 여긴다는 게 무섭기까지 한다.

전월세로 사는 청년들이 겪는 고충을 아신다면, 내각구성부터 바로 하십시오. 국정운영을 하는 곳에서부터 세입자를 우습게 알고 세입자의 주거 불안을 함부로 대하는 게 말이 됩니까.

지금은 더 강력한 세입자보호가 필요한 때이다. 이미 집값이 말도 안 되게 올랐고,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세입자의 주거 불안 줄이기 위해서는 전월세 상한율을 5%보다 더 낮춰야 한다는 세입자들의 절실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모두가 집 때문에 힘든 시기에, 세입자여도 주거권이 보장되어야 할 미래에 부합하는, 진정한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후보자로 내각을 재구성할 것을 촉구한다.

△최창우 집걱정없는세상 대표는 윤석열 당선인이 지명한 후보자 가운데 가장 심각한 인물은 한동훈 후보자이다. 한 후보자는 임대차보호법을 적용하여 임대인에게 5%만 인상해 준 반면에 자신이 소유한 주택에서 살고 있는 세입자에게는 43%를 인상했다. 가장 공정해야 할 법무부 장관 자리에 가장 불공정한 행동을 한 한동훈씨가 주거권을 유린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최 대표는 끝으로 윤석열 당선자와 인수위는 주거권 실현을 위해 계속거주권을 보장하고 모든 임대 주택에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병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다 10706  |  등록일자 : 2013년 8월 26일  |  회장·논설주간 : 강상헌  |  발행·편집인 : 설동본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