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인 정치의식으로 가득한 나라

양병철 편집국장l승인2022.06.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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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 이런 정치 참여가 있기에 4,19며 6,10항쟁, 박근혜 탄핵 같은 민중의거가 일어난 데가 여기인 거다. 열정적인 정치의식으로 가득한 나라이고 국민인 이상 어설픈 짓 하다가는 끌어 나오는 역사가 있기에 나는 우리 국민을 믿으며 얼치기 윤석열을 지켜본다. (사진=촛불집회)

언제나 그랬지만 아침 걷기운동을 하려 공원으로 가면 거기 공중전화 부스가 있는 벤치는 칠순에 다다른 이들 몇이가 모여 그날그날 티브이 뉴스의 정치권 화제를 두고 그저 씩씩거리며 열을 띤다. 경상도, 그리고 부산이란 지역의 정치 성향답게 선거철에는 문재인에 대해 그럴 수 없는 적의와 증오를 쏟더니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지금은 골수 국민의힘당인 마당에서 민주당 수박 어쩌고 하며 민주당을 그저 까는 이야기들이다.

하도 이들의 성향이 극우적이라서 곁으로 가면 싸울 것이고 벌써 나는 저쪽 인간이란 규정으로 나에겐 아예 말을 걸지도 않는다. 거기 벤치 옆엔 커피 자판기가 있기에 다만 전자 자판기 커피를 뽑을 적에 나를 향해 이재명이 마누라가 정부 카드로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사고 싶은 것 죄다 사는 이런 놈을 대통으로 뽑을 수 있냐며 노골적으로 대들었다.

이 양반과는 전부터 사감이 있기에 카드로 물건 사고 음식 먹은 게 뭐가 잘못되었냐고 내가 일갈하듯 한마디 했다. 그렇게 쓴 것 공적 차원에서 필요해 쓴 것인데 그 전부가 얼마냐고 되물었다. 1천만원도 안 되는 금액이 아니냐. 한데 김건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이고 이 김건희 바람에 관계된 8명이 벌써 형을 살고 있는데 그 김건희는 하늘대장구냐. 왜 조사도 하지 않냐고.

어쨌든 이런 식의 견해차에서 오는 말싸움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게 공원이고, 내가 가는 몇 군데 막걸리 집으로 가도 이런 정치 이야기를 둔 논쟁이 어디든 격하기만 하다. 선거철에는 오로지 국민의힘당 최고이고 좌파에 의해 이 나라 망친 문재인 박살내어야 한다는 게 안주꺼리 이야기이다가, 지금은 윤석열의 꼴통 짓에 문재인 이야기는 쏙 들어가고 조용하기만 하다.

그러나 사람들 모이는 어디든 정치 이야기는 끊어지지 않는다. 즉 그만큼 사회적 동물로서 관심이 많다는 것이리라. 또, 다시 말하자면 국가란 공동체를 향해 주관이 관여되어 있고 호오가 분명하다는 것이리라. 좋은 현상이다. 국민의힘당과 민주당으로 나누어진 정치권이지만 할 말이 많고 어떤 데는 시비를 하듯이 격정적으로 씩씩거리기에 이들을 바라볼 적마다 나는 한편으로 싱긋 웃는다.

그도 그럴 게 1999년도 초반 일본 도쿄에 무슨 관계로 20일 이상 체류한 적이 있었다. 거기서 이런저런 일본인을 만나 저녁이면 술을 마시기도 했는데, 우리는 누구든 만나면 정치 이야기가 안주감인데, 거기 일본인과 대화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는 이들을 볼 수 없었다. 답답해 민주주의가 어떤 거냐고 일본 중학교 교사인 이에게 물은 적이 있는데, 그 답이 이웃과 평화롭게 지내는 거란다. 한마디로 만나는 이마다 정치의식이 없었다.

하여 벌써 이십 년 전 저 일본은 절대 대한민국 따라올 수 없다며 예견하듯 한 그때가 생생하다. 한마디로 일본이란 국가에서 주인의식이 없었고, 수상을 비롯한 정치인, 그리고 정치세력을 향한 비판의식이 없어서였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서 중국 연변에서 보름간 체류한 적이 있었다. 연길, 용정, 도문, 왕청 등으로 가 여러 사람 조선족을 만났는데, 그들 누구든 정치 이야기를 하는 걸 못 봤다. 일본인보다 더 국가관은 있으나 주인의식은 없었다. 바라는 것도 없고 원하는 것도 없는 맹함 그것이었다. 그런 이들과 이래저래 술을 마셨지만, 제 주관이 뚜렷이 있는 이를 나는 보지 못했다. 중국이란 거대 공산주의 체제에서 개인의 모든 게 압살당해 그런지 거기서 만난 누구든 제 목소리가 없었다. 그때 저 중국, 민주주의 하는 나라가 되는 건 요원하다며 느낀 적이 있었다.

한데 이 나라는 어딜 가든 정치인, 정치 집단을 향해 싸잡아 욕이다. 민주당 수박들을 향해 매국노 같은 놈이라며 욕설이지 않나, 윤석열을 향해서도 어떻게 저런 얼치기가 있냐며 손가락질이다. 어딜 가든 씩씩거리고 있다. 그렇다. 이런 정치 참여가 있기에 4,19며 6,10항쟁, 박근혜 탄핵 같은 민중의거가 일어난 데가 여기인 거다.

열정적인 정치의식으로 가득한 나라이고 국민인 이상 어설픈 짓 하다가는 끌어 나오는 역사가 있기에 나는 우리 국민을 믿으며 얼치기 윤석열을 지켜본다.

양병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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