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감세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

서민 주거안정 외면…규탄 주거단체 공동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22.06.2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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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감세 정책 즉각 중단하고 서민 주거안정 대책 마련하라”

“세입자 불안 볼모삼아 다주택자, 갭투기꾼에게 특혜 몰아줘서는 안돼”

22일 주거시민단체들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에 잘못된 부동산 정책을 바로 잡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 추진을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21일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6·21 ‘부동산 대책’이 부동산 세부담 완화, 대출 규제 완화, 분양가 인상 등 공급 확대 기조를 전면에 내세워 다주택자에 대한 조세 부담을 대폭 완화해 준 반면 집값과 전월세 상승으로 힘들어하는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은 전혀 내놓지 못한 것을 규탄하고자 마련됐다.

▲ 22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윤석열 정부 부동산 정책 규탄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정부는 해외 주요 국가들이 주거 세입자 보호를 위해 신규 임대차 규제 및 갱신 기간을 확대하는 것과 달리 임대사업자와 다주택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임대인의 도덕적 선의에 기대는 미봉책으로 어떻게 서민들의 주거 불안과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등록임대사업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의 임대차 안정화 정책을 추진하다 다주택자들의 조세 회피 수단, 매물 잠김 등의 부작용이 큰 반면 정책적 효과가 낮아 결국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도입했던 전례가 있다.

여전히 등록임대사업자에게 세제, 금융 등의 특혜를 주고 있지만 정작 ‘계약갱신’, ‘임대료인상률상한제’ 등의 의무 이행에 대한 관리와 감독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임대인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으로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기대하기 힘들다.

또 대내외적으로 물가가 크게 상승하고 대출 금리가 높아지면서 주택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시기에 대출규제를 완화해 무주택자들에게 대출을 늘려주는 것은 ‘하우스푸어’를 양산할 무책임한 정책이다.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분양가상한제를 개편해 분양가를 인상하는 조치 역시 서민 주거 안정에 역행하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의 초점이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 아닌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는 데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 출범 이후 다주택자들은 공정시장가액 하향, 종부세·양도세 세율 인하 등으로 세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 결과 투기 세력들에게 부동산 투기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정부의 이러한 6.21 부동산 정책에 우려를 넘어 분노의 심정으로 발언을 이어갔다. 주요 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미현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미국이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상황에서 한국 또한 추가금리 인상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전세 대출 한도 확대, 생애 최초 주택구매자 LTV 상한 확대, 청년층의 DSR 장래소득 반영 확대 등의 정책은 빚으로 집값을 떠받치는 경기 부양정책임. 금리 급등기에 가계를 빚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는 무책임한 정책임. 지금이야말로 주택 금융 확대가 아니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를 철저하게 시행해야 할 시기다.

최근 몇 년간 폭등한 주택 시장의 안정화를 꾀해야 할 시점에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제시하고 이에 더해 높은 분양가를 더 상승시키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고분양가심사제 개편 등의 규제 완화 정책은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가원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는 최근 고금리에 물가까지 치솟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전세 대출과 주택 담보 대출을 확대해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을 내놓는다. 높은 집값은 대출과 세입자들의 보증금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외면한 채 임대인에게 각종 세제 혜택을 주는 정책을 추진하려 한다. 임대차 시장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 잊은 듯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2021년 대위변제한 보증금만 5,040억원에 달하고, 그중 부채비율이 90% 넘는 집이 71%이다. 청년은 고시원, 곰팡이 있는 집, 전세사기 위험이 있는 집을 택할 수 밖에 없다. 대출에 집중된 현행 정책에서 저소득층 청년들은 계속 소외되고 위험한 집에 살게 되는 악순환을 끊어낼 방법, 불평등을 해소할 방법에 관한 논의와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다주택자,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세제 감면 정책은 작금의 상황과 맞지 않다.

평생을 일해도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든 현실에서 주거권은 더 강하게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이다. 윤석열 정부가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과 주거비 부담을 낮출 의지가 있다면 세입자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민간임대 시장에서 벌어지는 전세사기, 불법주택,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박도형 주택법률지원센터 세입자114 간사는 윤석열 정부의 대책은 먼저 임대인들에게는 세제 혜택을 주는 대신, 있는 법을 좀 지켜 달라 부탁할거라는 것이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이런 정책을 이유로 건물주들이 ‘국가가 세제혜택을 줘가면서 부탁하니까 세입자들한테 잘해줘야겠다. 하려던 갭투기도 안하고, 전세사기도 포기하고, 세입자들 권리를 보장해야 겠다’하고 생각할리 없다.

반면 임차인들에게 제시한 정책은 겨우 대출규제 완화인데, 가계부채를 늘리겠다는 위험한 발상. 대출 상환 능력에 대한 평가를 후하게 해줄테니, 은행 대출로 집을 사라는 말은 주거권 보장도, 임대차 안정화도 아니다. 그저 세입자들의 간절함을 이용해서 시민들을 기만하려는 술수다. 진짜 대책은 따로 있다. 건물주가 세입자를 쫓아내지 못하게 하려면 임대차법을 추가 개정해야 하고, 세입자들이 집다운 집에 살게 하려면 공공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

△강지헌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사무국장은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한마디로, 부동산 누더기 줄푸세이다. 현행 종합부동산세법은 1세대 1주택자에게 혜택을 주고 다주택자에게는 세금을 중과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1가구 1주택자가 주택을 상속받더라도, 공시가격 6억 이하인 경우와 지분율이 40% 이하인 경우에는 최소 5년이거나 기간 제한 없이 다주택자로 간주하지 않겠다 발표했다.

