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업계 위한 규제완화 공급정책 전면 재검토를”

경실련 “원가공개·택지판매 중단 등 LH 개혁방안 빠진 공공주택정책 실효성 없어” 양병철 기자l승인2022.08.1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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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국면에 분양거품 방치한 규제완화,

민간업계 대변하며 집값거품 계속 떠받치겠다는 것

경실련은 17일 “민간업계를 위한 규제완화 공급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밝히고 “집값 하락국면에 분양거품을 방치한 규제완화는 민간업계를 대변하며, 특히 집값거품을 계속 떠받치겠다는 것이다. 원가공개·택지판매 중단 등 LH 개혁방안이 빠진 공공주택정책은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반지하 대책’ 등을 담은 ‘270만호’ 주택공급계획 등 윤석열 정부 첫 대규모 주택공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16일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전국에 27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3년부터 5년간 서울 50만호 등 수도권에 158만호, 지방 대도시 52만호 등 비수도권에 112만호로 270만호(연평균 54만호) 공급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중 청년원가·역세권 첫 집 같은 공공주택은 50만호이다.

경실련은 종전 집값 상승의 원인이 단순히 공급부족 때문이 아니라, 민간 건설사와 투기꾼에만 유리한 주택공급과 거품이 낀 주택공급가액을 가능토록 하는 잘못된 정책에 있음을 지적해왔다. 그런데 이번 공급정책은 이러한 높은 집값에 대한 구조적 문제는 전혀 건드리지 않은 채 대규모 규제완화 민간 확대에 치중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집값거품을 계속해서 떠받치고 건설업계·투기세력·부동산부자 등을 대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경실련은 “무분별한 규제완화 민간공급 확대정책을 전면 재검토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다음과 같은 의견을 개진했다.

▲집값 거품 떠받치기 위한 무분별한 규제완화, 민간 주도 대규모 공급 확대 전면 재검토해야

윤석열 정부의 공급정책은 최근 몇 년간 벌어진 집값 상승이 공급부족으로 인한 것이라는 판단에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전임 정부에서 추진되었던 대규모 공급정책인 3기 신도시 개발, 2.4대책 등을 통한 공급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집값은 상승세를 멈춘 채 주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분양 주택까지 속출하고 있는 지금 대규모 공급정책이 적절한 대응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만일 공급정책이 지금의 집값 수준을 5년 전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것이라면 집값 거품을 조장하는 공급정책의 개혁방안이 포함됐어야 했다. 분양원가공개, 후분양제, 토지임대부 주택 등 저렴한 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정책들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민간주도 공급 활성화를 위하여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전국 22만호 이상 신규 정비구역을 지정하여 도심지역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고분양가 책정을 막기 위한 장치가 전무한 현 상황으로 볼 때 신규 공급될 민간아파트는 시세에 가까운 값비싼 분양가를 책정할 가능성이 크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발표한 서울 평균 분양가가 평당 2,821만원(30평 기준 8.5억)으로 비정상적으로 비싼 현실에서 값비싼 신규 아파트는 아무리 공급되어도 돈 없는 서민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며, 오히려 기존 집값을 자극하고 거품을 떠받치는 역할만 할 것이다.

▲불로소득 환수위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무분별한 개발방지 위한 안전진단규제 등 완화 안돼

정부는 재건축 활성화를 이유로 재건축 부담금을 감면하고 안전진단 규제 등을 완화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재건축 사업이 국민이 공공에 허용한 종상향, 용적률 증가 등의 인·허가권을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불로소득 환수는 당연하다. 더군다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장치는 제도만 만들어놓고 제대로 시행도 되지 않았고 지난 정부에서의 집값폭등으로 재건축 사업을 통해 막대한 불로소득이 발생했다.

