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시민 생명 앗아간 현대산업개발 규탄

경실련, 강력한 행정처분 촉구 양병철 기자l승인2022.08.2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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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과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은 23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부당이익 추구로 노동자, 시민의 생명을 앗아간 현대산업개발을 규탄하며, 특히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서울시의 강력한 행정처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사진=경실련)

[기자회견문]

불법·부당이익 추구로 노동자, 시민의 생명을 앗아간 현대산업개발을 규탄하며,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서울시의 강력한 행정처분을 촉구한다!

2022년 1월 11일 오후 3시 46분,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던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소재 주상복합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에 따라 건설노동자 6명이 죽고 1명이 다쳤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올해 3월경 사고 원인을 시공 방법 임의 변경, 가설 지지대 동바리 조기 철거, 콘크리트 품질 불량(설계기준강도의 85% 수준) 등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건설노동자들의 죽음을 불러일으킨 이 사고는 건설사의 불법과 부당한 이익 추구가 본질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대형 인명사고를 내고도 2021년 사내 비정규직 비중이 45.6%로 전년 대비 6.7%가 증가하였다. 지난해 10대 건설사 중 사내 비정규직 비율이 40%를 넘어선 회사는 현대산업개발이 유일했으며, 인건비와 관리비를 절감하기 위해 비정규직으로 채워진 현장이 잘 관리 되었을 리 만무하다.

또한, 현대산업개발의 연 매출은 3조4천억원이며 1인당 매출은 약 21억원에 이르러, 1인당 매출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이는 1인당 업무량이 많아 노동강도가 최고 수준이라는 방증이며, 인건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족한 인력으로 현장관리를 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2021년 6월 9일, 9명의 시민이 숨지고 8명이 다친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붕괴사고를 기억한다. 최저가 하도급도 부족해 불법다단계 하도급으로 대형 인명사고를 발생시켰고, 불법적 행위를 묵인 또는 방관하였으며, 부당한 방법으로라도 돈만 벌면 된다는 경영진의 의식과 비윤리적 기업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현대산업개발의 대형 인명사고의 본질은 불법, 부당한 이익 추구라 판단하며, 학동 재개발 붕괴사고 이후에 또다시 대형 사고가 반복된 것은 최고경영자와 기업의 경영관 그리고 윤리관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 판단한다.

또한, 재차 대형 사고가 발생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지금까지 이러한 대형 인명사고를 내고도 버젓이 사업을 영위하며 돈벌이에 몰두할 수 있게 한 기업 편향적 법 제도와 사회 인식 때문이다.

2021년 6월 9일 발생한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붕괴사고에 대한 서울시의 행정처분은 실효적이지 못했다. 붕괴사고에 대한 행정처분 영업정지 8개월은 가처분 신청으로 무력화되었고, 불법하도급 관련 행정처분은 과징금 4억원만 납부하면 되었다.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지금까지 현대산업개발이 받은 제재는 고작 과징금 4억원이었다.

이제 현대산업개발의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가 다시 서울시의 행정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사고 직후 국토교통부는 등록말소 처분을 강하게 예고했고, 처분권자인 서울시와 현대산업개발은 국토교통부 의견에 대한 이견으로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했다. 법제처는 2022. 6. 10.자 회답에서 “건설사업자가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 제10호에 해당하면 시·도지사는 그 건설사업자에게 등록말소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명확한 법령해석을 하였다.

돈벌이만을 위해 노동자와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라는 사회적 의무를 해태하고, 불법·부당한 이익을 추구한 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는 등록말소처분 등의 강력한 행정조치가 내려져야 한다. 또다시 등록말소가 아닌 영업정지처분이 내려진다면, 그 어떤 기업이 대형참사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인가!

등록말소 처분에 대하여 현대산업개발 직원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대주주의 횡령이나 부실 경영으로 파산에 이른 건설기업들이 있었지만, 현재 직원 대부분은 건설산업 내에서 제 역할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히려 등록말소 처분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기업들이,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현장과 현대산업개발의 직원들을 인수하게 하여, 현대산업개발의 직원들이 살인기업의 살인 동조자라는 오명을 벗고 건설산업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건설산업과 국가 발전을 위해 득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이제 서울시는 결단해야 한다.

선진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리고 유족들과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법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가장 강력한 행정처분을 부과해야 한다.

건설 현장에서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지 않도록, 대형참사의 망령이 시민들의 목숨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강력하고 단호한 조치를 촉구한다.

(2022년 8월 2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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