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폭등한 집값 원상회복에 최선을 다해야

경실련l승인2022.05.1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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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장관은 무분별한 규제 완화, 공급확대 전면 재검토하고

5년간 폭등한 집값 원상회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제 윤석열 정부 첫 국토부 장관에 임명된 원희룡 장관이 취임식이 열렸다. 장관은 취임사에서 “지난 5년간 주택 가격이 폭등하고 자산 격차가 커지면서 부동산은 신분이 됐다”며 “현대판 주거신분제를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 때에는 “집값을 단기 하향 안정시키는 것이 목표”라 밝힌 바 있다. 장관이 말한 집값 안정, 주거신분제 타파가 현재 수준의 유지나 조금의 하락을 의미한다면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특히 부동산 문제는 최근 몇 년간 가장 중요한 이슈로서 정권교체의 결정적 이유가 된 만큼 새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에게 주어진 임무는 막중하기만 하다. 경실련은 원희룡 장관이 집값 안정을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을 요구하며, 재임기간 동안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거품없는 공공주택 확대를 위해 강제수용토지 매각 전면 금지하고, LH 전면 개혁하라!

대장동 사태 이후 막대한 공공택지 개발이익을 민간기업이 가져가는 행태에 대해 국민적 경각심이 높다.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공개발사업들이 개발이익 나눠먹기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장관조차도 제주도지사 시절 오등봉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추진하여 민간에 이익을 안겨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익률을 보장해줬다고 해명했지만 공공이 인허가권을 행사한 사업에서 민간에게 과도한 부당이익을 안겨줬다는 특혜논란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이후 공공이 인허가권을 행사하여 강제수용·용도변경·용적률 상향 등이 이루어질 경우 공공성을 더욱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주택공기업인 LH를 전면개혁해야 한다.

지난해 LH직원 땅투기 사건 이후 정부는 LH를 해체수준으로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LH 혁신방안’은 땅장사·집장사 중심의 개발사업을 지속적으로 고수하겠다는 것으로 개혁의 의미가 퇴색됐다. LH는 강제수용·용도변경·독점개발 등 3대 특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특권은 무주택 서민을 위해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만 한다.

지금까지 LH는 특권을 남용하여 강제수용한 토지를 건설사에게 팔아넘겨 큰 이익을 남겼고, 이를 틈타 부패와 일탈이 반복되어왔다. 또한 바가지 분양가 책정으로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앗아가고 집값안정에도 기여하지 못했다. 더 이상 LH의 바가지 분양을 허용해서는 안되며 이는 투명한 건설원가 공개로 가능해질 수 있다.

이미 서울시과 경기도 지방공기업은 원가내역을 상세히 공개하고 있는 만큼 중앙공기업인 LH도 즉각 원가내역을 투명하게 공개시켜야 한다. 지금 LH가 추진하고 있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 거품논란이 있는 만큼 전면재검토하여 분양가를 낮추고, 향후 공급물량은 모두 토지임대건물분양 또는 국민임대 등의 장기임대아파트로 공급해야 한다. 또한 LH의 개발업무를 지방공기업으로 이양하고 LH는 보유하고 있는 공공주택 관리 및 저소득층 주거지원을 주업무로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1기 신도시 특별법 등 무분별한 규제완화 민간공급정책 중단하고 후분양을 의무화하라!

원희룡 장관은 취임사에서 100일 이내에 250만호+α 주택공급계획을 발표하겠다. 이는 지역별, 연차별, 유형별 상세물량과 가장 신속한 공급방식을 포함한 구체적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국정과제에서도 대규모 공급을 위하여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1기 신도시 특별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규모 주택공급은 공기업과 건설사에게 큰돈을 벌 기회일지 모르나 지금처럼 묻지마식 바가지 분양가 책정이 허용되는 한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되기는커녕 집값불안만 조장할 우려가 매우 크다.

그러나 정부는 서민들에게 불리한 민간주택 공급구조는 조금도 손대지 않은 채 지방선거를 앞두고 1기 신도시 특별법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으로 분당, 일산 등 수도권 지역에 특혜가 부여되면 지방도시나 구도심과의 형평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수도권 집중을 가속화하여 지방소멸의 위험이 증폭된다. 또한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안전진단기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의 합리적 기준 조정이라는 것도 결국은 규제완화로 집값불안을 조장하고 민간사업자와 투기세력 특혜만 키울 뿐이다.

