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인가 압력인가

낙동강 녹조 조사 교수에게 걸려온 경찰 전화 논란 이영일 기자l승인2022.09.0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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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단체들이 지난 8월 31일 부산시청에서 '낙동강권 수독물 녹조독소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이 상부 지시라는 이유로 낙동강 녹조에 독소가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린 대학 교수와 환경운동 활동가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상 해당 관계자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하천학회, 낙동강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일 논평을 내고 “서울 종로경찰서, 서울 강서경찰서, 부산 사하경찰서, 대구 북구경찰서가 국립부경대 이승준 교수와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 부산환경운동연합,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에게 동시에 전화를 걸어 환경부와 환경단체의 입장 차가 어떻게 되며, 이후 집회 계획”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지난 8월 25일 낙동강 전체에서 간 독성, 생식 독성 유발 마이크로시스틴(조류독소)이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고 29일에는 대구경남·부산 가정집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사실도 밝혔다. 이는 환경단체들이 부산을 비롯한 경상권 4개 지역의 채수장 22곳에서 확보한 수돗물 샘플을 이승준 교수가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3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공개하자 공교롭게도 경찰은 ‘상부 지시’라는 이유를 들어 때를 맞춰 이를 조사한 해당 교수와 활동가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린 것.

이를 두고 환경단체들은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의 추악한 진실을 은폐하려 경찰과 국가정보원을 동원했던 일을 연상케 한다”며 "윤석열 정부 경찰의 행태는 권위주의 시대 발상이자 명백한 인권탄압“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내용 파악이 목적이 아니라 겁을 주려 한 의도가 분명하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여러 경찰서에서 한 교수에게 전화를 건 것은 우연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이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한군데도 아니고 여러 지역의 경찰이 환경단체에 동시에 녹조 문제 학습을 하는 것도 아닐테고, 그렇다고 자문을 구한 것도 아니고 특정인에게 그렇게 입장을 물어보는 것 자체가 평범한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때 시작된 4대강 사업으로 마이크로시스틴과 같은 맹독성 물질이 포함된 대규모 녹조가 우리 강을 뒤덮게 했다. 강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에서, 수돗물에서 독소가 검출되며 사회적 재난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럴때 윤석열 정부는 국가가 신속히 나서서 진실을 밝히고 국민을 안심시키지는 못할망정 대학 교수와 환경단체 활동가에 대한 겁박을 자행하고 있다”며 대학교수와 환경단체 활동가를 압박하도록 지시한 윗선이 누구인지 밝히고 엄히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며 국민들이 어떤 물을 먹어야 할지, 어떤 농산물을 먹어야 할지 불안해 하는 시점에서 정부와 경찰의 태도는 선뜻 잘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존재한다. 낙동강의 녹조 문제는 단순히 낙동강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나라 전체 하천과 생태계의 안전, 국민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인만큼 오히려 문제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개선하려는 환경단체의 활동을 더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부의 정책이 맞춰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져 가고 있다.

이영일 기자  ngo2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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