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피해자단체, SK케미칼등 가해 기업 처벌 촉구

"사망 1784명, 투병 5984명 자체가 확실한 과학적 증거" 양병철 기자l승인2022.08.2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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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약 5시간 반 동안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제303호 법정에서 서울고법 제5형사부가 재판장 서승열 주재로 약 10개월간 중단됐던 가습기살균제 관련 업무상 치사죄 등에 관한 항소심이 열렸다. 피고인들은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가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던 홍지호 SK케미칼 전 대표,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 홍충섭 이마트 전 본부장 등 13명이었다.

▲ (사진=글로벌에코넷)

검찰이 불복해서 이루어진 항소는 지난해 5월 18일 시작됐고, 다음 심리는 약 두 달 뒤인 10월 27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속행된다. 항소심재판부가 지난 17일 피해자단체들과 시민환경단체들이 요구한 신속·공정한 재판 및 유죄취지 원심파기가 이루어질 것인지 여부가 초미의 국민적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편 25일 서울고법 앞에서 가습기살균제환경노출확인 피해자연합(대표 박혜정 외)을 포함한 11개 피해자단체 회원 등 약 15명이 가랑비를 맞으며 “사람은 오염되어 악취를 풍기는 시궁창에서 살 수 있는 쥐가 아니다”, “사망 1784명, 투병 5984명 존재자체가 가장 확실한 과학적 증거다”, “쥐 실험이 아니라 수많은 피해자 몸에 나타나고 관찰되는 공통된 피해가 가장 분명한 과학적 인과관계다”, “유해성 사전인지 등 적용하여 미필적 고의 및 부작위살인죄 등으로 가중 처벌하라”, “SK케미칼··애경·이마트 관계자들을 유죄로 강력 처벌하라” 등을 외치면서 SK케미칼 등 가해대기업의 민형사상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미란 가습기살균제 간질성 폐질환 피해유족과 피해자 대표는 “끔찍한 참사를 일으킨 원료물질제조사 SK케미칼로 인해 최소 8천여명에 달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살균제노출이력으로 사망했거나, 가까스로 생존했더라도 인체 곳곳에 건강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다양한 독성학적, 임상의학적 증거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미란 대표는 “인간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해놓고 쥐 실험 운운하는 적반하장 극악무도한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 등 살인가해 대기업들에게 2심 재판부는 형사법적 처벌에 면죄부를 줘서는 결코 안 되며, 법원도 구시대적 쥐 동물실험 결과를 인체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과학적 근거로 인정하는 방식을 이젠 없애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했다.

이날 연대협력 발언에서 송운학 공익감시 민권회의 대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최악의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 유영근 재판장에게는 아마도 2020년대 가장 나쁜 판사라는 오명이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것이다.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를 언도할 수 있도록 있는 힘, 없는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쥐 등에게 실시한 동물실험결과로 인간생명과 건강 등에 미치는 영향을 추론하는 것은 불가피한 한계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그래서 유럽연합과 국제암연구기구가 화학물질의 위험을 평가하고 규제기준을 수립할 때 인간사례가 우선시 된다. 동물실험 결과는 결코 안전조건으로 요구되지 않고, 화학물질이 인간건강 등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하거나 반증하는 증거로 사용되지 않는다. 재판부가 자신이 없다면, 제조물 책임법상에 따른 업무상 계속감시의무 위반으로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사진=촛불계승연대)

김선홍 글로벌 에코넷 상임회장은 “1심 재판부는 인간이 목숨을 잃고 전신질환으로 건강피해를 입었는데 쥐한테서 증거를 찾았다. SK케미칼이 원료물질을 제조, 제공한 옥시에 대한 주의의무 병합재판도 무죄를 선고했다. 11년째 가해기업들에게 면죄부만 주고 있다. 2심 재판부는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면 안 된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및 이마트 등은 모두 유죄다. SK케미칼 등 가해대기업에 전례 없는 참사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이승원 사랑나눔터 장애인 인권상담소장 및 홍기정 관청피해자모임 공동대표 등이 참석하여 연대협력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점심식사를 하고 가랑비가 계속 오는데도 오후 1시경부터 한 사람 두 사람들이 모여 남문 주변에서 2시 30분까지 손팻말을 들고 1인 침묵시위(피케팅)을 하다가 거의 대부분 재판을 방청하러 법정에 들어갔다.

이들은 향후 적절한 시기에 김재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작성하여 한국환경법학회가 발행하는 계간지(연 4회 발행) ‘환경법연구’ 43권 제2호(2021년 8월)에 게재된 <CMIT/MIT 성분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 사건 판결의 형사법적 쟁점-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 12. 선고 2019고합142,388,501 판결을 중심으로>라는 논문 등을 서울고등법원 2021노134 제5형사부(가) (재판장 서승렬 부장판사 외 박재영 김상철 판사)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달 말 서울 용산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 건너편 전쟁기념관 앞에서 환경부와 전·현직 장관 전원 및 김앤장 외 가습기살균제참사 관련 가해자 등을 무더기로 고발하고, 특검임명 또는 특별수사본부설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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