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전 사장 등 SK임직원 솜방망이 처벌 '유감'

SK가습기살균제 증거인멸 사건 임직원들 실형선고 양병철 기자l승인2022.08.3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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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은 “박철·양정일 전 사장 등 SK가습기살균제 증거인멸 사건과 관련해 솜방망이 처벌은 유감”이라고 31일 밝혔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30일 박철·양정일 등 SK임직원 6명의 1심이 선고됐다. 박철 전 부사장이 징역 2년 형을, 양정일 전 부사장은 징역 1년 6개월을 받았으며, 나머지 임직원들에게도 실형이 선고됐다. 게다가 함께 기소된 법인 SK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들었다. SK가 시도한 증거인멸이 법원 판단을 통해 인정됐고, 실형이 선고된 점은 의의가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환경운동연합은 “해당 임직원들이 이정도 형량으로 진정성 있는 참회를 할 수 있을지도 의심된다. 비슷한 성격의 애경이나 이마트 임직원들의 사건들 경우 비교적 단기간에 종결되었지만, 유독 SK임직원들의 경우는 3년이나 걸렸다. 길고 긴 인내에도 피해자들의 마음을 달래주기에는 부족한 1심 선고 결과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철 전 부사장을 비롯한 SK임직원들은 2013년부터 가습기살균제 TF를 꾸려 관련 자료들을 없애거나 숨긴 증거인멸과 증거은닉교사 등 혐의로 지난 2019년 4월에 기소된 바 있다. 30일 판결 선고 직후 서울 서초동 법원사거리 앞에서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피해자들이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30일 증거인멸 사건 1심 선고결과에 대해 피해자들은 깊은 아쉬움과 유감을 표했다. 김기태 대표(천인모)는 “실형선고에 대해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두고 ESG경영을 말할 수 없다며,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서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대표(4차접수판정정보공유) 또한 “증거인멸 사건 재판이 3년이나 걸렸음에도 너무나도 낮은 형량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라며 항소심 재판부의 제대로 된 판결을 촉구했다.

조순미 대표(빅팀스)는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정부의 움직임을 우려하며,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제도들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또한 지난주 25일 재개된 업무상과실치사 재판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피해자 이재성씨(자녀 천식피해 인정)는 “가습기살균제 SK증거인멸 재판을 앞두고 마음이 심란했다며, 이 나라에서 판사·검사를 지낸 사람들이 SK의 변호사로써 증거인멸을 지시하고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것이 비극”이라며 “증거인멸죄를 본래의 죄와 같이 무겁게 중형으로 다스려야 함에도 가벼운 처벌에 그치고 말았다”고 1심 선고 결과를 개탄했다.

조은호 민변 환경보건위원회 변호사는 “박철·양정일 전 부사장 등 특히 이번 사건 피고인들은 법조인으로서 그들의 행위가 범죄라는 사실을 잘 알았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법조인으로서 지켜야 하는 양심과 윤리는 기본적 인권의 수호임에도 그들이 속한 회사의 이익만을 위하여 증거를 인멸한 상황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 변호사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실은 여전히 수면 아래 잠자고 있다”며 “오늘 드러난 진실이 향후 사건 전체의 진실규명과 배상 문제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홍구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된 재판에서 법원이 아직 피해자들의 마음을 달래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17년 7월 옥시RB 임직원들의 항소심의 경우에도, 눈발이 거세던 2021년 1월 SK·애경·이마트의 업무상과실치사상 1심 재판에 이어 우천 속에 진행된 SK증거인멸 사건의 1심 결과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하고 “법원은 내 몸이 증거라고 외치는 피해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답을 주어야 하며, SK그룹 또한 더 이상 책임이행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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