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주변 공기 중 남세균(녹조) 독소조사 발표

미국 강 비교 최대 523배 검출, 강·먹거리·수돗물에 이어 공기마저 오염, 국내 첫 사례 양병철 기자l승인2022.09.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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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생식 독성 마이크로시스틴과 뇌 질환 유발 BMAA 등 최대 1.5km 확산

녹조라떼 10년, 국민건강·안전 외면 국가가 키운 심각한 사회재난

미세먼지와 비슷한 크기의 유해 남세균(녹조, 시아노박테리아)이 에어로졸(액체 미립질)을 통해 공기 중으로 확산한다는 사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드러났다. 4대강사업 이후 10년 동안 녹조라떼를 방치한 결과 강, 먹거리, 수돗물에 이어 이젠 우리 국민이 숨 쉬는 공기마저도 오염된 사실이 실측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이는 4대강사업에 따른 환경재난이 심각한 사회재난으로 번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이번 조사는 녹조 최대 번성 시기가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낙동강 대구, 경남, 부산 권역 주요 지점에서 3차에 걸쳐 남세균이 공기 중에 확산(에어로졸)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녹조 최대 번성기에 조사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농도가 검출될 가능성이 크다. 낙동강 유해 남세균 에어로졸 조사는 공기 중 유해 남세균을 포집하고, 그 남세균 속에서 발암물질이자 간 독성, 생식 독성을 일으키는 마이크로시스틴과 뇌 질환 원일 물질인 BMAA를 검출했다.

공기 채집은 환경공학과 전문가 자문과 장비를 대여해서 진행했고, 분석은 부경대와 경북대에서 맡았다. 분석 결과 미국 뉴햄프셔주 강에서 발생한 에어로졸 마이크로시스틴보다 최대 523배 높게 검출됐다. 또 낙동강 에어로졸에서 뇌 질환을 유발하는 BMAA도 검출됐다. 이번 조사를 전후해 분석한 결과 남세균 에어로졸은 최대 1.5km까지 확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남세균이 만드는 독소는 남세균보다 더 멀리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범위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에어로졸에 포함된 유해 남세균은 여러 독소(시아노톡신)를 배출하는데, 이번에 분석한 마이크로시스틴, BMAA 외에도 다른 독소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등에서는 에어로졸을 타고 전파된 남세균과 남세균이 생성하는 독소가 사람 콧속과 기도, 폐에서 검출됐고, 그에 따라 급성 독성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또 녹조 면적이 증가하면 비알콜성 간질환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욱이 유해 남세균 에어로졸은 농산물 잎과 토양에 떨어져도 살아남는다는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유해 남세균 에어로졸 확산에 따른 2차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한편 21일 오전 기자회견은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되었으며,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과 참여 국회의원, 대한하천학회 박창근 회장, 낙동강네트워크 강호열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기자회견문]

낙동강 주변 공기 중 남세균(녹조) 독소 검출, 국민이 병들고 있다

물, 공기, 먹거리 모두 남세균 독소 오염, 국민 안전지대는 어디에 있는가?

‘녹조라떼’ 10년, 국가가 방치해서 키운 심각한 사회재난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보가 우리 국민을 공격하고 있다. 강물의 흐름을 10배 느리게 만든 콘크리트 구조물인 보는 우리 강을 거대한 ‘녹조 공장’으로 만들었다. 여기서 만들어진 유해 남세균(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한국인의 밥상의 기본인 쌀·배추·무에서 프랑스 생식 독성 기준의 20배 가까이 검출됐다. 수돗물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기준을 5배 초과해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 독성의 200배에 이르는 발암물질이자 간 독성, 생식 독성을 갖고 있어 해외에선 엄격한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8월 초 녹조가 유입된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선 알츠하이머, 루게릭병 등 뇌 질환 원인 물질인 BMAA(베타 메틸아미노 L 알라닌, beta-Methylamino-L-alanine)가 검출되기도 했다.

