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치인의 내리꽂기, 깜깜이 공천 안돼”

경실련, 지방선거 진단/②당선자 전과 보유 경력 분석 양병철 기자l승인2022.07.1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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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별 당헌당규, 공천기준 불명확하고 공천과정 비공개로 있으나 마나

자질있는 지역일꾼 나설 수 있도록 공천기준 강화하고 공천과정 투명공개해야

당선자 4,102명 중 1,341명, 3명 중 1명꼴(33%)로 전과 경력 보유

정당별 당선자 중 국민의힘 35%, 더불어민주당 28%가 전과 경력 보유

지역별로는 경북 43%, 경남 42%, 울산 40%, 전남 39%, 충남 37%로 높아

상위 10명 평균 전과는 7.9건, 음주운전·뺑소니·폭행·사기 등 파렴치 범죄가 대부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자 전과경력을 분석한 결과 음주운전, 뺑소니, 폭력, 사기 등의 범죄 경력을 보유한 당선자는 4,102명 중 1,341명(33%)으로 나타났다. 국민 손으로 뽑은 당선자의 3명 중 1명은 범죄자인 꼴이다. 전과건수는 총 2,183건으로 인당 평균 1.6건이다.

▲ (사진=부산광역시의회)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당선자 중 742명이 1,209건의 전과 경력을 보유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더불어민주당 500명(757건), 무소속 88명(196건), 진보당 9명(17건), 정의당 2명(4건) 순이었다. 당선자 중 전과 경력을 보유한 당선자 비중은 국민의힘 35%, 더불어민주당 28%, 정의당 22%, 진보당 43%, 무소속 53%로 무소속이 가장 높았다.

각 정당들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공천을 진행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전과 경력을 보유한 자질 없는 후보자를 다시 공천한 결과이다. 이 중 일부는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과정에서 전과를 보유한 경우로 뺑소니, 사기 등의 파렴치 범죄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선관위가 당선자들의 전과기록 등의 세부내용을 선거기간만 공개하고 이후에는 비공개하고 있어 전과 유형을 파악하기 어렵다.

▲ (자료=경실련)

선거유형별로는 시도지사 5명(9건), 구·시·군장 78명(116건), 시도의회의원 277명(446건), 구·시·군의회의원 903명(1,508건)이 전과 경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선자 중 전과 경력 보유자의 비중은 시도의회의원, 구·시·군의회 의원, 구·시·군장이 각각 36%, 35%, 35%로 모두 높다. 전과 경력이 많은 상위 10명의 평균 전과 건수는 7.9건으로, 전과 경력 보유 당선자 평균(1.6건)의 5배나 된다.

전과 경력 상위 10명 중 구·시·군 의회의원이 60%를 차지하였으며, 지역별로는 경상도에서 전과 보유 후보자가 가장 많이 당선됐다. 주요 경력을 살펴보면 의회 의장, 부의장 혹은 정당의 사무국장 등의 다양한 정치 경력을 갖고 있으며, 재산신고액이 평균 약 15억4천만원으로 경제적으로도 부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과 보유 건수가 가장 많은 당선자는 경북 울진군의회 김정희 국민의힘 의원으로 10건의 전과를 기록했다.

김정희 당선자의 경우 지난 2018년~2022년에도 울진군의회 의원으로 활동했고, 다수의 전과기록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또 공천되어 당선됐다. 단체장 중에서는 경남 산청군 이승화(국민의힘) 군수가 9건의 전과 경력을 신고하여 가장 많고, 재산신고액도 약 50억8천만원으로 많다.

▲ (자료=경실련)

언론에 보도된 전과 신고 상위 10명의 전과 신고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음주운전이 가장 많았으며, 뺑소니 등 도로교통법 위반과 근로기준법 위반, 뇌물 공여, 상해, 주거 침입, 폭행, 사기, 특수절도 등 악질적 범죄가 주를 이루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191명), 경북(159명), 경남(147명), 서울(137명), 전남(130명) 순으로 전과 경력 보유 당선자가 많았고, 당선자 대비 범죄 경력자 비중이 높은 지역 5위는 경북(43%), 경남(42%), 울산(40%), 전남(39%), 충남(37%)이다. 선거유형별로는 구·시·군의회의원 선거에서 전과 경력을 보유한 후보자가 가장 많이 당선됐다.

전과 경력 보유 당선자 중 11%(152명)는 무투표로 당선되었으며, 이는 무투표 당선인(490명)의 31%에 해당된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78명, 국민의힘 74명이 무투표 당선됐다. 거대 양당이 무책임한 공천에도 모자라 선거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결과이다. 지역별로는 울산 (71%), 충남(67%), 경남(64%), 강원(50%) 등 무투표 당선자의 절반 정도가 전과 경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경실련)

경실련은 이번 선거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이후 지방정부의 권한과 책임이 증가한 시점에서 치러진 첫 번째 선거인만큼 각 정당의 공천 개혁을 촉구하며, 성범죄·폭력·사기 등 파렴치 범죄, 다주택 보유 등 부동산 투기 의혹, 불성실 의정활동 등 12개 공천 배제 기준 마련과 공천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줄 것을 각 정당에 공개 질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의 답변은 “자체적인 공천기준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회의록은 대외비이다.” 등 형식적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당헌당규에 부동산 투기, 음주운전 등을 심사기준이 명시되고 있음에도 전과 경력 보유 후보자들이 대거 공천된 것을 보면 당헌당규가 제대로 지켜졌다고 보기 어렵다.

공천의 절대적 권한이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있는 현실정치에서 공천을 받을 수 있는 후보는 지역구 국회의원에 충성을 다하는 사람 혹은 돈과 권력을 보유한 지역유지 및 기득권층 등이다. 후보자들은 지역을 위해 그리고 지역민을 위해 일하는 것보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비위 맞추기 등을 통해 지역의회에 입성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당선 이후에도 소속 정당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며 종래에는 중앙정치에 예속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정당 스스로 지역민을 위한 후보가 아닌 지역구 국회의원의 내리꽂기식 공천, 깜깜이 공천을 조장하며 지방정치를 퇴행시키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 (자료=경실련)

코로나 팬데믹 이후 치솟는 물가, 청년 실업의 증가, 집값 등 민생안정을 위하여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하여 중앙정치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생활정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지역일꾼’ 당선을 기대하였지만 결과는 음주운전, 사기, 폭행 등 중범죄 전과 경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후보자들의 당선이다. 그 책임은 중앙정치인 내리꽂기, 깜깜이 공천을 방조한 거대 양당에게 있다.

경실련은 “각 정당이 선거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공천기준 강화 및 투명공천을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14일 촉구했다. 또한 “당헌당규에 이미 명시되어 있는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당선직 상실 등에 따른 재보궐선거에 공천하지 않는다‘는 책임정치 약속도 앞으로는 반드시 이행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경실련은 “앞으로도 당선자 전과 경력뿐만 아니라 재산 신고 내역, 부동산 소유 현황 등을 분석하여 거대 양당 독식 및 부적합 후보 공천 실태를 드러내고 정치권의 제도개선을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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