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검찰개혁 다가오는 검찰공화국’ 발간

문재인 정부 5년 검찰보고서 종합판 양병철 기자l승인2022.05.3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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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부’ 검사 위상 세우며 검찰권 분산하자는 모순적 전략은 실패

검찰권력 축소와 민주적 거버넌스 체제구축 병행돼야

참여연대 “현실화되는 ‘검찰공화국’에 대한 감시 강화할 것”

30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오병두 홍익대 교수)는 ‘문재인정부 5년 검찰보고서 종합판 - 표류하는 검찰개혁 다가오는 검찰공화국’ 발간 기자브리핑을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개최했다. 이재근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의 사회로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건국대 법전원 교수),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 오병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홍익대 법과대학 교수),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한동대 교수)이 발표를 맡았다.

▲ (사진=참여연대)

참여연대는 2009년 이명박 정부부터 올해까지 매년 검찰보고서를 발간해 왔으며, 올해는 14번째인 문재인 정부 5년차 검찰보고서 종합판을 준비했다. 이번 검찰보고서는 2017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문재인 정부 5년 검찰을 평가하는데 필요한 검찰 인사 기록, 검찰이 수사한 주요 사건 수사 일지, 담당 검사와 지휘라인을 비롯해 검찰개혁 이행현황 등을 수록했다. 검찰보고서는 전국 검사들에게 직접 발송된다.

이지현 사무처장은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을 제1의 국정과제로 내세웠고, 지난 5년간 검찰개혁을 추진했지만 검찰개혁은 지금도 진행형이고,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검찰공화국으로의 회귀를 다시 우려하는 상황이 되었음을 개탄했다. 이제까지 검찰보고서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검찰권을 위임받아 그 권한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주요 사건의 수사 지휘라인은 누구인지 등 검찰에 대한 주요 사항을 기록함으로써 검찰 수사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고, 검찰개혁의 현황을 점검하여 중단 없는 개혁이 추진되도록 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어 왔지만 이제는 그 목적이 확장되었다고 밝혔다.

이 사무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수사관과 검사 출신인사들로 대통령비서실을 채우고, 검사장 출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으며, 여러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장관에게 고위공직자의 인사검증 권한을 주기 위한 시행령 개정을 강행하면서 검찰직할체제와 검찰을 통한 통치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검찰 조직 뿐 아니라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수사와 기소를 통치에 활용하는지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지현 사무처장은 검찰보고서가 나오기까지 지지와 후원으로 함께해주신 시민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참여연대는 앞으로도 철저하게 검찰과 검찰권 오남용 여부를 감시하겠다는 다짐으로 발언을 마쳤다.

오병두 소장은 문재인 정부 5년 검찰수사를 검찰개혁의 관점에서 평가했다. 오 소장은 문재인정부가 ‘적폐수사’의 수단으로서 또 다른 ‘적폐’로 지적된 특수수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모순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지적하며 검찰의 특수수사 역량이 역설적으로 강화되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입법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소위 ‘중대 범죄’를 중심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폭넓게 인정했고, 수사 인력을 조정하는 등의 후속 작업을 충분히 진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검경 간 상호 협력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했고, 사건 처리 지연과 형사사법 기능의 왜곡 등 시민의 불편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낳았다는 것이다. 오병두 소장은 검찰 권력의 원천을 검찰과 언론, 그리고 정치의 복합체, ‘검찰네트워크’로 지적하며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사 정보를 공개하고 활용하는 검-언-정의 ‘검찰네트워크’가 ‘검찰정치’를 양산하고 검찰개혁에 대한 불신을 조장했다고 평가했다.

오병두 소장은 검찰총장 출신이자 검찰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공약을 내건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검찰공화국’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것이 ‘검찰통치’로까지 나가지 않도록 검찰과 그 확장 형태인 ‘검찰네트워크’의 독주를 국민적 인식과 공감대 속에서 경계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승익 교수는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을 수사권 조정, 공수처 신설 그리고 법무부 탈검찰화 차원에서 정리하며 그 성과를 인정했지만, 여전히 완수되지 못한 과제가 남았음을 지적했다. 오병두 소장과 마찬가지로 유승익 교수 역시 문재인 정부 초기 ‘적폐수사’에서 검찰(권), 형사적 수단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는 것을 명시하며 △검찰 내 특수통 약진과 권력이동이 마치 검찰의 혁신으로 비춰지는 착시현상, △검찰 독립성 강화를 검찰개혁으로 보는 인식 확산, △검찰정치의 배양이라는 세 가지 효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특수통 검사를 활용한 적폐수사가 검찰개혁의 왜곡과 변형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승익 교수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화는 하나의 신화에 불과하며 검찰개혁 관점 중 하나인 ‘검찰중립화론’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유승익 교수는 과대 성장한 행정체계 내 관료적 법률가 집단이라는 애매한 존재, 권위주의 정부 하에서 국가폭력을 합법성으로 번역하는 엘리트, 민주화 이후 사법정치를 무기 삼아 기회주의적 권력을 키운 조직이라는 검찰과 이것을 키운 정치의 모순적인 관계가 ‘조국 수사’를 계기로 극대화되었다고 밝혔다.

‘조국 수사’에서 보여준 검찰의 반발 혹은 이후의 검찰 내전은 정치가 검찰을 탄압하려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정치가 정-검 간의 융화를 끊고 수사 권력을 다르게 배치하려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검찰개혁의 과도기적 혼란은 기형적 형사사법체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와 실패의 기록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상희 교수(참여연대 공동대표)는 정치권력의 하수인이었던 검찰이 ‘적폐청산’을 위한 ‘적폐수사’의 과정에서 정치행위자로서 보다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게 된 배경으로 ‘조국 수사’, 이후 ‘추-윤 갈등’ 등에서 전면에 나타난 검·언·정 사이의 공조체제를 들었다. 이를 통해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의제는 그 실질이 왜곡되어 정쟁의 대상으로 오도되었고 민주사회에서 검찰이 수행하여야 할 역할과 기능에 대하여 시민사회가 성찰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배제되었다고 평가했다.

한 교수는 이러한 실패의 궤적은 검찰개혁의 전 과정이 시민사회 바깥에서 진행되고 또 처리되어 왔다는 점으로부터 연유한다고 지적하며 현재까지 진행된 법무·검찰의 개혁 작업은 민주화가 개혁의 목표이자 동시에 개혁의 과정임을 망각한 채 진행되었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검찰개혁 논의가 검찰권력 축소와 함께 민주적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하는 것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검찰개혁은 시민사회 대 검찰 권력의 구도가 아니라, 시민사회와 함께 하는 검찰 권력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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