4대강사업의 저주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낙동강 공기 중에 마이크로시스틴과 BMAA가 검출됐다. 미세먼지와 비슷한 크기의 유해 남세균이 에어로졸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낙동강 공기 중에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은 2015년 미국 뉴햄프셔주 강에서 검출된 양의 최대 523배에 달한다. 또 BMAA도 공기 중에서 검출됐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에서 남세균 에어로졸을 연구하는 대학교수마저도 심각하게 우려하게 만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독성 물질의 흡입독성은 피부 독성, 경구 독성보다 더 강한 위해성을 보인다. 미국 등 해외에선 공기 중 유해 남세균이 사람 콧속과 기도, 폐에서 발견됐고, 그에 따른 급성 독성을 확인했다.

이번 낙동강 유해 남세균 에어로졸 조사 지점은 주말에 어린이와 노약자들도 방문하는 강변 공원 시설과 수상 레저 시설이 있는 곳이다. 자전거 도로 등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운동 시설과 식당도 있고, 어민이 일상적으로 작업하는 공간도 있다. 공기 중 남세균은 낙동강에서 1.1km 떨어진 아파트 단지에서 검출됐다. 앞선 조사에서는 1.5km 거리의 가정집에서 발견됐다. 남세균이 생성하는 독소(시아노톡신)는 1조분의 1m인 pm(피코미터) 단위로 존재해 남세균보다 더 멀리 확산한다. 이는 유해 남세균 에어로졸의 위험 범위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광범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은 상류 영주댐부터 하류 낙동강 하굿둑까지 전체가 녹조로 뒤덮였다. 이는 유해 남세균 에어로졸이 낙동강 전 지역에 걸쳐 직접 우리 국민에게 악영향을 미쳐왔다는 의미이다. 지난 정부에서 금강·영산강 보 수문을 개방하기 전까지 이 지역도 녹조가 극심했고, 수문개방 후 녹조현상은 현저히 낮아졌다. 수문을 닫으면 또다시 녹조가 창궐할 것이고 그에 따른 유해 남세균 에어로졸이 지역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유해 남세균 에어로졸에 따른 2차 피해도 우려된다. 공기 중으로 확산하는 남세균은 토양에 떨어져서도 살아남는다. 농작물 잎에 떨어지게 되면 사멸하지 않고 내재화해서 독소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해외 연구 결과 확인됐다. 이렇게 생산된 농산물이 전국으로 유통된다. 또 공기 중에 퍼진 유해 남세균과 남세균 독소가 정수장으로 유입될 수 있고 소, 돼지 등 가축 사료에 떨어질 수도 있다. 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말이다.

물, 먹거리, 공기는 생명 유지의 필수 조건이다. 4대강사업은 생명 유지의 필수 조건을 모두 유해 남세균으로 오염시켰다. 과연 우리 국민의 안전지대는 어디인가?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낙동강에서 녹조라떼라는 말이 나온 지 10년이다. 이는 10년 동안 국가가 녹조라떼를 방치했다는 말이다. 그 결과 심각한 사회재난이 벌어지고 있다. ‘강이 아프면 국민이 아프다’라는 상식을 국가가 외면한 결과 우리 국민이 병들고 있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보수·진보, 이념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따라서 낙동강 보 수문개방과 자연성 회복은 국민건강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해야 한다. 정부는 녹조 문제 전체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민간단체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 위험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강이 아프면 국민이 아프다’라는 상식을 지키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걸 망각해선 안 된다.

(2022년 9월 21일)

국회의원 이수진(비례)·김상희·김태년·노웅래·우원식·박광온·이학영·전해철·진선미·권칠승·기동민·김승원·김영진·백혜련·신정훈·전재수·정춘숙·진성준·강민정·강선우·권인숙·김영배·김원이·김한규·박영순·소병철·송옥주·송재호·양경숙·양이원영·오영환·유정주·윤건영·윤영덕·윤재갑·이용빈·이용우·이원택·이탄희·이해식·임호선·장경태·정태호·정필모·조오섭·천준호·최혜영·허영·허종식·홍정민·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환경운동연합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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