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담당검사 대형로펌 영입 깊은 우려"

시민사회, 검찰은 항소심서 유죄입증 결과로 답해야 양병철 기자l승인2022.08.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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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SK케미칼·애경산업·이마트 등 항소심

환경운동연합과 민변 환경보건위원회는 12일 “가습기살균제 사건 담당 검사들의 대형로펌 영입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히고 “특히 오는 8월 25일 SK케미칼·애경산업·이마트 등 항소심이 재개된다. 검찰은 유죄입증, 결과로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진=참여연대)

지난 8일 2019년 서울중앙지검에서 SK와 애경 등에 대한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수사했던 전직 검사 A씨가 가해기업 임직원들을 변호하는 대형로펌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인사는 지난 4월 이른바 ‘검수완박’에 반대하며 사표를 냈고, 6월에 영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에 따르면 A씨가 비록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지만 우려는 남아있다.

A씨가 직간접적으로 취득한 정보와 경험이 의뢰인인 가해기업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국회의 수사권 조정움직임이 본격화되던 지난 4월 수사권을 지켜내기 위한 근거로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언급해 왔다. 4월 19일 검찰이 배포한 설명자료에는 “10여명의 검사들이 수개월 동안 전담팀을 구성해 인과관계를 입증했고, 기업의 은폐 사실을 밝혀냈다”는 언급도 나온다.

하지만 국민들의 눈높이에서도 수사권 조정의 여파보다는 사표를 낸 전직 검사들의 위와 같은 행보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고위 공직자들의 잇따른 로펌행과 그들이 받는 고액연봉은 공짜점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비효과라는 말처럼 비공식적인 사안들의 영향으로 유죄입증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닐지 우려를 감출 수 없다.

특히 오는 8월 25일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에 대한 항소심이 재개된다. 지난해 10월 26일에 열린 마지막 기일로부터 303일 검찰에게 대략 열 달의 시간이 주어졌던 셈이다. 환경운동연합은 “피해자들과 함께 항소심 재판의 모든 과정을 엄중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가해기업의 주장 뿐 아니라, 검찰의 유죄입증 과정도 주된 모니터링 대상이다. 검찰이 얼마나 준비가 되었느냐고 물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지난해 1월 기업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에 국민적인 공분이 일었다. 하지만 검찰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원심판결 직후 항소심 법정에서의 유죄입증을 자신했지만, 같은 해 5월 18일부터 열린 3차례 공판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논리는 무뎠고 준비도 부족해 보였다. 오히려 가해기업 측 변호인들의 공세는 매서웠다. 방청에 참여한 피해자들은 기대를 밑도는 재판을 보며 연일 한숨을 내쉬었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래 검찰 출신 인사들이 대거 중용됐다. 하지만 공정과 상식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철학이 실현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기업 임직원의 불법행위 앞에서는 법과 원칙이 설 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을 비롯해 규제완화의 흐름이 부처를 막론하고 강화되고 있다. 이번 항소심은 상식을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7월 31일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신청자는 7,768명이고 이중 1,78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항소심 재판 결과가 무죄로 나온다면 대법원이 바로잡기는 더 어려울 게 명백하다. 피해자는 존재하는데 가해자가 사라지는 또 하나의 비극이 벌어질 것이다. 검찰이 이번에도 가해기업들의 유죄입증에 실패한다면 그 존재 이유를 진지하게 되물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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