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물 대책 없이 진행, 수명연장 시도 중단을”

탈핵시민행동, 고리2호기 방사선환경영향평가 폐기 촉구 양병철 기자l승인2022.08.3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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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핵발전소 고리2호기가 내년 4월이면 설계수명 40년이 만료된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안전을 위해 채택한 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 정책을 뒤집고 다시 수명연장을 추진 중이다. 고리2호기는 수명연장을 위한 안전성평가 등을 법으로 정한 시점보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급하게 제출하는 등 졸속적으로 수명연장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탈핵시민행동 소속 단체 회원들이 고리2호기 방사선환경영향평가 폐기와 수명연장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방사선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의견수렴은 중대사고, 다수호기, 고준위핵폐기물 등과 관련된 평가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주기적안전성평가서 등의 내용조차 공개되지 않은 채, 이마저도 대부분의 주민들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요식행위로 진행 중이다.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해당하는 부산, 울산 지역의 주민과 단체들이 방사선환경영향평가 절차 중단과 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탈핵시민행동은 절차도·안전도 무시한 채, 사고위험과 핵폐기물의 문제만 가중시키는 수명연장은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기본적인 안전성평가 자료 공개도 없이, 제대로 된 안전성평가가 안 된 평가서 초안을 폐기시켰다. 허울뿐인 주민의견수렴 절차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고준위핵폐기물을 보관할 시설도 없이 수명연장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수명연장부터 해놓고, 폐기물 대책은 지역주민들에게 떠넘기면 된다는 식의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탈핵시민행동은 29일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최소한의 안전과 절차마저 무시하고 진행되고 있는 고리2호기 방사선환경영향평가 폐기와 수명연장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탈핵시민행동 소속 단체 회원들이 절차와 안전을 무시한 고리2호기 수명연장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 탈핵시민행동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고리2호기 방사선환경영향평가를 폐기하고 수명연장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기자회견문]

절차도 안전도 무시한 ‘묻지마식’ 고리2호기 수명연장 중단하라!

윤석열 정부는 ‘탈원전 반대와 원전 최강국 건설’을 골자로 한 에너지 정책에 맞춰, 2023년 4월이면 가동 수명이 끝나는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법적 절차도 무시하고 제대로 된 안전검증이나 주민의견수렴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수명연장이 기정 사실인 양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반영된 것이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은 원자력안전법에서 명시한 수명연장 시한을 어긴 채 진행되고 있다.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을 위해서는 평가기준일(설계수명 만료일)이 도래하기 2년 전까지 주기적안전성평가와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등을 제출해야 한다. 즉,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 가능 법적 시한은 지난 해 4월이었다.

하지만 그 기간을 1년이나 훌쩍 넘은 지난 4월에서야 졸속적으로 주기적안전성평가서(이하 PSR)를 원안위에 제출하고 방사선환경연향평가에 대한 공람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PSR은 원안위 제출 외에는 공개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나, 전문가들만 알아볼 수 있는 내용으로 기술된 방사선환경영향평가만을 바탕으로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점 등은 결국 제대로 된 의견 수렴 없이 요식행위만을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제출된 방사성환경영향평가 내용도 문제다. 핵발전소를 수명 연장을 위해서 가장 먼저 고려할 사항은 ‘안전’이다. 고리2호기는 부산과 울산 등 대도시에 밀접한 발전소로 안전 문제는 더욱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 내용으로는 당연히도 설계수명에 따른 노후화 문제를 포함하여 중대사고 문제, 항공기 추락이나 테러 문제, 지진 대비, 기후위기 대응, 최신 기술 적용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특히 한 지역에 10기나 운영되고 있는 점을 살펴 다수호기 문제 역시 주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하지만, 제출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에는 중대사고 시나리오도 미흡할 뿐 아니라 피폭과 인명 피해에 대한 평가 결과가 명확하지 않는 등 주요 내용들이 빠져 있거나 축소되었다.

또한 수명을 연장했을 때 당연히 뒤따라올 고준위핵폐기물 문제 역시 포함하지 않고 있다. 고리2호기는 이미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가 포화되어 다른 호기의 저장수조를 발려 사용하고 있다. 수명연장을 하면 고준위핵폐기물 포화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고준위핵폐기물은 이미 수십년 간 골머리를 앓고 있는 문제다. 문제의 해결은 고사하고 그에 대한 안전 평가도 담지 않은 방사선환경영향평가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1978년 우리나라 핵발전소가 처음 가동이 시작된 이래, 해당 지역 주민들은 핵발전으로부터 벗어나 안전하게 살 권리를 요구해왔다. 이 가운데 추진되는 수명연장은 이 요구를 깡그리 무시하는 정책이다. 게다가 최소한의 절차와 안전 장치도 무시하고 ‘연장’을 기정사실로 정해놓고 추진되는 고리2호기 수명연장은 핵발전소 사고위험을 가중시키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더구나 고준위핵폐기물 대책도 없이 추진되는 수명연장은 지역 주민들과 미래 세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일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중대사고, 다수호기, 기후위기 대비 없는 부실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 폐기하라.

부실하고 졸속적인 방사선환경영향평가 공람을 중단하라.

핵폐기물 대책 없이 진행되는 수명연장 시도 중단하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고리2호기 수명연장 지금 당장 중단하라.

(2022년 8월 29일)

탈핵시민행동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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