따라서 초과이익 환수는 후퇴 없이 이루어져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재건축이 꼭 필요한 주택에 한하여 재건축을 허용하여 무분별한 개발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인 만큼 후퇴 되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재개발·재건축 등이 불로소득 사유화, 원주민과 세입자 내쫓김, 가구수 증가 미비 등의 문제점이 항상 지적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개선 없이 규제완화로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건설사와 소수의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것이지 결코 서민들을 위한 것이라 볼 수 없다. 정부는 집값 거품을 떠받치고 민간에 과도한 이익을 퍼주기 위한 무분별한 공급정책과 규제완화를 즉시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원가공개·땅장사 중단 등 LH 개혁방안 빠진 공공주택 정책으로는 서민주거안정 기대할 수 없어

끊어진 주거사다리 복원을 위해 제시된 청년원가 주택 및 역세권 첫 집 등 공공 환매, 토지임대부 방식의 주택공급은 지금처럼 고분양 주택시장에서 공공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할 서민주거안정책이자 집값안정책이다. 소비자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새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면 기존 비싼 집값도 떨어트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역세권 등 좋은 입지를 중심으로 총 50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라 밝혔지만, 연내에는 불과 3천호만 사전 청약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LH가 3기 신도시 등에서 대규모 사전청약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를 토지임대부 건물분양 등 저렴한 공공주택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50만호를 어떻게 공급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민간개발에서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후 기부채납 등을 활용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통한 공공주택 확대는 매우 소량에 불과하며, 민간개발에 의한 투기조장 및 기존 집값 자극 우려가 높다. LH 공사는 SH, GH와 달리 원가공개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투명한 제대로 된 분양가 책정도 가능할지 의심스럽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가 진정으로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확대 의지가 있다면 LH 개혁방안부터 제시해야 한다. 우선 분양원가 상세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강제 수용한 공공택지에서 최소한 공동주택지 매각은 전면 중단하고 공공주택으로 전량 공급해야 한다. 또한 공공주택은 토지임대건물분양·국민임대·장기전세 등 30년 이상 임대 가능한 공공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

반지하 등 주거취약 계층의 주거안정도 LH의 개혁 없이는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 정부는 재해 취약주택을 우선 매입하여 공공임대로 리모델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지금처럼 집값이 비쌀 때 매입임대를 확대하면 세금낭비와 공기업 부패를 키울 우려가 크기 때문에 집값거품이 대거 빠질 때 추진되어야 할 정책이다. 지금은 주거비 지원확대, 공공택지 매각중단을 통한 공공주택 확대 등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고무줄 분양가 방치한 채 인상기준 완화하는 것은 서민 바가지 피해만 조장

정부는 주택 품질을 제고하겠다며 소음 완화를 위해 바닥 두께를 강화하거나 법정기준 이상의 주차 편의를 갖춘 주택에 분양가 가산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6월에도 분양가상한제 거주의무 및 공사비 인상기준 완화를 통해 사실상 분양가를 인상시켰는데, 이번 조치로 분양가는 더욱 부풀려질 가능성이 크다. 분양 가격은 건설원가에 적정한 이익을 붙이는 방식으로 산출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도 건설원가에 대한 정보는 일반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어 이를 악용한 분양가 부풀리기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 공공아파트라도 분양원가를 공개한다면 민간아파트와 비교가 가능하겠지만 LH는 제대로 된 정보를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조차 분양가심의가 제대로 이루지지 않아 분양가가 부풀려지고 결국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건설업계에는 막대한 부당이득을 안겨주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공급은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되기는커녕 집값 불안만 조장할 위험이 크다.

이번 발표내용 중 청년원가주택은 시세의 70% 이하 수준이라 명시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분양주택은 이윤을 30%나 남기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높은 이윤을 보장해주면서 추가적인 특혜를 준다는 것은 민간사업자의 이익은 보장하면서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려는 의도나 다름없다. 이번 발표로 또 다시 분양가 부풀리기가 허용된다면 주택소비자로서는 분양 가격이 얼마인지 판단할 근거가 더욱 없어지게 된다.

소비자들은 분양가 산정 근거를 알지도 못한 채 수억원의 가격을 치르고 지어지지도 않은 집을 분양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제멋대로 늘어나는 분양가 책정을 막기 위해 공공부터 건설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선분양아파트의 분양가상한제를 무력화시킬 것이라면 응당 후분양제를 전면 실시하여 건설사의 횡포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

경실련은 “현재 우리 국민은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 이은 경기침체, 물가상승, 최근에는 수해와 폭염 등 여러 가지 시련이 밀어닥침에 따라 어느 때보다 국면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몇 년간 벌어진 집값 폭등은 국민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5년만의 정권교체로 이어졌음을 유념하고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전념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실련은 특히 “무분별한 민간규제완화로 집값거품을 떠받칠 때가 아니라, 무주택서민의 내 집 마련을 위해 LH 개혁을 통한 공공주택 확대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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