외에도 일시적 2주택, 지방 저가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나아가 전반적인 부동산 세 부담을 줄이겠다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무력화하고,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덧붙여 상생 임대인에게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까지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부동산 대책은 서민의 주거안정 보다 집부자의 부동산 세금 회피 욕망 위에 올라타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폭등한 부동산 시장가를 잡을 정책은 없고,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 시켜, 세금을 회피할 수 있는 합법적 경로와 고가 집 소유자의 세금 의무를 무력화하려 한다. 임차인 지원은 부실함에도, 임대인에게 세금 특혜까지 제공하려는 데 큰 우려를 전한다. 무주택자를 철저하게 외면한 윤석열 정부에게 경고한다.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고, 종합부동산세 감세의 꼼수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기자회견문]

세입자 불안 볼모삼아 주택소유자 감세와 투기만 조장하는

윤석열 정부 부동산 정책 규탄한다.

어제 정부는 ‘6.21. 임대차시장 안정 방안 및 3분기 추진 부동산 정상화 과제’를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은 ‘임차인 부담경감’으로 포장했지만 세입자 주거안정 보다는 임대인 세금 감면에 치중했고, 부동산 가격 안정보다는 투기를 조장할 우려가 높다.

정부는 8월 이후 계약갱신권 만료에 따른 전월세 가격 폭등의 위기감을 강조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고 밝혔지만, 세입자들의 불안을 볼모삼아 다주택자와 갭투기꾼에게 특혜를 몰아주려 하고 있다. 갱신권 확대나 신규 임대차 계약에 대한 임대료 규제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세입자들과 주거시민사회 단체들은 윤석열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을 규탄하며, 세입자 권리 강화를 촉구한다.

정부는 매매시장과 임대시장 모두 하향 안정세가 지속된다는 자체의 인식 속에서도 임대차2법 도입 2년 경과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가을 이사수요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시장친화적 지원 방안을 선제적으로 내놓았다고 밝혔다.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표방했지만, 세입자를 위한 실질적인 주거안정 보장방안이 부족하고 주택을 투기의 대상으로 접근하는 시각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을 우리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상생임대인’ 제도는 이미 2021년 12월 정부경제정책방향에서 도입한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더욱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매각시점에서의 시세차익을 더욱 보장하겠다’는 인센티브가 ‘임대시점에서의 임차인 주거안정에 기여한다’고 보장하기 어렵다. 부담가능한 임대료와 거주기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주거권을 임대인의 선의에만 기대며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무책임한 발상이다.

신규주택 전입 의무나 분양가상한제 거주 의무 완화 역시 문제가 심각하다. 기존 임차인의 퇴거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하나, 거주권 보장의 기간은 짧고 결국 다주택자의 편의를 보장하는 것에 치우쳐있다. 월세 대비 세입자의 선호는 높지만 다주택자의 투기에 활용되기도 하는 전세제도의 성격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대안이 필요하다.

지원이나 혜택에 비례하는 공공성 확보 방안이 없는 정책은 세입자를 위한 주택을 공급한다는 명목 아래 다주택자의 이익 추구에 부합하도록 작동할 뿐이다. 정부는 주택가액 요건을 완화하거나 매각차익에 대해 혜택을 줄 것이 아니라 △계약갱신권의 확대, △신규 임대차 계약의 임대료 규제, △표준임대료 제도 도입 등 세입자의 주거안정을 구현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많은 언론은 계약갱신권 만료에 따른 전월세 가격 폭등의 위기감을 강조하고 정부 역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서도 올해 갱신만료가 도래하는 물량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전월세 등록제의 허점을 보완할 ‘모든 임대등록제 의무화’는 각종 혜택과 무관하게 당장 도입해야 한다.

정부는 계속해서 부동산 정책 정상화를 주장하지만, 정상화해야 할 과제로는 공급 확대, 세 부담 정상화, 대출규제 정상화의 세 가지만을 내세웠다. 투기 조장, 집부자 감세, 빚내서 집 사라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부동산 정책의 반복이다. 정작 세입자 입장에서 중요한 안정적인 거주 기간 보장, 임대료 부담 정상화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점은 현 정부의 주된 고려사항이 무엇인지를 시사한다.

이에 우리는 임대차 안정과 세입자 주거권의 실질적인 보장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정부는 세입자의 계속거주권 보장 등 주거 안정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라!

하나, 신규 임대차 계약에 대해서도 임대료 규제 장치 도입하라!

하나, 민간임대시장의 모든 전월세 등록을 의무화하고 전월세 통계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하나, 다주택자, 고가주택 소유자, 갭투기 세력에 대한 감세 정책 즉각 철회하라!

(2022년 6월 22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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