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주민참여예산, 실질적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부산시 주민참여예산, 형식만 유지하는 제도가 아닌 실질적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부산시는 8월 8일부터 8월 26일까지 주민참여예산 우선순위선정 시민설문을 받고 있다. 올해는 총 570건의 주민제안사업이 접수되었고 부서검토, 예비심사, 본심사 과정에 따라 148건(예산 규모 118억)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주민제안사업들은 8월 31일 총회를 거쳐 사업확정을 한다. 그러나 올해 역시 주민제안사업이 주민주도의 제안이 되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나아가 주민참여예산사업 운영이 본래 취지에 한참 모자란다.

1. 주민제안사업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1) 제안된 사업들이 부산시 또는 구·군에서 직접 시행이 가능한 시설물 설치 위주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지자체가 주민제안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우회하여서 제안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 즉 주민주도가 아닌 관 주도 사업의 관행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특히 ‘지역참여형’ 사업에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진위확인 기기 설치(중구, 북구, 해운대구, 연제구), 야외 운동기구 교체(부산진구, 남구, 북구, 사하구, 강서구, 사상구, 동구), 여성 안심 공중화장실 개선(부산진구, 북구, 해운대구, 사하구, 강서구, 수영구, 기장군), 교차로 알림이(북구, 수영구, 사상구) 등 똑같은 명칭의 사업들이 다수 제안되었다. 이와 같은 사업을 주민들이 직접 제안한 것인지 의문이다.

2) 기초지자체별로 운영상의 차이가 존재한다. ‘지역협치형’ 주민참여예산사업은 올해 새로 신설되었다. ‘지역협치형’ 사업은 신청자격을 구·군 협치협의회(준비단·TF 등 포함)로 한정하여 공론과 숙의가 강화된 주민참여와 민관협력을 꾀하고자 하였으나, 정작 사업을 제안한 구·군의 협치협의회는 16개 구·군중 5곳(부산진구, 북구, 사하구, 연제구, 사상구)에 불과했다. 또한, 1차 심사를 맡은 구·군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심사는 공론과 숙의는커녕 구·군에서 채택한 사업을 형식적으로 심사만 하는 실정이다. 부산시는 사업 취지를 살려서 운영해야 할 것이다.

2. 주민에 의한 예산 편성 등 예산과정에 대한 의견제출과 반영이 부족하다. 부산시의 경우 주민제안사업은 비교적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나 법으로 보장된 예산과정 전반에 있어 주민의 참여에 따른 예산 반영은 미흡한 실정이며, 시의회 또한 참여예산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부산시는 예산편성과정에 주민참여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주민의견서를 작성하도록 독려한다고 하나 결과는 없다시피 하다. 부산시는 주민의 참여가 빠진 주민제안사업과 예산 편성이 아닌 참여예산제도 취지에 맞는 제도 운영을 통해 형식만 유지하는 제도가 아닌 실질적 주민참여예산제가 운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22년 8월 26일)

부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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