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양당 독식 조장 선거제도 개선 시급

경실련, 지방선거 진단/①기초의회 선거구별 당선 현황 분석 양병철 기자l승인2022.07.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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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경남‧대구‧부산‧전남‧충남 6개 광역의회, 쪼개기로 2인 선거구 늘려

무투표 당선자 중 274명(서울만 100명), 95%가 2인 선거구에서 당선

3인 이상 선거구 보여주기식 시범확대, 거대양당 꼼수로 효과 상실

3인 이상 선거구 확대하고, 비례대표 의원 수 확대 방안 제시해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2인 선거구 쪼개기, 거대양당 독식, 지역주의 심화, 무투표 증가 등 많은 문제점들이 속출되었기에, 경실련은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를 중심으로 지방선거제도와 양대 정당의 무책임한 공천 문제 등을 진단하고 근본적인 정치개혁을 촉구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선거구별 당선자 현황 분석을 통해 선거제도와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 (사진=부산광역시의회)

의회의 다양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기초의회 선거에 중대선거구제와 정당명부에 의한 비례대표제가 도입됐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취지는 지역주의를 완화하고 소수 정당의 진출을 활성화한다는 것이었지만,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시작부터 거대 양당의 독식 체계가 형성됐고, 소수정당의 진출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중대선거구제의 도입 취지인 비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거구 규모가 커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거대 정당의 2인 선거구 쪼개기 관행으로 거대 정당들의 독식이 더욱 심화됐다.

이러한 비판 속에서 정치권은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를 확대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2022년 4월 14일,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기초의회 3~5인 중대선거구를 일부 지역(11곳, 기초의회 선거구 기준 30곳)에 시범 확대하고, 4인 이상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조항(공직선거법 제26조 제4항 후단)을 삭제하는 데에 그쳤다. 거대양당의 보여주기식 선거제도 개선으로 기초의회 선거구제에서 소수정당의 진출은 미미했고, 무투표 당선자가 늘어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 (자료=경실련)

이런 가운데 경실련은 선거구획정 변화와 선거구별 당선자 현황 분석 등을 통해 기초의회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살펴봤다. 선거구획정 과정은 각 지자체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선거구획정위원회 제출안과 시도의회 조례안(확정안)을 비교했고, 기타 분석은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통계와 당선자 통계를 참고했다.

경실련의 조사 결과, 전체 선거구에서 2인 선거구가 53%로 여전히 높았고, 당초 선거구획정위(안)보다 2인 선거구가 44곳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구획정위에서 3-5인 선거구를 늘리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거대 정당들이 다수 의원들로 구성된 광역의회에서 선거구획정위(안)을 후퇴시켰기 때문이다. 경기·경남·대구·부산·전남·충남 등 6개 광역의회에서 선거구획정위안을 후퇴시켰고, 특히 대구와 부산은 2인 선거구를 당초안보다 12곳, 21곳이나 늘렸다. 이 중 경기·경남·부산·전남·충남 등은 민주당이 다수인 지방의회이고, 대구는 국민의힘이 다수인 지방의회이다.

▲ (자료=경실련)

2인 선거구의 문제는 무투표에서 양대 정당 소속 후보자들이 대거 당선된 것에서도 확인된다. 기초의회 선거에서는 총 137개 지역구가 무투표 당선자 선거구였는데, 이로 인해 이 지역구에 출마한 총 294명의 후보자가 자동 당선됐다. 이 중 2인 선거구에서 무투표 당선자 지역구가 137곳(후보자 274명), 3인 선거구에서 무투표 당선자 지역구가 7곳(후보자 20명)으로 95%가 2인 선거구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무투표 당선자가 모두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후보자들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162명, 국민의힘은 132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00명, 경기 50명, 부산 30명 순으로 2인 선거구 무투표 당선자가 많았다.

3인 이상 선거구마저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복수 공천으로 거대 양당이 대거 독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구별로 거대양당이 공천한 후보자수를 분석한 결과, 민주당은 3인 선거구에서 1.87명, 4인 선거구에서 2.35명, 5인 선거구에서 2.83명을 공천했고, 국민의힘은 3인 선거구에서 1.76명, 4인 선거구에서 1.88명, 5인 선거구에서 3명을 공천했다. 다만 정의당 및 진보당이 당선된 선거구 23곳 중 3인 이상 선거구 20곳에서 거대양당의 복수공천에도 불구하고 소수정당 후보자가 당선된 만큼 3인 이상 선거구 확대는 필요하다(별첨참조).

▲ (자료=경실련)

이렇듯 2인 선거구가 여전히 많고, 3인 이상 선거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복수 공천을 하면서 양대 정당의 승자독식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도 자체의 문제 등으로 인해, 이번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총 2601개 의석 중 1218석(46.8%)을, 국민의힘이 1216석(46.7%)을 차지해, 거대 양당이 전국적으로 93.6%의 의석점유율을 보였다. 반면, 정의당은 6석(0.2%), 진보당은 17석(0.6%)을 얻었다.

시범적으로 도입된 신규 3-5인 중대선거구의 시범 효과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시범 도입된 지역구 당선자 109명 중 105명(96%)이 거대양당 당선자이고 소수정당 당선자는 4명(4%)에 불과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중대선거구제 도입의 취지였던 소수정당 진출 효과나 지역구도 완화 효과 모두 드러나지 않았다([별첨] 참고). 이것은 거대 정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인 선거구 쪼개기 조항을 없애놓고도 2인 선거구를 오히려 늘렸기 때문이다.

▲ (자료=경실련)

한편 중대선거구제에서 복수공천 문제가 드러나면서 자체의 한계도 드러났다. 중대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에 비하여 비례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로 알려져 있고, 특히 2인보다 3인 이상으로 선거구의 규모가 커질수록 비례성을 높인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중대선거구제에서 거대정당의 전략적 복수공천 문제를 차단하고 비례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이런 가운데 경실련은 “중대선거구제의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2인 선거구의 쪼개기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도록 하는 선거법 개정 등을 통해 3-5인 선거구를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선거구의 규모에 대한 논의에서 벗어나 비례대표 의원 정수를 늘릴 수 있는 제도개선을 위해 정당과 국회가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경실련은 12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드러난 선거제도와 공천 등의 문제들을 다각도로 진단해 나갈 것이다. 다음에는 지방선거에서의 공천 문제를 들여다보기 위하여 당선자 전과 경력, 재산신고 내역, 부동산 소유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자료=경실련)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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