원희룡 장관은 ‘주거안정’을 통한 주거신분제 타파를 강조했다. 그렇다면 규제완화성 신도시 특별법과 재개발 재건축 규제완화 등을 중단하고 공급자 중심의 민간주택정책부터 무주택 서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아파트 분양은 80% 이상 완공 후에 하도록 의무화하며, 선분양이 불가피하다면 반드시 분양가상한제를 의무화하여 바가지 분양을 근절해야 한다. 또한 무분별한 용도지역 종상향 및 용적률 완화를 금지하고, 개발사업 추진 시 발생하는 이익의 50%는 환수해야 한다.

셋째, 부동산원 통계, 공시지가, 공시가격 등 잘못된 부동산 통계를 바로 세우고 산출근거 공개하라!

집값을 잡으려면 가장 먼저 집값 상승실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전임 정부는 부정확한 부동산원 통계를 앞세워 집값폭등 사실을 인정하지 않다가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문제는 부동산원 통계에서 그치지 않는다. 부동산 관련 세금 부과기준이 되는 공시가 제도 또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공시가격은 집값, 공시지가는 땅값 통계에 해당하는데, 제도도입 초기부터 지금까지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올 3월 전임정부는 집값상승에 따른 세부담 증가를 이유로 ‘1세대 1주택자에 대해 22년 재산세·종부세 산정에 ‘21년 공시가격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공시가를 정부 마음대로 적용하는 것은 조세기준을 흔드는 위험한 행위로서 향후 강력한 조세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

원희룡 장관도 지적했듯 공시가격을 인위적으로 현실화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 위반이다. 즉각 공시가를 시세수준으로 끌어올린 뒤 전면적인 제도개혁을 해야 한다. 다만 공시가격 뿐만 아니라 공시지가, 부동산원 통계 등 정부 부동산 통계 전반에 걸친 개혁이 단행되어야 한다. 부동산 통계가 시세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산출근거를 낱낱이 공개검증하고, 통계왜곡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누구나 인정하는 정확한 통계가 구축된다면 부동산 정책과 조세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도 가능할 것이다.

넷째, 민간임대주택 특혜, 임대차 3법 폐지 졸속추진 중단하고 세입자 보호 방안부터 제시하라!

원희룡 장관이 취임사를 통해 말한 것처럼 서민주거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집값 안정 못지않게 세입자 보호 방안이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세입자 관련 정책은 임대차 3법 폐지, 민간임대활성화를 위한 등록임대사업자 특혜제도 등이다. 사실 임대차 3법은 임대료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보장 등 세입자 보호에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전임정부와 여당이 졸속으로 입법을 처리하자 집주인들이 반발하여 계약종료 후 전세가격을 크게 올려버렸다. 비록 시행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지만 임대차 3법이 세입자 보호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제도를 보완하거나 충분한 대안 마련 없이 서둘러 폐지한다면 전임정부 지우기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등록임대사업자 특혜제도는 전임정부에서도 시행됐으나 폐지됐다. 일부 투기꾼들이 집 사재기 수단으로 악용하여 집값상승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재시행을 말하는 것은 현 정부가 집값을 잡을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케 한다. 주택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것은 민간임대주택이 아니라 다양한 장기임대 공공주택이다. 집 장사를 목적으로 한 분양전환 임대주택, 안정적인 주거가 어려운 10년 이하 단기임대주택은 공공주택이라 부를 수 없다. 공공택지에 무주택 서민들이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공공주택을 대거 공급한다면 무주택 서민도 안정된 주거생활이 가능하다.

민간임대주택 세입자를 위해 임대차 3법은 폐지가 아닌 보완을 해야 한다. 계약갱신을 적용받은 세입자들은 4년 뒤 전세가격 상승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을 위한 보호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아울러 임대차 3법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깡통전세 피해자들을 위한 보호방안도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집주인의 임대보증금 반환보장 보험가입을 의무화하고 임대차 신고제 전면 시행으로 임대차시장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공개해야 한다.

20대 대선은 ’부동산 대선‘이라 불렸을 만큼 부동산은 핵심이슈였다. 집값상승으로 고통받은 수많은 국민이 정권교체에 힘을 실어주었기 때문에 현 정부의 집권이 가능할 수 있었다. 윤석열 정부가 유권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면 집값 안정에 정권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건설사에게만 유리한 무분별한 공급확대와 규제완화를 핵심공약으로 삼은 것도 모자라 부동산 자산가의 이익을 확대하는 규제완화와 세금감면 정책들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그 결과 집값이 또다시 오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경실련은 현 정부가 주거불안을 방치하고 집값잡기에 실패한다면 5년 뒤 정권교체 수순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 원희룡 장관은 위에 제시한 정책들을 적극 수용하여 재임기간 동안 집값을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22년 5월 17일)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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